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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5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북토크 후기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북토크 후기오월연두(인문공간세종) 오선민 작가의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북토크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마주친 건 아기 토토루와 가오나시였다. 하야오 감독님이 친히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을 보내셨나 했는데 알고보니 기헌 샘의 손 작품이란다. 두 친구 덕분에 북토크가 한층 활기찬 느낌이었다. 북토크 강의실 뒤에는 작가님이 책을 집필하면서 참고했던 지브리 스튜디오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 관련된 책들도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탈 것, 먹는 것 등을 비롯해 작품에 삽입되지 않는 수많은 스케치들을 모은 책도 있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고 하나의 영화 작품이 나오는데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시도와 참고 문헌이 필요함에 새삼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북토.. 2024. 12. 17.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늙음의 저주 –운명애를 가르치는 축복 《하울의 움직이는 성》 ②사건 늙음의 저주 – 운명애를 가르치는 축복 내 발목을 내가 잡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핵심 사건은 저주 풀기이다. 저주를 푼다는 것은 《마녀 배달부 키키》부터 시작해 《붉은 돼지》,《모노노케 히메》,《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계속 이어지는 테마다. 그런데 앞 작품들에 비해 하울과 소피의 모험은 저주의 메커니즘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면서, 저주에 대한 사랑이 곧 운명애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는 저주에 걸리는 이들이 유독 많다. 저주에 씌는 데에 어떤 법칙이 있지는 않을까? 하울은 능력 있는 마법사였다. 더욱더 훌륭해지고 싶은 마음에 캘쉬퍼에게 마음을 건네 저주에 걸린다. 그는 마음을 빼앗기게 된 이후로 도대체 어디에 마법을 써야 하는지를 모르게.. 2024. 3. 28.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물고기의 인간 되기 – 달리고 먹고 웃겨라 《벼랑 위의 포뇨》② 사건 물고기의 인간 되기 – 달리고 먹고 웃겨라 인간과 비인간 《벼랑 위의 포뇨》 핵심 사건은 물고기의 인간 되기이다. 인간과 바다 어머니 그란만마레 사이에서 태어난 하이브리드 포뇨는 호기심에 이끌려 바다 표면까지 올라온다. 자기가 보기에 육지에서 제일 높은 곳 벼랑 위에 이끌리고, 벼랑 위 작은 집에서 내려오는 한 소년에게 반한다. 여기서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어공주’ 패러디가 시작된다. 그런데 확실히 다르다. 안데르센 동화에서 인어공주는 왕자를 구하고, 그의 사랑을 얻어야만 하는 운명의 사슬에 묶여, 온갖 질투에 시달리다,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포뇨는 쇼스케에게 도움을 받고, 쇼스케를 먼저 사랑하고, 물거품으로 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포뇨는 동료 인어의 질투가 .. 2024. 3. 14.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모든 경계에서 꽃이 핀다 《벼랑 위의 포뇨》 ①배경 모든 경계에서 꽃이 핀다 사라진 직선 《벼랑 위의 포뇨》를 처음 보았을 때 그림체의 변화 때문에 초반 몇 분 동안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미야자키하면 디테일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유치원 아이들 보는 교육방송처럼 간단히 형태만 살린 바다 생물이 잔뜩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들은 다 귀엽고 재미있어 보였다. 하지만 서사도 기대 밖으로 단순했다. 인간이 되고 싶은 물고기 때문에 멀쩡했던 바닷가 마을이 물에 잠겼다가 다시 원상복귀되는 이야기였다. 마녀도 안나오고 지구가 멸망할 일은 더더구나 없다. 해일이 일어난다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주인공 인어공주도 예쁘지가 않았다. 심지어 얼굴형이 평범한 네모여서 나는 그것도 충격이었다. 엽기발랄한 사랑스러움이 빠진 것이다. 4살.. 2024.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