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아버지를 안아주고 싶을 때
“나는 젊은 날의 내 아버지가 때때로 내 가엾은 아들처럼 느껴진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객관화해―쓰고 보니, 너무 대단한 말처럼 느껴진다, 그냥 한 발 떨어져서 제3자의 성인으로― 보기가 쉽지 않다. 자식에게 부모는 날 때부터 어른이었고, 유년시절까지는 하지 못할 일이 없으며 내 생명이 거기 달려 있는 절대적 존재였다. 부모에게 자식은, 나를 잊게 하는 유일한 존재다. 자식이 없는 나는 그 마음을 유추할 뿐이지만, 언젠가, 좋고 나쁜 의미의 ‘쿨’함을 타고난 듯한 선생님 한분이 하셨던 말씀으로, ‘나를 잊게 하는 자식’을 실감되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 선생님은 자기 영역과 타인의 영역이 너무나 분명하여 부담없는 깔끔함이 좋기도 하고, 또 가끔은 정없다 느껴지기도 하는 양반이었는데, 언젠가, 자식은 ..
2015.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