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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14

[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 심장이 두근대요! 심장이 두근대요! L은 몇 년째 인문학 공부를 같이하고 있는 50대 중년 남성이다. L은 몇 년 전 건강 검진에서 고지혈증과 고혈압 진단을 받았지만, 약을 먹지 않았다. 평소 108배와 명상, 등산을 통해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L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뻐근한 증상이 나타나 나를 찾아왔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낀 나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바로 가기를 권했다. 다행히 L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있는 것을 늦기 전에 발견해 큰 사고를 막았다. 혈관 수술 후 L은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경우! 최근 완경이 된 친구가 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대고 답답해서 차에서 내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는 최근 건강 검진에서 심혈관에는 이.. 2024. 7. 1.
'담담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동의보감』의 비법! [기초탄탄 동의보감] 담담한 일상의 비밀 그 날도 회사에서 음양탕을 먹으려 포트에 물을 데우는 중이었다. 그랬더니 같이 일하는 선생님이 찬물은 절대 먹지 않는 나를 보며 ‘소민샘 그러다가 신선 되겠다’며 은근히 놀렸다. 뭐 이런 이야기는 여러 번 들어서 아무렇지 않다. 지난번에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께서도 ‘20대엔 신나게 놀아야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나를 걱정해주시기도 했다. 사실 나도 연구실에 오기 전엔 신나게 놀았다. ‘홍대 빠수니’라 불릴 만큼 홍대에 자주 드나들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홍대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되어 일주일에 두 번씩은 꼭 갔다. 홍대에 가면 주로 카페에 있다 보니 커피를 자주 마셨고, 몽롱한 기분이 계속 들었다. 홍대에 있는 순간은 즐거웠지만, 나중이 되면 결코 이.. 2016. 5. 12.
'특별하지 않은 것'의 효과, 자감초탕 막다른 골목을 향하여 – 감초의 전변, 자감초탕 - 임자, 일할 생각 없나?- 나쓰메 소세키, 『갱부』, 송태욱 옮김, 현암사, 25쪽 나쓰메 소세키 소설 『갱부』의 주인공인 ‘나’에게 찻집 주인이 말을 건넸다. 구리 광산의 광부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다. ‘나’는 도쿄를 떠나 ‘게곤(華嚴) 폭포’로 가는 중이었다. 게곤 폭포는 닛코 산속에 있는 웅장한 폭포다. 이 폭포에서 소세키의 제자 후지무라 미사오가 자살했다. 장정일에 의하면 이 작품은 “게곤 폭포에서 자살한 소세키의 제일고등학교 제자 후지무라 미사오의 번뇌에 대한 석명”이다. 즉 젊은 제자의 고뇌에 대한 소세키 식의 답변이라는 것. 이 고통스러운 삶의 여행길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 혹은 이 세상에서 더 살아 있어야 할 가치가 있는가. 미사오 .. 2015. 8. 5.
동지(冬至)와 발리바르와 신장 - 대중의 새로운 힘, 공포 #동지-에티엔 발리바르-신장 대중의 새로운 힘, 공포 이제 바야흐로 동지(冬至)다. 겨울의 추위[冬]가 지극해졌다[至]. 이날은 몹시 춥고 밤은 길다. 얼마나 추운지 열 많은 호랑이가 이날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동지하면 역시 팥죽이다. 사람들은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나는 팥이란 말이 입에 감기면 신체 장부 중에 신장(腎臟)이 떠오른다. 신장의 다른 이름이 콩팥이기 때문이다. 신장의 모양이 강낭콩과 비슷하고, 색깔은 팥과 같다고 그리 불린다. 그래서인지 신장은 겨울을 상징하는 물[水]로 가득하다. 이 엄혹한 겨울에 신장은 참으로 문제적인 장부다. 신장은 몸 안에 까닭 없이 정기(精氣)가 유실되지 않도록 정기를.. 2014.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