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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 연재를 마치며 『삼국사기』 연재를 마치며 시절이 하 수상한 이유, 그 필연에 대하여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온 나라가 어지럽다. 작금의 이 시국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이상하다. 솔직히 사마천의 『사기』나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수록된 그 이해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조차 이에 비교하니 있을법한 일로 느껴질 정도이다. 봉건 시대 혹은 전제군주 시대에도 일어나기 힘든 사건이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그 어떤 드라마, 오락프로그램도 재미없게 만든, 이 참담할 정도로 웃기고 기막힌 사건은 21세기 가장 핫한 이슈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아니 길이길이 남아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다. 김부식이 역사책을 쓴 까닭은 아주 분명했다. 나라가 어지러운 이유, 나라가 멸망에 이르는 이유를 명명백백 드러내어 후세를 경계하기 위함이었.. 2016. 12. 28.
커트 보니것,『제5도살장』 - 어떤 소설들의 원조격 커트 보니것,『제5도살장』 - 어떤 소설들의 원조격 ‘무엇을 쓰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결국엔 문장만 남게 됩니다’라거나, ‘역시 내용보다는 형식이 훨씬 중요하다’라거나, 어쨌거나 나는 저 말들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은 내용이 아니라 ‘형식’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용은 언제나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천 년 전에 살았던 인간들이나, 지금의 인간들이나, 먹고 마시고 질투하고 싸우는 일을 멈췄던 적이 없다. 그 ‘내용’들이란 그 자체로 보면 대개 식상하게 마련이다. 쉽게 말해 또 듣고 싶지가 않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아니면 음악을 만들든 ‘작가’란, 아니 작가들이 만들려고 하는 것은 결국엔 ‘형식’이 아닐까? 예를 들어 그 위대하다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 2016. 12. 27.
내가 빠져든 올해의 책 북드라망(사람들)이 뽑은 내가 빠져든 올해의 책 *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친절한 강의 중용』 (우응순 강의, 북드라망, 2016) 동양고전은 원문이 같이 실려 있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한자 설명 따로, 내용 설명 따로 되어 있어서 그 맛을 함께 느끼며 읽고 싶은 개인적 욕심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런데 친절한 한문선생님 우응순 샘과 함께하는 고전 강의는 그런 아쉬움을 100% 메워 준다. 원문이 지닌 미묘한 의미와 더불어 고전의 내용을 익히니, 그 맛이 배가 된다고 할까. 읽는 순간, 우응순 샘의 마법 같은 목소리가 들리며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책!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원 옮김, 바다출판사, 2016) "편애하는 마음과 인문학적.. 2016. 12. 26.
뉴요커, 우주의 ‘그로테스크한’ 농담 : 스티븐 제이 굴드와 뉴욕 뉴요커, 우주의 ‘그로테스크한’ 농담: 스티븐 제이 굴드와 뉴욕 수소와 헬륨의 농담 지난달이었다. 천문학과 전용 랩(lab) 구석에 숨어서, 최순실 비선사태를 터뜨리는 네이버 기사면에 정신을 팔고 있었다. 갑자기 로즈 교수의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렸다. “우주의 98%는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 헉, 딴 짓 하던 걸 들켰나? 얼른 스마트폰 화면을 껐다. 다행히 로즈 교수는 나를 지나치면서 말을 계속 이었다. “수소와 헬륨은 만물의 부모다. 빅뱅 이후 처음 만들어진 게 뭔지 아나? 수소와 헬륨이야. 수소와 헬륨은 서로 융합하면서 우주의 모든 물질을 만들어냈지. 지구를 먹여 살리는 태양도 결국 수소덩어리가 헬륨덩어리로 변신하면서 생기는 에너지다. 우주가 궁금한가? 네 몸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수.. 2016.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