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024 [공생모색 야생여행기] 열대는 왜 슬픈가?(1) 열대는 왜 슬픈가?(1) 두 번째 열대를 향하여 레비 스트로스는 왜 ‘슬픈 열대’라는 제목을 붙였을까요? 카두베오족과 보로로족에 대한 어떤 기술에도 슬픈 장면은 없었습니다. 레비 스트로스는 침착하게 열대 사람들의 습속을 보고 기록하고 이해하기에 바빴지요. ‘슬프다’라고 하는 열대에 대한 감정이입은 어떻게 나오게 되는 것일까요? 저는 『슬픈 열대』가 전체적으로는 2부로 나누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 9부 중에서 6부까지, 그러니까 보로로족을 방문하기까지의 레비 스트로스와 7부부터의 레비 스트로스는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처음 대서양을 건너던 레비 스트로스는 편협한 유럽인으로서의 자신이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하기도 하고요. 다가가고는 싶지만 친해지지 못해서 만나는 인디언들 앞에서 안절부절 했습니다. .. 2021. 11. 1. [공생모색 야생여행기] 산 자와 죽은 자 - 자유의지는 없어 공생의 지혜만 있지! 전편보기 『슬픈열대』 9화_산 자와 죽은 자 자유의지는 없어 공생의 지혜만 있지! 불태워야 할 의지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 입추였던 토요일 저녁, 기온이 조금 내려간 것 같아 둥순이 둥자와 호수를 산책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둥순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엄마 나 게임에 중독됐나봐. 모든 것이 게임처럼 보여.” 정말 큰일 날 소리입니다. 저도 과거 테트리스에 빠져 눈만 감으면 하늘에서 벽돌이 내려오는 통에 고생을 했는데요, 초4에게 벌써 이런 일이? @.@ 저는 걸음을 멈추고 다그치기 시작했습니다. “너! 그러면 안 되잖니? 왜 게임을 그만 두지를 못하니, 엉?” 등등. 아, 둥순이는 의지가 너무 약한 것일까요? 의지? 그런데 게임중독이 둥순이 의지의 문제일까, 갑자기 의문이 들었습니다. .. 2021. 10. 18. [헤테로토피아] 칸트의 다락방에서 니체의 정글로 칸트의 다락방에서 니체의 정글로 지식에의 의지와 지식을 만드는 의지 나는 늘 자연스러운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왔다. ‘자연스러움’ 만큼이나 의심스러운 상태도 없다. 공부와 글쓰기가 대표적인 것들이다. 언뜻 보기에 그건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꺼내서 글로 표현한 것뿐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경험해보건대, 그것은 조금은 억지로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실행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아무리 공부에 대한 로망이 있고, 공부에 대한 집념이 있어도, 책을 잡거나, 자판기 위에 손을 얹고 글을 쓸라치면 어김없이 “이것 참, 쉬운 게 없군, 그래. 어디 좀 쉽게 해볼 방법이 없을까.”라고 생각하고 이내 고개를 돌리게 마련이지 않나. 물론 금세 어쩔 도리가 없.. 2021. 10. 8. 프롤로그 :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 청년인문학스타트업 '길드다'에서 활동하는 목수 김지원의 '작업-에세이'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를 연재합니다. '만드는 이'가 겪은 일들 속에서 성찰한 것들이 무엇인지, 관심있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 :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 아니고…아니고…. 나는 보통 다음 두 문장 중 하나로 나를 소개한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수입니다.” “가구를 만들며, 인문학을 공부합니다.” 이 문장들에 대해 사람들은 보통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아, 목공으로 밥벌이를 하고, [조금 진지한] 취미로 인문학 공부를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한편으로 이 두 가지 활동이 하나는 몸을 쓰는 일, 다른 하나는 머리를 쓰는 일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다른 한편 많은 사람들에게 일과 여가가 분.. 2021. 10. 7.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2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