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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기린의 걷다보면] 해파랑길 24코스를 걷다보면(with 땡볕) 해파랑길 24코스를 걷다보면(with 땡볕) 7월 30일 토요일 아침, 후포는 햇빛 쨍쨍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낮 최고 기온 32도에 체감 온도는 34도 라고 했다. 후포 한마음 광장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24코스를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아침 아홉시, 온 몸으로 쏟아지는 햇빛의 열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십 분쯤 걸어 등기산 공원 초입에서 가지 말까 잠깐 망설였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얼굴 전체를 가린 모자에 팔토시까지 했더니 순식간에 땀범벅이 된데다 발걸음도 무거웠다. 망설임을 떨쳐내기 위해 한 호흡 깊이 들이마시고 공원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서서 걷기를 시작했다. 내 기억의 바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동해안의 해변길로 총 750㎞에 이르는 길인데 2016.. 2023. 9. 20.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라퓨타 : 천공을 향한 나무의 꿈 라퓨타 : 천공을 향한 나무의 꿈 아이들은 자란다 1984년 예상 밖의 성적으로 크게 인기를 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제작은 미야자키를 완전히 탈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덕분에 다양한 기획이 머리에 새로 떠오르기도 했다. 많은 이들은 《나우시카 2》를 제안했지만, 미야자키는 같은 문제를 두 번은 다루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나우시카의 작품화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는 엄청난 흥행수익으로 어떤 일을 할까 생각하다가, 선배인 다카하타 이사오가 환경문제를 고민하며 만들려고 하는 《야나가와 수로 이야기》의 제작비로 쓰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나 꼼꼼했던 다카하타의 작업 속도가 마련해둔 제작비를 상회해버렸고 역으로 다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도 되어버려 미야자키는 과감하게 《라퓨타》를 잡지《아니메쥬》에 제안하.. 2023. 9. 18.
[쉰소리 객소리 딴소리] 나이가 들수록 ‘좋은 귀’를 갖고 싶다 [쉰소리 객소리 딴소리] 나이가 들수록 ‘좋은 귀’를 갖고 싶다 누구나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체감’할 때가 있을 것이다. 내 경우, 그것은 나보다 나이가 많이 적은 이들과 만날 때 내가 말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가만 보니, 대여섯 살 정도의 위아래 차는 거의 동년배로, 특별히 상대와 나의 수다의 양에 차이를 못 느끼는데, 그 이상의 나이 차가 나면, 대체로, 선배와 만날 때는 내가 말하는 양이 훨씬 적고 후배와 만날 때는 내가 말하는 양이 훨씬 많다는 걸 깨달았다.(어떤 프로젝트나 일 등 공적인 업무 범위의 대화가 아니라, 사적으로 만나는 나누는 수다의 경우에 말이다.) 그리고 또 가만히 떠올려 보니, 역시 대체로, 다른 분들도 그런 경우가 많은 듯했다. 나의 왕선배님도 그 분.. 2023. 9. 13.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생명의 세 가지 얼굴 : 나우시카, 오무, 거신병 생명의 세 가지 얼굴 : 나우시카, 오무, 거신병 캐릭터란 무엇인가? 미야자키의 독창성이 최고도로 빛나는 부분은 상식을 뛰어넘는 캐릭터 창조에 있다.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거대 벌레와 뼈와 살을 가진 거신병의 《나우시카》,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를 닮은 또 다른 거신병의 《라퓨타》, 나무의 신이지만 푹신하며, 뿌리의 힘을 북돋우지만 하늘을 나는 토토로의 《토토로》를 떠올려보자. 마녀이기보다는 패션 리더가 되고 싶은 고독한 사춘기의 《마녀 배달부 키키》가 있고, 파시스트가 되느니 차라리 돼지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돼지의 붉은 모험,《붉은 돼지》가 있다. 어디 그뿐인가? 캐릭터로서는 토토로와 쌍벽을 이루는 얼굴 없는 정령 가오나시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어떻고, 나이가 고무줄도 아닌데 늙음과 젊음을 .. 2023.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