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히스테리엔 약! 영도혈

생각을 바루는 힘, 영도

 

최정옥(감이당 대중지성)

 


 

직원 : 정여사님 나오셨습니까?

정여사 : 어머 소주! 어머 무서워... 어머 트라우마!  요거 요거 바꿔줘.

직원 : 왜 그러신지?
정여사 : 요거 요거 소주, 너무 써.
직원 : 소주는 원래 씁니다.

정여사 : 나도 마셔봤는데! 다른 이유가 있으니까 바꿔달라는 거 아냐? 너무 취해. 취해도 너~무 취해. 바꿔 줘

직원 : 바꿔 드릴수가 없습니다.
정여사 : 뭐? 브라우니 물어!

 


히스테리, 정체를 밝혀라


전 국민이 다 아는 정여사님이시다. 되지도 않는 트집을 잡아 배 째라고 들이대기가 특기이신 분-‘바.까.줘’. 기분이 자주 변하고 자존심은 엄청 세고 과장하여 자기를 내세우기 좋아하는 것 또한 정여사님 특기. 요즘 정여사 같이 밑도 끝도 없는 블랙 컨슈머(진상고객)들의 보도를 종종 접하곤 한다. TV속 ‘정여사’는 웃음을 주지만 현실의 ‘정여사’는 감당하기 힘든 캐릭터다. 아무나 감히 할 수 없는 정여사의 판단과 행동의 근거가 궁금하다. 오늘의 혈자리는 판단을 하는 힘의 근원을 찾아가본다.


정여사의 행동, 알고보면 히스테리의 비틀어진 표현방식이다. 히스테리는 심인성 정신장애로, 환경에 대한 부적응으로 일어나는 노이로제, 즉 신경증의 하나이다. 사소한 일로 분노를 터뜨리기도 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마음을 바꾸어 어리광을 부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 병을 어린아이처럼 되는 '소아성 퇴행성' 병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또 백합병이라는 히스테리 증상도 있다. 묵묵부답, 그저 침묵만 하고 말이 없으며, 말을 해도 겨우 한두 마디 던진다. 자꾸 자려고만 하는데 막상 자려고 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움직이려고 하는데 움직여지지 않고, 먹으려 하는데 먹지 못하는 실로 종잡기 어려운 병이다. 이름에 걸맞는 병증이다. 그러나 어원은 자못 숭고하다. 원래 히스테리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자궁이란 뜻이다. 고대 그리스시대에는 오늘날처럼 해부학이 발달되지 않아 환자가 아파하는 것은 자궁이 온 몸을 돌아다니며 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심한 히스테리 환자들은 아랫배에 뜨거운 덩어리 같은 게 움직여 위로 뻗쳐올라가 목에 걸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하니 이해 될 법도 하다.


히스테리를 처음으로 신경질환으로 본 프로이드는 히스테리를 ‘일상적인 상황에서 억압받는 자아의 자기방어적 도피’(『정신분석 강의』, 일상적인 신경질환, 515쪽 각색)라고 말한다. 즉, 생활 속에서 감당 못할 힘든 일에 부딪혀 해결책을 찾지 못할 때 히스테리로 슬쩍 피해버리는 것이다. 욕구나 소망이 강한데 다 채워지지 않을 때, 욕망은 히스테리로 전환된다. 히스테리는 시위적이고 연극적으로 표현된다. 심하면 졸도를 하거나 시력, 청력, 언어 등 감각장애, 구토, 식욕부진, 발열을 통해 병증으로 드러난다. 욕망의 왜곡된 배설행위라고 할까? 그들의 기본 동작 연상되는가? 팔짱끼고 한쪽 손의 손가락 두 개 정도를 이마 끝에 붙이고 미간은 살짝 찌프려준다. 그렇다. 이분들 두통이 심하시다. 위에 밝혔듯, 잠을 이루기 힘들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불면의 밤이여. 어쩌다 잠이 들면 꿈자리가 사납다. 잠 못들거나 꿈에 시달리거나.


그렇다면 동양적에서는 히스테리를 어떻게 보았나? 동양의 사유구조에서 몸과 정신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즉, 심리적 원인에 근거해 어떤 병증이 신체에 드러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려 보면 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맥이 뛴다는 것은 혈이 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혈은 심장의 펌프질만으로 돌지 않는다. 실제 혈을 끌고 가는 것은 기氣이다. 氣가 우리 몸에 12개의 경맥을 따라 신체 곳곳에 혈액을 나르는 것이다. 혈과 기도 서로 분리 되지 않아 혈액의 흐름에 기가 수반되듯, 혈을 흐르게 하면 기를 발동케 할 수 있다. 신체를 움직여 혈을 흐르게 하고 기를 발동케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혈이 모자라 기를 추동할 수 없어 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혈이 뭉치고 장부의 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면 기의 흐름도 고요함을 잃고 요동하게 되는데, 감정도 기의 흐름을 따라 요동하게 되어 히스테리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행태를 보이게 되고 불면과 다몽(多夢)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결국 근원에 혈이 있었다. 


히스테릭은 정신적 문제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알고 보면 피의 불균형 상태이다. 히스테릭 환자에게는 위로보다는 피 보충을!

  


血안에 생각 있다


그렇다면 왜 혈이 문제라고 보았나? 꿈이 많아지는 이유를 좀 더 보자. 동의보감에서는 혼백이 꿈이 된다고 했다. 


대체로 꿈은 다 혼백이 사물에 영향을 받은 연고로 생긴다. 또 형체가 사물과 만나면 일이 되고, 정신이 사물과 만나면 꿈이 된다. (…) 사기가 침범하여 정신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혈기가 적기 때문인데 혈기가 적은 것은 심에 속한다. 심기가 허하면 그런 사람은 눈을 감고 자려고만 하면 먼 길 가는 꿈을 꾸어 정신이 흩어지며 혼백이 멋대로 돌아다닌다.

 

ㅡ『동의보감』「혼백위몽」

  

혈이 적어 심기가 허해지면 사기(邪氣)가 침범하기 쉬운데 그 놈이 혼백을 흩뜨려 잠도 못 들게 하고 꿈도 많아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혼과 백? 이게 뭐지? 많이 들어 본 말인데 뭐라 딱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같은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동양의 사유구조에서 몸과 정신은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말했다. 그래서 각 장부에는 그 기능에 맞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우리 몸을 구축하는 중심축은 심신(心腎)의 상하 축이다. 심(心)에는 신(神)이 깃들어 우리 몸의 모든 정신활동을 관장하고 신(腎)에는 정()이 들어 정신활동의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신(神)은 영(靈)이라고도 부르는데 남자의 정(精)과 여자의 정(精)이 만나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일단 몸에 상하축이 만들어지면 간폐의 좌우축이 들어선다. 간에는 혼(魂)이 들어 있다. 혼은 낮 동안 신(神)을 보좌하고, 신이 잠드는 밤이 되면 활동을 시작 한다. 폐(肺)에는 백(魄)이 있어있다. 백(魄)은 정(精)을 따라서 드나들며 정(精)을 보좌한다. 마찬가지로 정(精)이 휴식을 취하는 밤이 되면 활동을 시작한다. 낮 동안 정신(精神) 차리고 살다가 밤에는 혼백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이때 정,신의 힘이 튼실하면 밤에도 참모에 해당하는 혼백이 딴 짓을 못하도록 자면서도 단속한다. 그러나 혈이 적어 심기가 허해지면 밤 동안에 혼백이 주인을 얕잡아 보고 주인을 행세하며 설치는데, 이러면 꿈은 많고 숙면은 안 되는 대략난감한 상태가 되는 거다. 


그러므로 혈이 부족하면 정신작용에 문제가 생기고 그것이 판단과 행동으로 이어진다. 결국 정여사의 판단력도 혈의 문제였다. 하나의 일을 도모하여 행하기까지는 온몸을 구석구석 돌아 오장육부의 모든 기운을 동원하는 혈의 성실함이 필요한 것이다.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피가 충분히 돌지 않으면 생각만 하다가 돌처럼 굳어질지도(^^;;).


우리 몸에선 心이 혈맥을 주관한다. 심은 혈을 통해서 우리 몸 전체를 조정한다. 혈은 “경맥을 따라 상하로 운행하면서 오장을 관통하고 육부와 연락하는 작용을 한다.”동의보감』「혈(血)」 혈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그 정미로운 기운(액)으로 비(脾)가 혈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이 온몸을 순환하는데 오장(五臟)의 기운이 모두 동원된다. “비(脾)에서 생화하여 심(心)의 통솔을 받으며, 간(肝)에 저장되고 폐(肺)에서 퍼지며, 신(腎)에서 빠져나가 온몸을 축여 준다.”동의보감』 그래서 이것을 심이 혈을 주관한다(心柱血脈)고 하였다. “심(心)은 맥(脈)을 저장하고 맥에 신을 머물게 하므로 심기가 허하면 슬퍼하는 정서가 나타나며, 실하면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영추. 본기』 혈을 충실히 채워 군주인 심기(心氣)를 보하는 것이 심지(心志)를 굳건하게 하여 칠정(七情)에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혈의 순환을 도와 신(神)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혈자리가 있으니 바로 수소음심경의 영도혈이다.

 

영도, 영혼의 안내자


오늘 알아 볼 혈자리는 영도(靈道)이다. 영(靈)은 비가 오길 바라며 제단에 차례로 제물을 늘여놓은 모양인 霝(비올령)자에 무녀를 나타내는 巫자가 합자된 것으로 하늘의 소망을 전하여 강하(降下)함이 신비롭다(한한대사전참조)는 뜻이다. 제를 잘 지내 때마침 신기하게도 비가 잘 내렸던 모양이다. 도(道)는 순조로움이고 만사가 통하는 길이다. 영도는 수소음심경의 경혈이다. 경혈은 金의 성질이다. 소음경은 이미 소음군화(火)와 심의 화(火) 두 개의 불을 가지고 있는 더운 맥이다. 잘 다스리지 않으면 불길이 어디로 튈지 모를 일이다. 이 때 영도혈이 금(金)의 날카로움을 발휘해 뻗는 기운을 수렴하고 진정시켜 영(靈)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경혈은 특히 요즘 같이 자고나면 목이 따갑고 뻑뻑한 가을에 주로 쓴다. 오장의 금에 해당하는 폐에 사기가 들기 쉽기 때문이다.

 

영도의 위치는 손바닥을 펴고 애기 손가락을 따라 손목으로 쭉 올라가면 손목이 시작되는 곳에서 약3센티 지점위에 있다. 영도는 히스테리나 신경쇠약, 불면증 등 신(神)의 영역에도 작용을 하지만 혈이 뭉쳐 생기는 심장병을 다스릴 때 주요혈로 쓰인다. 혈이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현실적으로 보면 성공을 지향하는 남성들의 심혈관 질환이다. CEO들의 혈압이 일반인보다 15% 더 높다고 하니 욕망은 늘 피를 끓게 만드는 모양이다. 풀지 못해 억압되어 있는 욕구를 양적인 남성들은 급성적인 심장병으로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칠정이 혈을 동하게 한다(七情動血)고 하였다. 또 “마음이 맑은 사람은 병에도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한 번이라도 나쁜 마음을 품으면 신은 밖으로 나가고, 기는 안에서 흩어지며, 혈은 기를 따라 흩어지고 영위가 혼란해져 온갖 병이 서로 다투어 생긴다. 이처럼 병은 모두 마음으로부터 생긴다”고 하였다.


한 번의 히스테리가 기와 신을 흩뜨리고 얼마나 많은 피를 졸일 것인지? 피를 아껴야 한다. 일상은 생각과 판단에 따른 행동들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우린 너무나 자주 예상치 못한 일들과 마주한다. 미리미리 심경의 길을 잘 어루만져주자. 일상의 질곡을 조절하는 힘으로. 그러다 감당할 수 없는 어떤 일과 마주하였을 때 담담해지자. 운명과의 정직한 투쟁에서 좀 패배한들 어떠하리? 정여사 조심해! 뱀파이어가 될지도 몰라!


다들 뱀파이어 되지 않게, 지친 일상에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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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요롱이+ 2012.11.29 14:09 신고 답글 | 수정/삭제 | ADDR

    오호.. 흥미롭네요..!!
    좋은 글 너무 잘 읽어보고 갑니다..^^

    • 북드라망 2012.11.29 14:49 신고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
      앞으로도 혈자리 서당의 글 많이 기대해주세요~~

  • 스르륵 2013.04.26 13:42 답글 | 수정/삭제 | ADDR

    바보 도터지는 소리를 해봅니다. " 아~~~ ~~~~~~ ."

    • 북드라망 2013.04.26 15:12 신고 수정/삭제

      혈자리 공부, 어렵지 않죠? 하하! 앞으로도 함께 공부해요! >_<

  • 고로롱 2015.11.10 12:49 답글 | 수정/삭제 | ADDR

    혼백에서 혼은 무의식이고, 백은 호흡이 아닌가 싶어요.
    사람에게는 영이 있고, 동물에게는 혼백이 있다고 해서 혼백에 관해 뒷조사를 해 보았더니, 꿈을 꾸는 건, 혼. 숨이 끊어지면 백이 땅으로 간다고...
    근데 혼은 양이라 하늘로 간대요... 이건 뭔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