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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왕초보 사주명리

미친 존재감, 공부에서 시작된다?

by 북드라망 2012. 9. 26.

왕초보 육친 5


왕초보 육친의 마지막 시간! 오늘은 ‘인성’을 공부해보겠습니다.


인성은 일간인 나를 낳아 주는 기운이다. 나의 존재감을 높여 주는 무형의 베이스라 생각하면 된다. 관성의 혹독한 마디를 넘어야 인성에 도달한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모든 오행이 그렇지만 관성 역시 이중적이다. 나를 극하면서, 동시에 나의 베이스이자 모태인 인성을 낳아 주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관성의 단계를 제대로 밟지 못하면 인성을 생성시킬 수 없다.


─고미숙,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139쪽


인성은 관성을 거쳐 나(일간)에게 오는 힘입니다. 만약 자신의 일간이 목이라면 목-화-토-금의 네 단계를 거치고 오는 마지막 오행 수가 인성이 됩니다. 오행의 관계로 보면 물은 나무를 살리죠? 수생목! 그런데 일간에도 음양이 있고, 인성에도 음양이 있습니다. 일간이 양일 때, 인성도 양이면 편인, 일간이 양인데 인성이 음이면 정인으로 구분합니다.

끼에 죽고 끼에 산다?!

편인(偏印)이 발달한 사람은 어떤 분야에 재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말로는 끼가 많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대체로 편인이 발달하면 예술, 기술, 체육, 의술 관련 직업이 어울린다고 보는 것입니다. 물론 편인이 어떤 오행이냐에 따라 또 달라지겠지만요. ^^

정인(正印)이 발달한 사람은 총명하고 지혜롭습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공부도 잘합니다.(잘 해서 좋아하는지, 좋아해서 잘하는지는…… 제가 無인성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_-;) 여하튼 편인, 정인 모두 공부를 잘 합니다. 식상(식신/상관) 역시 끼에 관련되어 있는데, 식상은 표현하는 것에 방향이 맞춰져 있지요. 인성은 표현하려고 기를 쓰진 않지만 자신 안에 끼가 잠재되어 있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표출된다고 할까요~



악기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예를 들어보죠. 식상이나 비겁이 많으면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쪽으로 목표가 맞춰집니다. 국민할매 김태원이 처음에 기타를 배우게 된 계기가 ‘여자애들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식상이 발달한 사주입니다. 그런데, 인성이 많으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보다는 자신을 위해 악기를 배우는 셈이지요.(그래서인지 딱 떠오르는 사람이 없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인성과 식상이 서로 극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오행의 상극 배치에 따르면 인성이 식상을 극하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인성이 많은 사람은 공부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지만, 이것을 다 표현해내지 못합니다. 반면에 식상이 많으면, 잘 몰라도 그럴듯하게 포장할 수 있지요. 그럼 식상도 많고 인성도 많으면 좋지 않겠나~ 요런 생각이 드시겠지만, 우리의 생각처럼 ‘공부도 잘하고 끼도 많은 엄친아’는 굉장히 굉장히 드뭅니다. 실제로 그런 사주로 구성이 되었다 하더라도, 대운이나 세운의 영향을 통해 서로 인성과 식상이 서로 극을 하는 관계이기 때문이지요. 거칠게 표현하자면 공부를 잘하는 연예인이 뛰어난 연기력까지 겸비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거~ 뭐든 많다고 좋은 게 아니므니다~~ ^^;


나를 살리기도, 나를 죽이기도


인성은 가족 중 엄마에 해당합니다. 즉, 나에게 인성은 ‘엄마’인 것이지요. 저는 인성이 자리는 없고, 점수만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엄마랑 그렇게까지 친하게 지내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인성이 없거나 점수가 적으면, 인성의 영향력을 적게 받는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인성은 나를 돕는 힘이기 때문에, 나를 돕는 세력을 모두 인성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성이 많은 사람들은 의존적입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도움을 받게 되기 때문이지요.

인성이 많고 비겁이 적으면 어떻게 될까요? 나를 돕는 기운에 그냥 휩쓸려 가게 됩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인다신약’이라고 하지요. 비겁과 인성이 비등비등해야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인성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성이 많은 남자를 대체로 ‘마마보이’로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엄마의 부탁이나 요구는 거절하기 힘들죠. 그래서 자신의 의지가 없으면 엄마의 의견에 따라가게 됩니다. 또, 엄마의 도움을 계속 받다보면 너~~무 편하기 때문에 그런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이것이 인성과다의 단점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인성 많은 남자를 만나실 때에는 이점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ㅎㅎ


아들의 데이트에도 함께하는 엄마, 이건 좀 무섭지 않습니까;;; 전 이런 연애 반대입니다. ㅎ_ㅎ;;


그럼, 나를 낳아 주는 기운이란 대체 무엇일까? 공부 혹은 지성이다. 생명의 원천이 앎이라는 사실, 사주명리학이 전해 주는 기막힌 메시지다. 인성의 인(印)은 도장이라는 의미다. 대지, 문서, 명예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 이때의 공부는 무형의 통찰력이다. 인간은 아는 만큼 살아 내고, 사는 만큼 알 수 있다. (같은 책, 140쪽)


그런데, 인성은 재성에게 극을 당합니다. 재성은 아버지이기도 하고, 일복, 돈이기도 합니다. 나는 재성을 극하고, 재성(아버지)은 인성(어머니)을 극하고…육친론을 통해 이런 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랑 어머니가 늘 사이가 안 좋으시다고 너무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원래 극 관계이기 때문에 재성과 인성의 충돌과 갈등은 당연한 것입니다. 오히려 너무 사이가 좋은 것이 수상합니다?!(헉...너무 위험한 발언인가요;; 쿨럭;;)


인성은 관성으로부터 시작된 수렴과정의 마지막 관문이다. 이 문턱을 넘어야 일간인 나로 이어지는 하나의 순환계가 완성된다. 이 마지막 순간에 나를 생하게 하는 존재가 바로 어머니와 공부. 어머니와 공부와 자리한 이 지점은 시작과 끝이 맞물린 곳이다. 순환의 마디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끝과 시작이 이어지는 지점이다. 이 마디를 넘는 힘이 인성에서 나온다. 인생의 시작은 어머니가 날 낳았기 때문. 그런데 어머니는 이제 더 이상 나를 낳을 수는 없고, 다시 새로운 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생의 조건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공부다. 공부는 이렇게 순환의 모든 마디에서 관성에서 온 시련의 문턱을 넘어갈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한다. 공부야말로 에너지의 원천인 셈이다.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54쪽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라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인성이 없으면 공부를 못 하는 것이냐~ 당연히 그렇지 않죠! 대운으로도, 세운으로도 그리고 하루에도, 시간별로도 천간지지의 모든 글자는 흐르고 있습니다. 인성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점이 더 많겠지만, 인성이 없기 때문에 또 그만큼 독립적입니다. 전국에 계신 무인성, 인성 고립이신 분들 힘내십쇼!!! ^^




이제까지 비견, 겁재, 식신, 상관, 편재, 정재, 편관, 정관, 편인, 정인의 십신(十神)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열 개의 배치는 세상을 살면서 만나게 되는 ‘기본 코드’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식상과 재성으로 밥벌이를 하고,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공부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체로 한쪽으로 편향된 사주팔자를 갖고 있습니다. 막힌 것을 뚫고, 다리가 없는 곳에는 다리를 놓기 위해 우리는 이렇게 운명을 공부하는 것이지요. 어때요? 두근거리지 않나요? ^^


누구든 치우치거나 기울어져야 태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완벽하다, 아니 최선이다! 출발의 조건도 그렇지만 이후에도 그러하다. 여덟 개의 카드는 구성이 어떻든 간에 다른 오행으로 변주될 수 있는 유동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곧 ‘다른 존재’가 될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인생역전 혹은 깨달음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내가 아닌 아주 낯선 존재가 되어 전혀 다른 삶을 산다는 뜻이 아닌가. 사주팔자에는 그런 식의 변곡점을 만들어 낼 ‘숨은 조커’들로 그득하다.


─고미숙,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108~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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