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인문의역학! ▽/주역서당71 움츠려야 할 때를 아는 지혜 - 천산둔 천산둔, 움츠림의 지혜 천산둔(天山遯)은 은둔의 괘이다. 은둔하면 속세를 떠나 유유자적하는 신선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은둔의 대명사인 신선으로 은둔의 괘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여기 신선의 행보가 잘 드러난 텍스트가 있다. 중국 전한 시대의 유향이 쓴 『열선전』과 중국 진(晉)나라의 갈홍이 쓴 『신선전』이 그것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신선들의 삶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런데 그들의 삶이 우리가 생각하는 신선의 삶과는 좀 다른 모양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본 투 비(born to be) 신선은 거의 없고, 이런 사람을 신선이라고 여겨도 되나 하는 자가 신선 리스트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범려이다. 『열선전』에서는 『사기』를 통해 잘 알려진 범려를 신선으로 보고 있다. 『열선전』의 범려.. 2015. 1. 8. 부부는 천지처럼 '항구'해야 한다! - 뇌풍항 부부의 도리를 지키기란 지극히도 어렵다 앞서도 말했듯이 주역 64괘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상경(上經) 30괘와 하경(下經) 34괘. 64괘를 굳이 상·하 두 개로 나눈 이유는 무엇일까? 후세의 사람들이 64괘를 한꺼번에 보기 힘들까봐 선현들이 친절하게 나누어 둔 것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상·하로 나눈 데에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상경과 하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경은 하늘을 나타내는 중천건과 땅을 나타내는 중지곤으로 시작한다. 천지라는 물적 토대가 마련되면 거기서 만물이 생장수장의 변화를 밟아간다. 이처럼 상경은 천지라는 거대한 스케일로 시작해서 만물의 천변만화를 그려낸다. 그런데 하경은 천지만물 가운데서도 '인간'에게 초점을 맞춘다. 천지 사이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2014. 12. 18. 하경(下經)의 시작, 남녀가 '교감'하는 택산함 통하고 싶으냐? 연애의 도(道)를 깨치라 – 택산함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눈이 소복이 쌓였다. 바람이 싸늘해지고 냉랭해지더니 이틀 사이 겨울의 한복판으로 성큼 다가선 것이다. 문득 기운을 느낀다는 것은 계절에 대한 감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손발이 시리고 어깨가 움츠러들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종종걸음을 걷게 되는 감각. 뜨거운 어묵국물이 생각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가게에서 걸음을 멈추게 되는 감각. 겨울의 한복판으로 내가 함께 걸어가고 있는 이것이 자연과 교감하고, 감응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허나, 우리는 어느 새인가 이 계절의 감각을 잃어버리거나 무디어져 버렸다. 하루 종일 실내에서 생활하고, 난방이 잘 되어 있는지라 겨울에도 반팔셔츠를 입고 지내기도 한다. .. 2014. 12. 4. 주역 상경이 끝났다! 서른 번째 괘 - 중화리 유순하며 정도를 지키는 것에 의지하라 알다시피 주역은 64개의 괘로 구성되어 있다. 천지자연의 이치를 64개의 괘로 담아낸 것이다. 이 64괘만 있으면 우주에서 펼쳐지는 천변만화를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옛 성현들이 주역을 ‘쉽고 간략’하다[簡易]고 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막 주역의 세계에 입문한 우리로서는 64괘도 벅차다. 마치 거대한 산을 마주한 기분이다. 주역이라는 산을 종주하는 것은 보고 배울 거리가 많은 모험이지만 정상이 너무나 멀고 아득해서 기가 팍 꺾인다. 아무리 걷고 걸어도 64괘의 마지막 화수미제까지는 멀어 보이기만 한다. 이때는 이정표를 확실히 체크해야 한다.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그래야지 체력을 안배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지금 우리.. 2014. 11. 20.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