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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024

[소세키의 질문들]『산시로』- 청춘풍속도 누가 청춘에게 길을 말해줄까? 『산시로』 - 청춘풍속도누가 청춘에게 길을 말해줄까? 배짱이 생기는 약으로 될까? “너는 어렸을 때부터 배짱이 없어서 못쓴다. 배짱이 없는 것은 손해막심이라 시험을 볼 때와 같은 경 우에는 얼마나 곤란한지 모른다. (중략) 너는 부들부들 떨 정도는 아닌 것 같으니 도쿄의 의사에게 배짱이 좋아지는 약을 지어달라고 해서 평소에도 가지고 다니며 먹어라. 낫지 않을 리 없을 것이다.” - 나쓰메 소세키, 『산시로』, 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7년, 210쪽 시골에 사는 어머니가 대도시로 공부하러 간 아들에게 쓴 편지의 한 대목이다. 어머니는 성격이 소심한 아들을 생각하면 물가에 내 놓은 아이처럼 염려스럽다. 도쿄에는 분명히 ‘배짱이 좋아지는 약’이 있을 테니 처방받아서 먹으라고 충고한다. 슬그머니 웃음이 번.. 2019. 6. 5.
[쿠바리포트] 멕시코시티, 나를 시험하다 멕시코시티, 나를 시험하다 반짝 여행, 멕시코​벌써 이 주 전이다. 멕시코에 갔다 온 지가 말이다. 쿠바에서는 4월마다 4월 15일이 끼어 있는 한 주를 통째로 쉬는데, 혁명 직후 쿠바 남쪽으로 몰래 침입해 들어온 미군을 물리친 플라야 히론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때를 틈 타, 나는 짧은 외도를 했다. 목적은은 멕시코시티에 있는 한국대사관과 쿠바대사관에서 서류를 공증 받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증 받아야 할 서류를 맨 마지막에 가까스로 챙길 정도로, 내 정신은 딴 데 팔려 있었다. 나의 몸과 마음은 멕시코시티에 있는 한인마트로 향하고 있었다. 된장, 고추장, 간장, 미역, 참치, 스팸...... 아! 드디어 (일주일이지만) 쿠바를 떠난다!​ 쿠바에 있다가 남미 여행을 하고 다시 쿠바로 돌아온 한국.. 2019. 5. 21.
밥 먹이기 밥 먹이기 우리 딸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먹는 걸로 고생시킨 적이 없다. 요즘들어 부쩍 밥을 남기는 횟수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먹는 편이다. 최근엔 인형들이며, 아빠며 할 것 없이 '입'이 달린 모든 것들에게 밥을 먹여주는 시늉을 하며 논다. 아빠 입에 숫가락을 집어넣고 휘저을 땐 괴롭긴 하지만, 그렇게 먹을 걸 떠 넣어주는 모습이 참 예쁘다. 2019. 5. 17.
‘꼰대 탈출’ 탈출 프로젝트 ‘꼰대 탈출’ 탈출 프로젝트 꼰대 혐오 “(소근소근) 야, 옆 테이블에 앉은 애들 우리 과 18학번들이야.” 술집에서 우리는 후배들과 최대한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잘 모르는 사이이기도 했고, 딱히 친해질 이유도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후배들 술자리에 나타나는 선배는 그야말로 꼰대의 정석이기 때문이다. 인사를 하는 것도, 인사를 받는 것도 피하고 싶은 묘한 불편함. 우리는 술집에 들어가기에 앞서 거기에 아는 사람이 있는가를 먼저 살피는데, 그때 선배들보다 꺼려지는 것은 후배들이다. 선배들이야 ‘요주의 꼰대’만 조심하면 상관없지만 후배들은 그게 누가 되었건 왠지 경계하게 된다. ‘쟤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를 늘 염려하고, 혹여 우리가 그들에게 꼰대의 ‘ㄲ’으로라도 비춰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 2019.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