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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024

[공동체지금만나러갑니다] <감이당> : 무식하다고 혼나는 게, 실수가 들통나는 게 좋은 사람들 : 무식하다고 혼나는 게, 실수가 들통나는 게 좋은 사람들 감이당에 도착하니 만나기로 한 세미나실 안에서 선생님들이 계셨다. 자세히 보니 오늘 인터뷰하기로 한 희진 쌤, 경아 쌤, 주란 쌤 외에도 몇몇 분이 더 계신다. 유리창 너머로 꾸벅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세미나실 문이 열리며 나를 향한 인사와 서로를 향한 말이 엇갈려 문밖으로 튀어나왔다. “어서 오세요!” “우리 얘기 더 해야 돼!” “일찍 오셨네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 자못 진지하고 심각한 얼굴들이라 나는 걱정 마시라고, 위층에서 쉬고 있겠다고 말씀드리고 어서 자리를 피해드렸다. 그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조금 걱정했는데, 이제 와 보니 그리 큰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인터뷰하며 이분들이 이렇게 머리를 맞대고 공동체.. 2023. 12. 15.
[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 폐경, 다르게 보기! 폐경, 다르게 보기! 50대 중반의 친구가 ‘폐경’ (폐경(閉經);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되어 기능이 저하되면 더 이상 여성 호르몬을 생산하지 않는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을 폐경이라 한다. 최근에는 폐경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완경(完經)’이라고도 표현한다. 이 글에서는 폐경으로 표기한다.)되니 새벽 4시면 눈뜨고, 4월인데도 추워서 내복을 입는다고 했다. 나는 친구에게 이제 몸이 변하는 중이니, 커피를 줄이고 내복 입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자고 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31살이 된 딸이 “폐경 증상에 대해 엄마처럼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내 친구의 어머니를 보면 약을 먹어서 추운 것을 없애려고 해. 그러니 엄마가 ‘다르게 보는 폐경’에 대한 글을 쓰면 어떨까?” 폐경, 꼭 치료.. 2023. 12. 1.
[요요와 불교산책] 수행은 고행이 아니다 수행은 고행이 아니다 아, 우리는 아주 안락하게 산다. 원한 품은 자들 속에 원한 없이, 원한을 품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원한을 여읜 자로 살아간다. 아, 우리는 아주 안락하게 산다. 우리의 것이라고는 결코 없어도, 광음천 세계의 천신들처럼, 기쁨을 음식으로 삼아 지내리라.(『법구경』 197, 200) 고행을 멈추다 보리수 아래에서 위대한 깨달음을 얻기 전 붓다는 어떻게 수행했을까? 붓다의 수행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엄청난 고통스런 수행의 결과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먹지도 않고 잠을 자지도 않고 피가 마르고 살이 마르는 고행을 해야지만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면, 우리 같은 평범한 중생에게 깨달음이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된다. 그러나 이미 말했듯이 이것은 오해다. 간다라 .. 2023. 11. 28.
[공동체지금만나러갑니다] 이동하는 신체를 가진 청년, 경덕 이동하는 신체를 가진 청년, 경덕 2023년 10월 26일, 북드라망에서 주최한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북토크 행사에는 세 명의 사회자가 있었다. 전체 흐름을 이끌며 청년과 장년 사이를 이어주었던 은실 쌤, 청년 저자들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졌던 나, 그리고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의 뒤풀이 자리를 이끌었던 경덕. 경덕은 유별나다. 내가 길드다에서 진행했던 세미나에 처음 왔을 때부터 그랬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하다가 마지막에 오프라인으로 만났는데 그날 식사 자리에서 자기가 어떤 사람처럼 보이냐고 물었다. 여러 세미나를 진행하며 낯선 사람을 많이 만나봤지만, 스스로에 대한 인상평을 묻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나날 속에서 불안해하고 있었기 .. 2023.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