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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024

[연암을만나다] 그것은 나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이름이 아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름이 많았다. 태어날 때 부모님이 정해준 이름, 성인이 되어서 정하는 자字, 친구들이 붙여주거나 자기가 만들어 붙이는 호號, 또 관직 앞에 성만 붙여서 부를 때도 있으니 종류만 네 가지다. 연암의 가까운 친구였던 선비 이덕무는 호를 많이 지었던 탓에 그중에서도 이름이 꽤나 많았다. 젊은 시절에 쓴 호만 해도, 삼호거사, 경재, 정암, 을엄, 형암, 영처, 선귤헌, 감감자, 범재거사, 9개나 된다. (그밖에도 청음관, 탑좌인, 재래도인, 매탕, 단좌헌, 주충어재, 학초목당, 향초원, 청장관 ‘등’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이덕무가 호를 또 하나 지었다. 당堂 하나를 짓고 ‘선귤당蟬(매미)橘(귤)堂(집)’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거처에 붙이는 당호는 이름.. 2020. 9. 10.
동화, 말의 마법 동화, 말의 마법 동굴의 금기 아이들과 집에만 있을 수가 없어서 뒷산이며 동네 공원이며 계속 나가게 된다. 지난 주말에는 문경 석탄 박물관에 다녀왔다.(‘문경 에코랄라’) 이곳에는 1963년에 석탄을 캐기 위해 뚫어 1994년 문을 닫은 은성 광업소가 있던 곳이다. 석탄을 파기 위해 들어간 갱도 전체 전체 길이가 무려 400km나 되며 깊이는 최고 800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하루에 3교대로 일했고, 이곳에서 일한 광부의 수는 모두 4,300명이라고 한다. 지금은 광산마을을 재현해 놓은 곳과 아이들 놀이터가 있고, 전기 모노레일로 광산 뒤쪽 언덕을 조금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그곳에 가면 조선, 고려, 통일신라 시대 사극이나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배경 세트장도 있어 천천히 구경할 만했다. 석탄 박물관은 처.. 2020. 9. 9.
너바나? 니르바나?, 『Unplugged in Newyork』 너바나? 니르바나?, 『Unplugged in Newyork』 배철수 아저씨는 '니르바나'라고 했고, 잡지엔 '너바나'라고 써있었다. 나는 대체로 '너바나'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글자'로 '읽은 것'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어쨌거나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게 아니고, 때는 95년 케이블 방송이 시작된 해였다. 아무래도 처음이다보니 컨텐츠가 부족했을 터, 당시 엠넷(Mnet) 채널에서는 엠넷에서 제작한 방송과 거의 같은 비율로 MTV를 볼 수 있었다. 처음 'MTV'라는 알게 된 것은 '잡지'를 통해서였다. '미국에는 24시간 내내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 방송이 있는데, 그게 MTV다' 정도의 정보였다. 대략 그런 정보를 무심결에 취득한 후 직접 본 것은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던 '극장식 음악감상실'에서 였다.. 2020. 8. 28.
[연암을만나다] 한 번도 멈추지 않은 글 읽기 한 번도 멈추지 않은 글 읽기 매주 수요일이면 마음이 급해진다. 씨앗문장을 쓰고 다음날 세미나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쓰지 못하고, 미리미리 다 읽지 못한 것이 한탄스럽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 앞에선 어쩔 도리가 없다. 다만 모든 일정이 끝난 저녁이후의 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생각뿐이다. 그래서 이 시간대에 친구가 나에게 무언가를 같이 하자고 하면 ‘어? 안 되는데ㅠㅠ’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하지만 이내 ‘후딱 끝내고 공부하자’라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공부와 친구 둘 다 잡고 싶기 때문이다. 문제는 ‘후딱 끝내자’라는 데에 너무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마음이 콩밭에 가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관계도 공부도 둘 다 잡으려 했던 내 마음과 반대로 어디 한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2020.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