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796 바나나를 좋아합니다 바나나를 좋아합니다 우리 딸은 과일을 참 많이 먹는다. 매 끼니 때마다 밥을 다 먹고 나면 딸기도 먹고, 사과도 먹고, 배도 먹는다. 끼니와 끼니 사이 중간엔 간식으로 바나나를 자주 먹는데, 바나나는 아빠가 보기에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top3에 들어가고도 남는다. (부동의 1위는 귤인데, 손발이 하도 노래져서 귤은 요즘 못 먹고 있다.) 가령 요즘 부쩍 자주 먹는 딸기의 경우 "딸기 먹을래?" 물어보면 간혹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그래도 주면 먹기는 한다) 그러나 바나나와 귤의 경우엔 단 한 번도, 배가 아무리 빵빵해도 절대 고개를 흔드는 법이 없다. 언제나 긍정이다. 이것도 닮는 건가 싶기는 하다. 무슨 말인가 하니, 아빠도 바나나를 꽤나 즐겨먹는다는 이야기다. 사진은 수요일 아침에 찍힌 .. 2019. 1. 11. 아버지라는 ‘두려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커 -『오이대왕』 아버지라는 ‘두려움’크리스티네 뇌스틀링커, 『오이대왕』 필자의 말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볼프강은 수학은 서투르지만 수영 하나는 자신 있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그런데 어느 날, 볼프강의 집에 느닷없이 왕을 자칭하는 자그마한 오이 모양의 괴물 하나가 나타난다. 그가 말하길 자신은 ‘오이대왕’으로, 볼프강네 집.. 2019. 1. 8. 물러날 때를 아는 자가 진정한 승자 물러날 때를 아는 자가 진정한 승자 나에게 아버지는 어린 시절 추종과 숭배의 대상, 사춘기 시절 가능하면 피해야n하는 사람, 돌아가시고 난 후 가끔 보고싶은 애증의 대상이다. 아마 아들도 이와 비슷하게 나를 생각할 것이다. 아직은 추종과 피하기의 중간 단계에 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해 나를 극복의 대상으로 여길 것이다. 우리 아빠는 엄청 많이 먹는다! 나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고관절염을 앓았었다. 하지만 적시에 치료하지 못해 왼쪽 다리가 오른쪽보다 약 7-8cm 정도 짧았다. 4급 정도의 장애 등급을 받았고, 걸을 때 한쪽 다리를 절뚝거릴 수밖에 없었다. 진해에 살았을 때 기억이니 아마도 5-6살 무렵일 것이다. 어린 내 눈에는 아버지의 모든 것이 멋있고 좋아보였나 보다. 한 쪽 다리가 .. 2019. 1. 4. 누가 이 아이들을 키우는가? 누가 이 아이들을 키우는가? 논이 있는 아파트 나는 집을 그리는 사람이다. 그려주고 끝내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이 살 집을 처음 그리고, 지어지는 마지막 과정까지 함께 한다. 그 사이 좋든 싫든 그들의 삶에 일부분 관여하게 된다. 하다 보니 느낀 점은 어떤 집에서 사느냐에 따라서 삶은 달라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결혼 후 아내의 학교 근처에 복도식 아파트를 얻었다. 요즘엔 복도식 아파트가 거의 없다. 사생활에 방해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옆집 이웃을 만나기는 쉽지만 어쩌면 그 이유로 비교적 집값이 저렴하다. 신혼이고 아이도 없던 터라 이웃은 다소 형식적으로 대했다. 첫째를 가질 즈음 코아식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한 엘리베이터에 보통 두 세대인 흔히 보는 아파트 구조이다. 그런데 그곳은 신기하게도 아파트 .. 2018. 12. 28.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 1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