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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796

[내인생의주역] 고귀한 축적 고귀한 축적 山天大畜 ䷙ 大畜, 利貞, 不家食, 吉, 利涉大川. 初九, 有厲, 利已. 九二, 輿說輹. 九三, 良馬逐, 利艱貞. 曰閑輿衛, 利有攸往. 六四, 童牛之梏, 元吉. 六五, 豶豕之牙, 吉. 上九, 何天之衢, 亨. 주역의 大畜괘는 축적에 대한 담론이다. 우리 시대의 축적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증식하는 자산 축적에만 포인트를 둔다. 그 부가 어떻게 순환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담론은 풍부하지 못하다. 그러나 주역의 대축괘는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소유와 증식을 전복하는 담론이다. 즉 축적이 극에 이르렀을 때 대축괘는 모두 흩어버린다. 그래서 ‘하늘의 거리가 형통하다.’(何天之衢, 亨)고 한다. 어떻게 하나도 쌓인 것이 없을 때를 가장 큰 축적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대축괘의 축적방식은 초반에는 위태롭.. 2020. 2. 18.
[나의삶과천개의고원] 연애, 언어를 변주하라! 연애, 언어를 변주하라! 나는 지금까지 두 번의 진~한(!) 연애를 했다. 한 번은 고등학교 때였고, 또 한 번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였다. 두 번의 연애를 마친 나의 소감은 “연애는 공부보다 어렵다!”이다. 매번 서로에게 시간을 올인(!) 해야 하고, 때 되면 해주어야 할 선물과 이벤트가 필수 조건이 되어 버린 연애방식이 지루했다. 무엇보다 ‘사랑’으로 행해지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 소모가 힘이 들었다. ‘아… 연애가 이토록 어려운 것이었던가…’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불어오는 바람을 어찌 막으랴! 나는 지금 세 번째 연애 중이다. 선물과 이벤트가 필수 조건이 되어 버린 연애방식이 지루했다. 무엇보다 ‘사랑’으로 행해지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 .. 2020. 2. 12.
[내인생의주역] 크게 싸워야 만난다 크게 싸워야 만난다 ䷌天火同人 同人于野, 亨, 利涉大川, 利君子貞. 初九, 同人于門, 无咎. 六二, 同人于宗, 吝. 九三, 伏戎于莽, 升其高陵, 三歲不興. 九四, 乘其墉, 弗克攻, 吉. 九五, 同人, 先號咷而後笑, 大師克, 相遇.上九, 同人于郊, 无悔. 동인의 괘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에 관한 괘이다. 나는 늘 이 주제에 꽂힌다. 타인과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를 묻는다는 건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묻는 동시에 인간 본연에 대한이해를 요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죽을 때까지 이 질문에 묻고 답하며 살고 싶다. 동인괘가 제시하는 답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동심(同心)이다. 은 군자가 “마음을 함께 하여 하나로 되면 그 날카로움이 쇠도 자르며 그 말에서는 난초와 같은 향기가 난다(二人同心, 其利斷金,.. 2020. 2. 11.
법고(法古)하니 창신(刱新)이?! 법고(法古)하니 창신(刱新)이?! 다음 주면 곰샘의 글쓰기 책인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와 48인의 대중이 함께 쓴 『나는 왜 이 고전을』이라는 책이 나온다. 그래서 지금 강감찬TV에서는 이 두 권의 책을 소개하는 북트레일러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 팀은 그 중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의 북트레일러를 맡았다. 출판사에서 온 영상의뢰서에는 “북트레일러인 듯 인터뷰인 듯한 영상”을 요청한다고 적혀있었다. 오옹?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잠시, 한편으로 걱정이 밀려왔다. ‘어떤 영상을 말씀하시는 걸까? 할 수 있겠…지?’ 강감찬 신입 직원(?)인지라 걱정이 앞섰다. 이런 마음을 읽으셨는지, 인터뷰 형식으로 제작된 다양한 북트레일러의 영상링크를 첨부해서 보내주셨.. 2020.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