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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024

[요요와 불교산책] 무엇이 비린 것인가? 무엇이 비린 것인가 세상의 살아있는 생명을 수호하지 못하고,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 그들을 해치려 하고, 계행을 지키지 않고, 잔인하고, 거칠고, 무례한 것, 이것이야말로 비린 것이지 육식이 비린 것이 아닙니다.(『숫타니파타』 『아마간다의 경』) 훔친 돼지만이 살아남았다 『훔친 돼지만이 살아남았다』를 읽었다. 새벽이라는 돼지가 있다. 새벽이는 직접행동DxE(Direct Action Everywhere) 활동가들이 화성에 있는 한 종돈장에서 훔쳐온 돼지이다. 이들은 왜 돼지를 훔치는 절도의 범죄를 저질렀을까? 디엑스이 활동가들은 2019년 4월부터 자발적 참여자들과 함께 매주 도살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들은 온몸으로 도살장으로 들어가는 차를 막았다. 도살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었다. 마지막으.. 2022. 11. 4.
[청량리발영화이야기]영화를 '듣는다'는 것 영화를 '듣는다'는 것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 | 2016 M본부의 은 1993년에 시작됐으니, 그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영화소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요즘엔 ‘비디오’로 영화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뿐더러,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으로 보는 건 옛날 사람들이다. 반면 라디오는 매체의 특성상 영화에서 흘러 나왔던 음악을 중심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1998년에 시작된 CBS의 은 영화음악 방송의 초장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유튜브’가 대세인 요즘 영화를 영상이 아닌 음악으로 소개하는 건 어쩐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이 20년 이상, 지금도 여전히 애청된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 “이 시간이 방송을 듣는 사람.. 2022. 10. 26.
[헤테로토피아] 야만성이 만들어내는 저항 야만성이 만들어내는 저항 미셸 푸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5~76』, 김상운 옮김, 난장, 2015. 모든 관계는 변할거야 나는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정말 본 적이 없다. 결국 그들은 싸우거나, 멀어지거나, 무심해진다. 내가 아마 사랑, 동지애 이런 영역에 대해 조금은 냉소적인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인데, 아마 내가 늘 사람들에 대해서 한구석에 비관적인 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내게 다소간 자기혐오 같은 것이 있다고 여겨왔다. 그래서 턱없이 자신감 넘치는 사람을 그리 믿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태도가 다른 효과를 낳는데, 어떤 관계든 변할 수 있다는 신념이 그 아래에 존재하게 된 것이다. 아.. 2022. 10. 21.
[청량리발영화이야기] 카메라로 드러나는 질문의 태도 카메라로 드러나는 질문의 태도 | 킬링필드, The Killing Fields | 롤랑 조페 감독 | 1984 영화 는 1973년 캄보디아에서 시작합니다. 인접한 베트남에서 전쟁에 패한 미국이 막 철수할 무렵이었죠. 그로 인해 미국의 지원을 받던 캄보디아 ‘론 놀’정권의 세력도 약해지고, 론 놀 역시 하와이로 망명을 떠나게 됩니다. 이때 캄보디아의 급진적인 좌익무장단체인 ‘크메르 루즈’가 무정부 상태의 캄보디아를 장악하게 됩니다. 뉴욕타임즈의 기자 시드니(샘 워터스톤)는 급박한 캄보디아의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수도 프놈펜으로 날아갑니다. 공항에서 그를 기다리는 현지통역인 겸 기자인 프란(행 S. 응고르)은 비행기가 연착되고, 지프차들이 어디론가 급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뭔가 ‘사건’이 일어났음을 직감.. 2022.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