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그만... 이제 그만"
딸과 나는 온몸을 이용해서 논다. 요즘 부쩍 자주하는 놀이는 딸을 업고 등으로 한번씩 통통 튀겨주는 놀이인데, 통통 흔들릴 때마다 아주 자지러지게 웃는다. 다만 이 놀이를 얼마만큼 해야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딸과 아빠의 감각이 다르다. 아주 많이 다르다. 놀이를 시작할 때 아빠의 마음은 '이렇게라도 딸의 주의를 좀 돌려놔야지'이다. 그래서 딱 재미있을 정도, 그러니까 열번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한다. 그 정도 하고선 바닥에 딸을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 딸은 아빠의 등에 찰싹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러니까 딸의 감각으로는 이 놀이를 삼사십번쯤은 더 해야 하는 것이다. 아빠의 등과 허리는 어떻게 되든 말든...ㅠ 물론 그때마다 아빠는 절로 '그..끄으...그만.....그만하자' 한다.
사진 속의 터널 놀이도 그렇다. 단순히 터널을 통과하는 것뿐인데, 딸 혼자 통과하기만 해도 재미있을텐데 우리 딸은 꼭 터널 가운데서 아빠를 부른다. 아빠는 결국 들어가긴 하지만, 살이 좀 찐 관계로 나올 때마다 고역도 그런 고역이 없다. 이것도 서너번 하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딸은 이번에도 아빠가 '그...그만...이제 그만'할 때까지(또는 그 이상까지) 놀아야 한다. 아빠는 이렇게 딸에게서 '낙장불입'을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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