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이야기 ▽214 [발견, 한서라는역사책] 혹리를 만드는 사회 혹리를 만드는 사회 혹리의 탄생 무제의 신하 중, 장탕이란 인물이 있다. 하급관리에서 시작해 어사대부까지 오른 인물로, 청렴과 엄정한 법 적용의 대명사다. 무제의 신임이 어찌나 대단했던지 天下事皆決湯(천하사개결탕)! ‘천하의 모든 정치가 오직 장탕의 손에서 결정되었다.’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그러나 반고의 평가는 무제와 다르다. 반고는 장탕을 혹리로 분류했다. 왜 반고는 장탕을 혹리, 즉 가혹한 관리라 부른 것일까? 부국강병의 욕망이 이글거리는 시대. 무제는 흉노를 서역으로 몰아내고, 사이(四夷)를 복속시켜 영토를 넓혀나갔다. 다스릴 땅이 넓어지니 관리가 많이 필요한 건 인지상정. 관리가 많이 필요한 시대에 무제는 어떤 관리가 필요했을까? 무제가 천하를 통치하면서 현인을 등용하고 유생을 채용하며 나.. 2020. 9. 23.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상소 사건 시말기 2 – 옳은 일은 저지르고 본다, 뒷일은 뒤에 생각한다 상소 사건 시말기 2– 옳은 일은 저지르고 본다, 뒷일은 뒤에 생각한다 환관 유근, 그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유근은 섬서성 흥평(興平) 출신으로, 본래 성은 담(談)씨였습니다. 북경에서 우연히 태감 유순(劉順)을 알게 되고, 양자로 거두어져 입궁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신분의 한계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물론 환관이 되는 것이 무슨 대단한 변신이냐 할 수도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최하층에 속하는 민(民)들에게 있어 삶은 구조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괴로운 조건일 뿐입니다. “좀 더 편안한 생을 차지하기 위해 사투리처럼 몸을 뒤척이는” 것이 보통의 삶인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현대 사회가 더 좋아졌느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신분제가 사라졌을 뿐 여전히 아니 어쩌면 이전보다 더욱 .. 2020. 9. 22. 프롤로그 _ 전문가주의를 넘어 내 눈으로 고전 읽기 새연재가 시작됩니다!『기록자의 윤리 역사의 마음을 생각하다』(책소개 바로가기)로 한 차례 남다른 고전 읽기 방식을 보여주신 최경열 선생님의 새연재 ‘최경열의 자기만의 고전 읽기’를 시작합니다. 인류지성사의 가장 ‘핫’했던 시기 중 하나인 ‘춘추전국시대’의 고전들을 다루는 전문가적 식견과 새로운 독법을 기대해주셔요! 프롤로그 _ 전문가주의를 넘어 내 눈으로 고전 읽기 고전을 두고 많은 말이 있다. 널리 알려진 정의 가운데 하나는 누구나 다 알고 있으나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말일 것이다. 다시 읽는 게(reread) 고전이라는 말도 있으나 이 말은 고전을 처음 읽으면서도 다시 읽는다고 말하는 언어습관을 유머러스하게 비튼 표현이다. 고전이라는 말에는 읽지 않는다는 뉘앙스가 전제된다는 사실이 재밌다. 지금.. 2020. 9. 11. [왕양명의마이너리티리포트] 상소 사건 시말기 – 옳은 일은 저지르고 본다, 뒷일은 뒤에 생각한다 상소 사건 시말기 – 옳은 일은 저지르고 본다, 뒷일은 뒤에 생각한다 환관 - 왕의 남자? 권력의 빛과 그림자 환관(宦官) 혹은 내시(內侍)는 궁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중 여성 궁인들에 대해 남성 궁인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남성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중성(적)이라는 말이 환관을 더 잘 이해한 말인 것은 절대 아닙니다. 환관은 남성의 거세로 규정될 뿐 아니라, 거세 이후에도 그 욕망은 기본적으로 남성적이기 때문입니다. 환관은 절대 권력자인 황제와 황실 가족들은 물론 황제의 수많은 비(妃)와 빈(嬪)들이 지내는 왕궁에서 살림을 책임지는 살림꾼들입니다. 그런데 황궁 내에서는 제왕의 순수 혈통을 보존해야 하므로, 환관의 거세는 어느 순간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거세한.. 2020. 8. 19. 이전 1 ··· 45 46 47 48 49 50 51 ··· 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