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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7월에 눈에 띈 책들 7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발터 벤야민 : 1892-1940, 한나 아렌트, 이성민 옮김, 필로소픽 발터 벤야민과 한나 아렌트.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이 두 철학자가 한곳에서 만난 책이다. 원래 이 글은 아렌트가 1960년 10월 12일 「뉴요커」에 게재한 전기적-사상적 소묘인데, 아렌트는『조명Illumination』이라는 제목으로 발터 벤야민 선집을 영어권에서 처음으로 출간할 때 이 글을 서문으로 싣기도 했다. 책은 140쪽 가량의 짧은 분량에 벤야민의 사유체계를 등고선처럼 그리고 있다. 아렌트는 ‘위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벤야민의 불우한 삶, 그로부터 비롯된 그의 사유를 차츰 꿰어나가며, 시인이 아니면서도 시적으로 생각했던 벤야민의 사유방식을 글로 보.. 2020. 7. 31.
[연암을만나다] 돌직구가 주는 것 돌직구가 주는 것 친구 어머니 중에 휴대폰에 남편을 ‘내면의 평화’라고 저장하신 분이 있다고 한다. 친구가 의아해서 왜 그렇게 저장했냐고 물었더니,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전화를 받기 전에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자는 마음이었다고 하셨단다. 어딘지 모르게 웃프다. 그런데 평소 우리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기분 상하지 않게 돌려 말하는 데에 꽤 능숙한 것 같다. 우유부단하다는 말 대신 ‘착하다’라고 말하고, 이기적이라는 말 대신 ‘승부욕 있다’라고 애써 포장한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 똥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똥 싸러 간다.’라고 말하는 대신 ‘화장실에 잠깐 볼일 좀…!’라고 말하는 게 더 익숙하다. ‘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저절로 표정이 찌푸려지는 것처럼 단어가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온몸으로 강하게 오기 때.. 2020. 7. 30.
[생생동의보감] 어쩌다 신선(神仙) 어쩌다 신선(神仙) 음식은 산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인데, 이를 여러 날 먹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다. 『본초(本草)』에는 배고프지 않게 한다는 글이 있는데 의방(醫方)에서 그 방법을 말하지 않는 것은 그 방법이 신선의 술법(術法)에 관계되고 보통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뜻밖의 일로 도망쳐 사람이 없는 곳에 피난을 가거나 골짜기나 물이 없는 곳이나 깊은 구덩이 속에 떨어져서 사방을 둘러보아도 먹을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경우를 당하였을 때는 물이나 공기를 마셔야 하는데, 그 방법은 아래와 같다. 여섯 가지 천기를 마시는 법(服六天氣法) : 여섯 가지의 천기(天氣)를 마시면 배고프지 않게 해준다. 급하고 어려운 지경에 처하여 인적이 없는 곳에 있게 되었을 때 거북이나 뱀처럼 .. 2020. 7. 29.
[쿠바리포트] 신경 이야기 – 2편 신경 이야기 – 2편*신경 이야기 1편 보러가기 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 인간은 동물이다. 우리는 이 간단한 명제를 두고 치고받고 싸운다. 이 한 문장을 도대체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화라는 나무의 곁가지에서 뻗어 나온 ‘호모 사피엔스’ 종(種)이라는 사실에 한 치의 의심 없이 ‘옳다’고 말하는 때는, 글쎄, 생물학 시험 때나 되려나. 그렇게 머리로는 외워도 가슴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지금 아이패드를 블루투스 키보드에 연결해서 이 원고를 타이핑하고 있는 ‘나’라는 사람이 개, 쥐, 바퀴벌레, 물고기(따위)와 동질한 존재라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딱 봐도 내가 더 우월하지 않은가? 자고로 인간이란, 이 세계를 초월하는 ‘무엇’(그것이 신이든, 진화의.. 2020.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