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삶을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질문자 1 : 상대방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할까요?
질문자 : 다른 게 아니라 공부하다 보면 있는 그대로 보라 상대를 판단하지 말고 보라 이렇게 하는데 이것을 이해를 할 때 저 사람은 성격이 그렇구나, 이 사람은 돈을 빌려갔는데 돈을 안 갚아준다, 살기가 힘들어서 못 갚는구나, 제가 이렇게 이해를 하다보면 제가 어디까지 이해를 해야 할지.
정화스님 : 착한 일이란 자기한테도 이롭고 상대한테도 이로워야 합니다. 자기한테 이로워야 해. 그래서 돈을 빌려줬는데 내가 항상 불안하다 그러면 돈을 안 빌려줘야 해. 이 집이 다 날아가도 마음이 편해, 라는 마음이 완벽하게 서면 보증을 서주면 돼요. 내가 조금이라도 찝찝하면 보증을 서줄 필요 없어요.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어떻게 해 볼 수 없어요. 이미 지나간 일이니 그렇구나 해야 돼요.
질문자 : 제가 책보고 공부하고 이런 걸 좋아하는데 직장생활을 하는데 여자 분들이 한 20명이 있어요. 그런데 나가보면 매 오늘은 드라마가 어떻고 화장품이 어떻고 옷은 어떻고 하는데 저는 사실 그런데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여기 와보자 하면 그런데 뭐 하러 가냐 이상하다 이런 식으로 하는데. 그래도 같이 사회생활 해야 하니깐 억지로 맞추어서 어울려야 하는지.
정화스님 : 괴롭지 않은 한 상태까지만 하시면 됩니다. 지금 만나 하는데 힘들면 난 하나도 안 해 지금 보기에 만들어진 세상보기 양상은 내가 그 일을 하면 내가 힘들어요.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는 말든 그렇게 신경 쓰지 마시고.
결혼하셨어요?
질문자 : 네, 오십이예요.
정화스님 : 남편의 뭘 고치려고 노력은 많이 해보셨어요?
질문자 : 남편도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고, 애들도 잘 자랐고. 근데 회사에서…
정화스님 : 그래요 그렇게 보면 편하잖아요. 남편이지만 지 인생 그렇게 사는 정도로만 보면…그렇게 해서 남편도 그렇게 보는데, 회사사람에게 그렇게까지 보려고 할 필요 없어요. 그래서 여기까지 하면 마음이 편하면 여기까지 하시고 그 선만 내려가면 불편해요. 그러면 불편하게 그렇게 할 필요 없어요. 그러면 굉장히 이기적일 것 같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면 마음이 불편하지 않아요. 불편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는 불편하지 않는 사회가 돼요. 잘해준다고 하면서 자기가 불편하면 다 괴로워. 엄마가 자식에게 과도하게 잘해준다고 하면 심신이 괴로워. 그러면 엄마가 괴로운 상태가 돼요. 그러면 그 집안이 괴로운 상태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나 거기에 마음 쓰지 말고. 충분합니다.
질문자 : 불교에서 공부를 했는데도… 저는 저대로 좋은 것만 하고 현실 속에서는…
정화스님 : 보살님에게만 좋은 것만 충분하게 하고 그 다음에 힘 닿는 대로 나누면 됩니다. 충분합니다.
질문자 2 : 다른 사람이 저를 이상하게 볼까 신경 쓰입니다.
질문자 : 우연히 여기 알게 돼서 왔는데요. 평소에 제가 여기 알게 되고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든 거는 지금 글이나 말 쓰는 데 부자연스러움을 느껴요. 지금 제 직업과도 관련이 되지만, 직업 말년이 돼 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제 부끄러움을 해소하지 못하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이 느껴져서 여기까지 공부하러 왔는데요. 오면서도 또 약간 부끄러움이 또 생기는 거예요. 왜냐하면 남이 볼 때는, 그렇잖아요. 공부라는 게 꼭 여기 와야 되는 것도 아니고 자기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건데 사치스러운 일이 아닌가. 누구한테 공부하러 온다는 말도 못하고 몰래 왔는데요. 여기서 이제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부끄러움이 어디에서 왔나 생각을 해보니까, 내 돈으로 내가 벌어서 공부하는데 왜 부끄럽지 하고 생각해 보니까 나의 수고도 있지만은, 여러 세상의 수고로움, 거기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실컷 여기까지 와서는 뭔가 하면서도 쓰임이 없다면 그냥 하나의 취미생활, 오락이지 않을까. 그에 대한 두려움이 있구나. 뭔가를 만들어내고 결과를 만들지 않으면 사실 어디 가서 청소하고 설거지해서 쓰임이 있을 수도 있는데 공부를 선택했다면 여기서 그만큼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나 그런 책임감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그런 것도 해봤는데, 평소에 별로 안하기 때문에 공양간 가서 일을 해보니까 저를 안 반가워하더라구요. 상추 씻는 것 하나도 다 흉이 되고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부쪽이겠구나 싶어서 지금 배운답시고 여기까지 왔는데 저는 즐겁지만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본다면 그것도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정화스님 :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보는 것은 그 사람 몫이니까 다른 분까지 신경 쓰지 마십시오. 자칫하면 자기 삶의 부끄러운 몫이 별로 없는데 그것을 크게 키워서 자기 과거를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요. 자기가 별로 그렇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넘어가면 그것은 쓸데없어요. 아까 상추 씻는다는 얘기. 도와주려고 했는데 그 사람들은 뭐라고 합니까? 안 도와주는 것이 도와주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죠. 그냥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더더욱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바꿔 말하면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계상이에요. 이 세계상하고 보살님의 삶하고 딱 맞는 것은 몇 개 없어요. 왜 몇 개 없냐 하면, 유전자의 처지에서 보면 똑같이 만들어놓으면 이 지구상에서 병이 하나 생겼다고 합시다. 전염병이. 그러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다 한 번에 싹 죽어.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우의 수에도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다양, 다기하게 유전자를 조합을 시켜요. 생명체 안에. 바꿔 말하면 온갖 사람들이 다른 생각 하도록 사는 것이 좋은 거예요. DNA에서 보면. 삶의 양태가 갖가지여야 해요. 획일화되면 그 사회는 처음에는 으쌰으쌰 해서 뭔가 이루게 되지만, 약간 이루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떨어지게 되어 있어요. 한국에서 요즘 계속 창의교육이다 뭐다 하는데 지금까지 굉장히 잘 하고 있어요. 앞으로 그러려면 모난 돌이 많이 나와야 돼요. 우리 속담 있잖아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무슨 말입니까? 조선 시대에는 중앙 정부가 이렇게 생각하라고 하는 것만 생각하세요 이런 거였어요. 네 뜻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이에요. 가부장적이라는 것이 다른 게 없어요. 아버지 생각이 그냥 우리 가족의 생각이 되는 거예요. 대통령 생각이 세계 생각이 돼요. 그런 사회는 처음에는 함께 모여서 뭔가 되는 것처럼 보여도 나중에 다른 시대가 오면 적응하기 힘든 것이죠. 그래서 지금 사회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모난 돌이 되어야 하는 사회예요. 그래서 독특한 자기 삶의 양상을 전혀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형편이 닿는 대로 즐겁게 하시면 돼요.
정리_감이당 일요 대중지성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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