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92 [약선생의 도서관] 원문에 갇힌 의미를 해방하는 번역 『번역하는 문장들』 번역, 타자가 들어오는 관문 조재룡의 『번역하는 문장들』 프랑스어에는 ‘에크리튀르’(écriture)라는 단어가 있다. 인터넷 포털 사전을 활용해 찾아보면 ‘문자, 글씨, 글쓰기, 문체, 화법이나 작곡법’ 등등으로 번역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로 문자와 관련된 의미들을 지칭한다. 물론 사전에 나와 있는 뜻으로만 보면 그리 어려운 단어가 아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현대철학에 와서 무척이나 문제적인 단어가 된다. 형이상학의 시대, 신의 시대에 ‘신의 음성’, ‘존재의 목소리’, ‘양심의 목소리’는 우리를 움직이는 강력한 배후였다. 우리가 바라보는 현상 이면에 실체적 진리가 존재하며, 세상은 언제나 그것으로부터 움직인다는 초월적 신념은 강고한 것이었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말했을 때 신은 바로 이런 .. 2016. 8. 9. 우리는 계속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음악인들의 인터뷰를 보며 든, 출판에 대한 소소한 생각 몇 가지 문제는 스트리밍 시장이 음악시장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다 보니 오히려 음악 구매층이 한정되어버린다는 점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음원 서비스 이용자가 500만 명 정도 되거든요. 그건 사실상 음악을 구매하는 사람이 500만 명이라는 얘기예요. 예전에는 전 국민이 음악을 구매하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집에 가면 아버지가 산 LP가 있고, 형이 산 테이프가 있고 내가 산 테이프도 있었는데, 이제는 음악이 디바이스 산업에 종속되다 보니까 기기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음원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겁니다. 음반을 사고 싶어도 오프라인 음반사가 없잖아요. 오히려 대중이 축소된 거죠. 음악이 모든 사람이 즐기는 매체에서 일부 사람만 즐기는 매체가 된 겁.. 2016. 8. 8. [활보활보] 당당히 ‘비켜주세요’ 라고 할 수 있기 위하여 첫 알바가 활동보조, 다행스럽게도 ❚ 세상에 나오니 돈이 필요하네 작년 10월, 그때가 큰 여행가방에 이삿짐을 구겨 ‘옇고’ 서울로 올라온 날이다. 극단 공동체 생활은 했지만, 그것이 나의 일도 나의 아르바이트도 아니었던 어중간한 생활을 해온 나. 몸을 너무 안 움직였던 탓일까. 그렇게 몸이 무거워지다 보니 마음도 둔해져버린 탓일까. 단지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문제야’라고만 생각했던 음악일도,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던 때가 있었다. 2014년, 연초에는 ‘청마의 해’라며 기분 좋게 연하장을 썼었는데. 나를 태우고 달려주리라 생각했던 그 청마한테 뒷발로 한 대 걷어차인 것 같은 해였다. 지금까지는 내가 해야 하는 일의 ‘가치와 필요성’의 요구대로 .. 2016. 8. 5. 건강에 신경쓰기에 나는 너무 늦은 나이인 걸까? 아직...늦지 않았다 5년 전쯤 한의원에서 진료받기를 기다리다가 72세, 75세라는 할머니 두 분이 서로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A : "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너무 기운이 없고 어지러워. 손발은 왜 이렇게 차갑기만 한지..." B : "나두 요새 들어 힘드네. 허리랑 등도 아프고 다리까지 시큰거려 잠도 편히 못 자겠고. 귓속에서는 자꾸 파도소리 같은 게 들려." 듣고 있자니 두 분이 토로하는 증상이 나의 병증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분들도 얼마 전까지는 그러지 않으셨다는 게 더 충격적이었다. 당시 나는 고작 마흔 살이었는데 칠십 넘은 노인네와 같은 상태가 되어버렸다니. 내 몸이 어째서 그런 상태가 된 것인지를 묻자 한의사선생님은 “원기(元氣)가 크게 손상되어서 그렇다”고 말.. 2016. 8. 4. 이전 1 ··· 569 570 571 572 573 574 575 ··· 8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