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우치다 타츠루 외,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 평정심과 더불어 필요한 것 우치다 타츠루 외,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 평정심과 더불어 필요한 것 나는 솔직히 저기서 호명된 '국민'이라는 주체가 조금 불편하다. 저마다 조금씩 달라서 같은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호명하는 방식도 그렇고, 성공과 실패를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식의 언설도 그렇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국민'이 되기를 (그게 어느 나라의 국민이든) 바란 적이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렇지만 나는 우치다 타츠루 선생을 몹시 좋아해서 한국에 출간된 거의 모든 책을 읽었다) 사실 그런 것들은 표면적인 이유고, 좀 더 생각해 보면 내가 '국민'의 다양한 층위들 중에 비교적 약한 쪽에 속한다는 점이 심층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만약에 xxx회사가 있고, 내가 거기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 2020. 2. 3. 『중국 철학 우화』- 기울어진 그릇 이야기 『중국 철학 우화』- 기울어진 그릇 이야기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노나라 환공의 사당에 들렀을 때다. 사당의 그릇을 보니 기울어져 있어서 그것을 신기하게 여긴 공자가 사당지기에게 묻는다. '저것은 무슨 그릇이오?' 사당지기가 말하길, 환공이 생전에 늘 가까이 두고 좌우명으로 삼던 그릇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릇이 어떤 용도인지 알아챈 공자는 제자에게 물 한바가지를 떠오게 하고, 그릇에 물을 부어 본다. 물이 반쯤 차자 그릇이 반듯하게 선다. 주둥이까지 물을 부으니 펑 소리를 내며 그릇이 뒤집힌다. 그 모습을 본 제자 자로가 스승 공자에게 '그릇'의 이치를 묻는다. 옮겨 놓은 글은 그에 대한 공자의 답이다. 지금이야 달리 생각하지만, 아니 적힌 그대로 훌륭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역시 마음 한구석에.. 2020. 1. 29. 질 들뢰즈, 『스피노자의 철학』- 도덕과 윤리의 차이 질 들뢰즈, 『스피노자의 철학』- 도덕과 윤리의 차이 스피노자적인 의미에서 '윤리학'과 '도덕'은 그렇게 다르다. 이 발상이 그를 17세기라는 한계를 넘어서게 한 것은 아닐까? 그건 그렇다치고, 도덕이 따로 있고, 윤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건 오히려 명제를 다루는 방식의 문제다. 심판의 도덕을 보증해 줄 '신'이 진짜로 있느냐 없느냐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신'이 없다면 기꺼이 신을 만드는 것이 인간이니까.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어떤 정파의 입장에서 이른바 '비판'을 하거나, 무엇이든 간에 '대립'이 문제가 될 때 인간은 도덕적으로 단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건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윤리적으로 보아 해로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언제나.. 2020. 1. 20. 니체, 『아침놀』- 말에 걸려 넘어져 다리가 부러진다 니체, 『아침놀』- 말에 걸려 넘어져 다리가 부러진다 '말'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발명되는 것이다. '나무'와 실제 나무 사이에는 아무런 필연성도 없다. 수없이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진 말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말'이 만들어진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에는 사람이 '말'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말'이 사람을 만들게 되었다. 아프리카의 들판을 뛰어다니는 톰슨가젤은 자신의 이름이 '톰슨가젤'인지 모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만든 것이 '신'인지도 모르고, '신'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겠지. 오직 인간만이 전지하고 전능한 어떤 것을 표시하기 위해 '신'이라는 말을 만들고, 그것을 '개념화'하였다. 그리고 결국엔 그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까지. 인간은 세계를 '말'을 통해 이해할 수밖에 없다... 2020. 1. 1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