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20 [읽지못한소설읽기]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도 슈사쿠, 『바다와 독약』, 박유미 옮김, 창비, 2014. 지난번에 『침묵』(링크)을 읽고서, 엔도 슈사쿠의 소설을 한권 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삶의 무근거성 아래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묻는 그의 문제의식이 좋았다.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모든 것이 결국엔 부패하기 마련이고, 부패하는 가운데서 이전과 다른 무언가가 생겨나는 것이라는 그의 답이었다. 요컨대 그것은 인간의 삶이 놓일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조건을 드러내 보여주는 일이다. 『바다와 독약』도 거의 비슷한 문제를 다룬다. 다만 여기에서는 좀 더 포커스가 좁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결국엔 모두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는 것, 바로 ‘죄’의 문제다. ‘죄’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사.. 2023. 10. 13. [기린의 걷다보면] 이 여름의 끝, 걷기의 단상들 이 여름의 끝, 걷기의 단상들 한 여름 걷기의 맛 8월 내내 둘레길을 걸을 엄두가 안 나는 무더위가 계속 되었다. 근데 올해 여름이 제일 시원할 수도 있다니 걱정이다. 그래도 누가 같이 걷자고 하면 마음이 달라졌다. 그래서 경기옛길 영남길 4코스도 걸었고, 서울 둘레길 1코스도 걸을 수 있었다. 이 코스들은 모두 산을 오르내리며 걷는 코스였다. 영남길 4코스는 용인 동백 호수 공원에서 석성산 정상을 통과하는 길이고, 서울 둘레길은 수락산 둘레를 걸었다. 그래서 한 여름이라도 숲 속을 통과하는 길이라 정수리로 내리꽂는 땡볕은 피할 수 있었다. 석성산 코스는 정임합목 하우스와 함께 걸었다. 471 미터 고지정도 되지만 동백동쪽 등산로는 산세가 가파르고 거대한 경사면의 암벽 길까지 타고 올라야 하는 코스였다... 2023. 10. 12. [행설수설] 쿠빌라이, 속도를 장악한 유목민 쿠빌라이, 속도를 장악한 유목민 *이 글은 강의의 일부 내용입니다. 칭기즈칸이 죽은 후에 중국정복은 몽골 제국의 미션이 됐어요. 몽골이 중국을 정복하기까지 과정이 거의 50년에서 60년이 걸립니다. 몽골 초원의 서쪽으로의 정복 전쟁과 중국을 정복할 때의 속도가 매우 다릅니다. 이게 너무 흥미롭지 않나요? 세계를 주름잡은 칭기즈칸의 손자들 1227년 이후, 30년 정도 지난후에, 1260년에 칭기즈칸의 손자인 ‘쿠빌라이’가 칸이 됩니다. 쿠빌라이 칸은 남송을 정복합니다. 쿠빌라이는 칭기즈칸의 막내아들인 톨루이의 자식입니다. 톨루이는 술을 많이 마셔서 이른 나이에 죽었지만, 막내아들의 부인인 소르칵타니(Sorqoqtani Beki Khatun)라는 여인이 혼자서 아들 넷을 키웁니다. 이 여인은 정말로 대단한.. 2023. 10. 11.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라퓨타 :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작은 비행기의 큰 꿈 미야자키의 탈것 사랑은 유명하다. 작품마다 독특한 탈것이 등장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중 《라퓨타》를 고려해 비행기 종류만 몇 개 떠올려보자.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일 년 내내 바람이 그치지 않는 덕분에 주민들 전부가 작은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데, 그 이름이 독일어로 갈매기라는 뜻인 ‘메베’이다. 메베는 이륙과 가속에는 소형 제트엔진이 필요하지만 일단 날기 시작하면 바람에만 의지하게 된다. 메베는 언제든지 날아오를 수 있도록 평소 바람을 잘 관찰할 수 있는 ‘풍향탑’에 주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일인용인데 둘까지는 탈 수 있어서 나우시카는 페지테의 왕자 아스벨을 태웠었다. 이 작고 매끈한 선체는 나중에 《바람이 분다》의 도입부에 지로의 꿈.. 2023. 10. 10. 이전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8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