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20 [민호의 읽기-기계] 무기력이여 잘 있거라 (1화) 무기력이여 잘 있거라 (1화) 뗏목을 엮으며 무기력에 대해 써야겠다는 마음이 왜 지금 불거졌는지는 모르겠다. 뾰족한 동기는 없다. 현재 나 자신이 특별히 위태로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오염수 방류나 기후붕괴, 각종 혐오범죄 등 엉망진창으로 흘러가는 사회·정치 현실 때문이라기에는, 사실 좀 새삼스럽다. 언제라고 한숨 나오는 상황이 그친 적이 있었던가. 그러니까 다른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 무기력을 고민해야만 하는 뚜렷한 동기는 없다. 그런데도 왜인지 자꾸 이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그건 당장의 극복이나 긴급한 방어 본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알고 싶어서, 알아야만 할 것 같아서다. 그래야 상황이 닥치면 뭐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에게든 남에게든 건넬만한 지푸라기라도 쥐고 있어야.. 2023. 9. 26. [나이듦리뷰] 공자와 빨치산, 그리고 노회찬 공자와 빨치산, 그리고 노회찬 (사마천) & (정지아) 호국영령과 민주열사라는 호명 지난 6월6일 현충일, 곳곳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위국 정신의 높은 뜻”을 기리는 추념식이 있었다. 순국선열은 주로 독립운동가에게, 호국영령은 주로 6.25 전쟁 전사자에게 붙여지는 명칭이란다. 의문이 생겼다. 전쟁에 동원되었다가 속절없이 죽은 젊은이들이 호국영령인가? 이들이 국가를 ‘위해서’ 죽었나? 국가 ‘때문에’ 죽은 게 아니고? 독립운동가의 죽음도 그렇다. 그들도 한 때 사랑과 이별을 경험했을 것이고, 정파 투쟁 속에서(그것 없는 독립운동과 좌파운동은 없다^^) 동지들과 수없는 갈등도 겪었을 것이다. 확신과 회의 사이에서 흔들렸던 적도 여러 번이었을 것이고. 그러나 ‘순국선열’이라는 호명은 삶의 그런 .. 2023. 9. 25. 북드라망 청년시리즈 북토크―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열립니다! 북드라망 청년시리즈 북토크 ― 열립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북드라망에서 개최하는 본격 가을맞이 축제한마당을 소개해 드립니다. 바로바로바로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공동체-네트워크 총출동 청년 북토크입니다. 짝짝짝. 저희 북드라망 블로그 오른쪽에는 네트워크 이웃들의 배너가 줄지어 걸려 있습니다. 감이당, 남산강학원, 사이재, 규문, 문탁네트워크. 이 네트워크에서는 많은 수는 아니지만 계속 동서양의 고전과 인문학을 공부해 가는 청년 분들이 있습니다. 그간 공부의 성과로 몇 권의 책을 내기도 했는데요, 최근에 나온 것이 규문에서 공부하는 성민호 샘의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였지요. 이 책뿐만이 아니라, 남산강학원에서 공부하는 이윤하 샘+ 사이재에서 공부하는.. 2023. 9. 22. [읽지못한소설읽기] 우리는 모두 썩는다 우리는 모두 썩는다 엔도 슈사쿠, 『침묵』, 공문혜 옮김, 홍성사, 2003 1638년 3월 예수회 소속 신부 로드리고와 가르페, 마르타는 에도 막부의 박해에 의해 붕괴된 일본 선교를 재건하고자, 포르투갈을 떠나는 배에 오른다. 이들은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이었다. 왜냐하면 '시마바라의 난' 이래로 일본의 '키리시탄'은 뿌리가 뽑힌 듯 보였기 때문이다. 정권의 관리들은 신자들에게 성화를 밟고, 그들이 믿는 신을 욕하게 함으로써 배교를 유도하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엔 끓는 유황 온천에 신자들을 몰아넣어 죽이는 형벌을 가하였다. 외국에서 온 신부라고 해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배교의 유혹은 신자들의 그것보다 더욱 집요하였는데, 신자들에게 가해지는 형벌을 신부들이 보도록 하는 것은 형벌 자체의 잔혹함에 못지.. 2023. 9. 21. 이전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 8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