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3619

소녀는 인문학을 읽는다! ― 『다른 십대의 탄생』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소녀는 인문학을 읽는다! ― 『다른 십대의 탄생』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다른 십대의 탄생』이 출판된 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 물론 나도 더 이상 십대가 아니게 되었다. ‘다른 십대’를 자칭할 때는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당당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담았는데, 정말로 말이 씨가 되었나 보다. 그 후로 내 시간은 나조차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몇 년에 한 번씩 새로운 샛길로 빠졌고, 그렇게 중구난방 튀어 다니는 와중에 용케 공부는 계속했다. (......)이 길의 시작에 『다른 십대의 탄생』이 있었다. 그 시절의 기록이 개정판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되어서 기쁘다. (무지한 만큼 더 열정적으로 알고자 했던 십대의 무모함은 지금의 나를 낯 뜨겁게 하기도 하고, 거꾸로 반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 2019. 8. 22.
『행인』 참을 수 없는 예민함 무엇이 부부 사이의 신뢰를 회복시킬까? 『행인』 참을 수 없는 예민함무엇이 부부 사이의 신뢰를 회복시킬까? 가족이라서 외로워 소세키의 소설 속 남자들에게 여자는 스쳐지나가는 행인처럼 낯선 존재이다. 아내나 연인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지 못해 괴로워한다. 남자들은 동성인 친구나 스승과는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솔직한 마음을 토로하지만 여자와는 문제를 공유하지 못한다. 여자를 지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 열등한 존재라고 생각해서일까? 오히려 여자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여자에게 불안을 느낀다. 그렇다고 여자에게 무관심하거나 외면하지도 못한다. 내면에는 여자에게 다가가고 싶은 욕망이 출렁인다. 여자는 알 수 없기에 더 알고 싶은 목마름의 대상이다. 두려운 남자들이 선택하는 도피처는 .. 2019. 8. 21.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2) 청년, 반생명적 관계 속에서 살다 - 2) 증오하면서 의존하는 나는 누군가에게 화를 내본 적이 거의 없다. 나는 늘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비쳤다. 그런 나에게도 마음껏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대상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의 아버지였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되었다. 소심하게 앉아 수업을 듣던 학생에서 아버지의 행동 하나하나에 꼬투리를 잡으며 짜증을 쏟아내는 분노의 화신으로! 이처럼 바깥에서는 온순한 양으로 지내면서, 집에서는 무서운 헐크로 변신하는 청년들이 요즘 많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청년들을 일컬어 ‘방구석 여포’라는 말이 나왔을 지경이다. 그와 동시에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님께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 2019. 8. 20.
랑시에르 『불화』 - 정의는 언제 시작되는가 랑시에르 『불화』 - 정의는 언제 시작되는가 '공동의 권력이 실행되는 형태와 그러한 실행의 통제'가 멀쩡했더라면, 아니 잘 작동하고 있었더라면 누구도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아마도, 임금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던 요순시대가 그러했을지 모르겠다. 그 시절의 노래(사실은 후대의 위작이라는 설이…)라는 '격양가'를 보면 이러하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아닌 말로 각자 알아서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면 누가 그 자리에 있든 아무 상관없다. 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선거' 같은 번거로운 일도 별 필요가 없으리라. 다만 문제는 이 시대의 환경이 하루가 멀다하게 '정의'를 호.. 2019.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