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616 [청량리발영화이야기] 기억하자, 우리에게 잊히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에게 잊히는 것을 , | 알랭 레네 감독 | 1959 시간이라는 공통분모와 ‘현재성’ 2차 세계대전, 일본이 항복하지 않자 미국은 1945년 8월 두 개의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다. 역사상 최초로 일반시민 학살에 원자폭탄이 사용됐다. 그로부터 14년 후 1959년, 프랑스 여배우인 그녀는 세계평화 메시지를 위한 영화 촬영차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일본인 남자를 만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처음 와 본 히로시마에서 보낸 낯선 남자와 하룻밤. 그러나 그녀는 그와의 만남을 통해 잊고 있었던 ‘느베르’에서의 첫사랑 혹은 그의 죽음을 다시 떠올린다. 영화의 소재는 공교롭게 ‘사랑과 전쟁’ 속에 이뤄진 불륜이지만, 이건 제목처럼 부부클리닉 재현드라마가 아니다. 영화에 등.. 2022. 11. 16.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우정, 마주침을 맞이하는 윤리 우정, 마주침을 맞이하는 윤리 친구...라구요? 언어에 실체가 없다는 말이 이런 걸까? 규문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몇 가지 단어의 의미를 이곳의 맥락에 맞게 고쳐 생각해야 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은 역시 ‘공부’였다. 여기서의 공부는 성적이나 평가와 무관했고, 지식습득보다는 함께 읽고 쓰는 작업으로부터 자신의 생각과 감수성을 변화시키는 수련에 가까웠다. 그 외에도 ‘에세이’나 ‘세미나’와 같이 내가 알던 상식과는 다르게 쓰이는 말이 몇 개 더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새 용법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었다. 그런데 좀처럼 그런 전환이 잘 안 되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친구’다. 친구라는 말이 혼란스럽기 시작한 것은 이란 여행 도중이었다. ‘소-생 프로젝트’에서 떠난 여행에서, 어느 날 저녁 채운 선생님께.. 2022. 11. 15. [복희씨가들려주는동의보감이야기] 양생의 달인, ‘그랑’ 양생의 달인, ‘그랑’ 백문이 불여일견! 이쯤에서 양생의 달인 한 사람을 만나보자. 그는 까뮈의 『페스트』에 등장하는 인물이다.『페스트』는 1940년대, 아프리카 북단 알제리의 항구 도시 오랑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어느 날 일명 흑사병이라고도 불리는 페스트가 덮친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전 세계가 속수무책으로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오랑 시민들의 고통이 어땠을지 상상할 수 있다. 정부 기관도 의료계도 손을 쓸 수가 없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도시는 봉쇄된다. 물류수송이 불가능해지자 생필품은 동이 난다. 이 틈을 타 암거래가 횡행하고 가짜뉴스들이 판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살아야 하는 오랑 시민들. 그 중 ‘그랑’이라는 인물을 클로즈.. 2022. 11. 14. [불교가좋다] 사건은 해석대로 존재한다 사건은 해석대로 존재한다 질문자1: 어떻게 분노를 다스려야 할까요? 저는 산책이나 운동, 일을 하거나 활동적인 걸 하고 있을 땐 괜찮은데, 공부를 하려고 자리에 딱 앉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온갖 잡념과 과거의 기억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굉장히 크게 터질 것처럼 올라옵니다. 감정은 또 분노감이 그렇게 많이 올라와요. 그거를 억누르면서 이겨내면서 하고는 있는데 그 시간들이 굉장히 괴롭습니다. 이거를 어떻게 다스려 가야 할지 궁금합니다. 정화스님: 네, 우선 분노의 특성은 ‘내가 원하는 것이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하는 생각이 밑에 깔려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안하는 나의 다음 걸음은 불안해요.’ 하는 요소와 겹쳐 있어가지고, 사람이 한 6, 7만 년 전에 과거, 현재, 미래라고 하는 언어 분별을 통한.. 2022. 11. 11. 이전 1 ··· 182 183 184 185 186 187 188 ··· 90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