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기린의 걷다보면]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 (1)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 (1) 1. 진짜 가는구나 일본의 시코쿠 순례길 걷기, 오랫동안 해 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삼십 대 중반부터 한번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다. 공동체에 온 후 같은 바람을 품은 친구를 만났고, 다른 친구까지 뭉쳐서 한 달에 5만원씩 여행경비를 모았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5년의 시간이 흘렀고 여행 일정은 마냥 미루어졌다. 올해는 꼭 가자고 9월 출발을 계획하고, 5월에 일본 마쓰야마행 비행기티켓을 예약했다. 각자 일정에 치여 별다른 준비도 못했다. 그 사이 8월 태풍이 일본 열도를 휩쓸고 갔다고 하고, 지진도 잦을 예정이라는 기사를 흘려들으며 가야 가는구나 했다. 9월인데 연일 34~5도를 찍는 온도계를 볼 때는 못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예정.. 2025. 2. 19. [나의 석기 시대] 흑요석의 엘도라도 흑요석의 엘도라도 1. 검고 빛나는 보석 지난 회에서 바다로 나간 사람들이 고래만 보고 노를 잡지는 않았을 것임을 생각했다. 신석기의 선사인들에게 바다란 자연과의 깊은 합일감을 주는 곳이면서 지식을 확장하고 지혜를 배양하는 무대였다. 한편 또 하나의 목적이 있었으니 바로 교류다. 석기 시대를 공부하면서 떠났던 첫 번째 답사지 공주 석장리(전기 구석기 유적지)에서부터 신석기 동해안 유적이 있는 양양의 오산리, 남해안의 부산 동삼동, 서해안의 시흥 오이도 선사 유적 박물관, 심지어 창녕의 비봉리 패총 유적지에서까지 시기도 다르고 풍경도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석재가 전시되어 있었다. 바로 흑요석(黑曜石; Obsidian)이다. 흑요석은 규산이 풍부한 유리질의 화산암이다. 로마 저술가 G. 플리니우스가 그.. 2025. 2. 13.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2편 - 초코의 수술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2편 - 초코의 수술 글_경덕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2023).새벽이생추어리 비질 활동가.문탁네트워크 공부방, 인문약방 킨사이다 멤버.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는 일상을 실험합니다. 동물의 의례 초코는 지붕 위에 앉아 있었다. 불러도 가까이 오지 않고 햇볕을 쬐다 일어나더니 한쪽 다리를 절룩이며 걸었다. 왼쪽 뒷다리는 굽어 있었고 굽은 다리로 바닥을 간신히 딛고 걸었다. 몇 걸음 걷다가는 다친 다리를 허공에 들고 걸었다. 초코는 골절된 다리로도 높은 곳을 오르내리고 다른 고양이들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좀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돌보미들은 초코를 치료하기 위해 포획틀을 설치했지만, 초코 대신 엉뚱한 고양이가 들어왔다. 봉봉오리님은 포획틀에 갇힌 초코의 단짝 고.. 2025. 2. 12. [인류학을 나눌레오] 노동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인간 노동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인간최수정(인문공간 세종) 인간과 노동 많은 사람은 생활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 없이는 사회적 삶도 없으며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동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 삶의 최우선이 되고, 노동으로 얻는 즐거움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 이런 이유로 노동을 하는 많은 사람은 돈이 충분하면 노동을 그만두고 취미 활동이나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한다. 노동이 삶의 자유를 속박하고, 노동하지 않는 일상이 훨씬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나의 노동 활동 경험은 비교적 짧지만 그래도 노동을 떠올리면 우선 고단함이 느껴진다. 노동의 가치라고 하는 자아실현, 타인과의 관계 맺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안정감보다 노동으로 인.. 2025. 2. 7. 이전 1 2 3 4 5 6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