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아기가 왔다] 딸의 낮잠 친구와 어떤 침대 딸의 낮잠 친구와 어떤 침대 우리 딸은 (다른 모든 아기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낮잠을 자기 전에 특정한 행동을 한 후 특정한 상태로 잠자리를 세팅하려고 한다. 마치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장갑 벨크로를 여러번 고쳐 붙이는 타자 같다. 우리 딸은 자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아빠에게 안아달라고 한다. 그러고는 전등 스위치를 제 손으로 직접 끊다. 그 다음엔 잠자리 옆에 사진에 보이는 야옹이(일명 '응야') 인형을 두어야 하고, 옷걸이에 걸어둔 페이크퍼 조끼를 덮어 달라고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요즘은 스마트스피커에서 나오는 파도소리를 배경으로 까는 과정이 추가 되었다. 이 모든 준비를 마치면 일단 아빠(어떤 침대의 정체다)가 눕는다. 그러고 나면 딸이 아빠 배 위에 눕고, 딸의 등을 조끼로 덮어주는 것이다.. 2019. 3. 8. 조나던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미스 리틀 선샤인』- 가족이라는 ‘홈 패인 공간’ 가족이라는 ‘홈 패인 공간’조나던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미스 리틀 선샤인』 필자의 말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1. ‘성공으로 향하는 9단계’를 강의하는 아버지는 보잘 것 없는 출판 계약 하나만 바라봐야 하는 실패자다. 어머니는 몇 주에 걸쳐 저녁 식사를 패스트푸드와 종이 식기로 때우는 중이다. 할아버지는 마.. 2019. 3. 5. 다시 아이와 나 - 누군가를 위한, 결국은 나를 위한 다시 아이와 나 - 누군가를 위한, 결국은 나를 위한 난 매우 이기적인 사람이다. 타인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것이 힘들다. 내 일신의 편안함과 이익이 무엇보다 먼저다. 이타적인 척 하면서 남을 도우려 하지만, 속마음에서는 찌질한 계산을 하고 있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 저 사람에게 이러저러한 보답이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니면 저 사람은 과거에 나를 많이 도와주었는데, 이에 상응하는 보답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를 고민한다. 술자리에서 호탕하게 ‘내가 쏜다!’고 이야기 하지만, 속으로는 돈 계산을 하는 ‘나’란 사람은 참 저급하면서도 없어 보이게 이기적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하고 갑자기 아빠가 되었지만,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의 벅차오르던 감정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 2019. 3. 4. 남한 여권 소지자의 슬픔 남한 여권 소지자의 슬픔 지난 주 수요일에 나는 ELAM에 입학하고 싶다는 신청서를 냈다. 그제야 어깨에 힘이 빠졌다. 한 줄로 요약되는 이 간단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얼마의 시간을 허비해야 했던가? 한 달 반이었다. 그 동안 방문한 장소만 해도 다섯 군데가 넘고, 또 한 번에 일이 처리되는 경우가 없어서 같은 장소에 몇 번씩 되돌아가야 했다. 보건복지부에 가면 쿠바 메디컬 서비스에 가라고 하고, 메디컬 서비스에서 가면 다시 보건복지부에 가라고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제 관계를 주관하는 이깝에 가보라고 하고...... 그러나 내가 정말 필요한 정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내가 ELAM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거지? 인터넷 검색과 전화 몇 통으로 정보를 얻는데 익숙한 한국인들은 이.. 2019. 2. 26. 이전 1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