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 현인賢人은 운명이 아니라, 실수에서 벗어나 있다
세네카, 현인賢人은 운명이 아니라, 실수에서 벗어나 있다 매일매일 '당연한' 이야기 하는 것을 일삼고 있지만, 어쩌겠는가. 사는 게 원래 '당연'한 일들의 연속인 것을. 심지어 '당연한 것'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나뉘기까지 하니까, 나처럼 '당연한 것'을 대단히 못하는 사람으로서는 매일 당연한 것들에 관해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현자', 어질 현賢, 사람 자者, '어진 이', '현명한 사람' 정도의 뜻이다. 어쩐지 어떤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칙이나 법칙들로부터 자유로워 보인다. 다시 말해 자유를 제약하는 '운명'과는 무관해 보인다. 그런데 알다시피 그럴수가 없다. 쉬운 말로 그도 '인간'인데, 어찌 그렇겠는가. 다만, 그는 실수에서 벗어나 있다. 아니, 세..
2020. 2. 26.
김연수, 『소설가의 일』 - 문장의 일
김연수, 『소설가의 일』 - 문장의 일 『소설가의 일』을 두번째 읽고 있다. 그냥 양量으로만 따져보자면, 서너번째일수도 있다. 여기저기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기도 했으니까. 그만큼 좋아한다는 이야기인데, 어째서 그런가 생각해 보면, 문장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문장이 전부다"라는 맥락의 말이 있다. 그것도 이 책에서 본 말인데, 정말 그렇다. 흔히 생각하고, 그걸 정리한 내용을 글로 쓴다고 믿지만, 그건 사실 환상에 가깝다. '쓰기'가 먼저다. 좀 이상한 말이지만, '내용'은 '나'가 '생각' 하는 게 아니다. 내용은 '쓰기'가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그걸 새로운 문장으로 만드는 일 밖에 없다. 특별하다할 것이 없는 '내용'임에도, 새로운 '문장'으로 말하면 매력적으로 변한다. 그러니..
2020.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