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44 필경사 바틀비, 시스템에 균열의 씨앗을 심다 장치와 생명체, 그 균열과 연결의 이중주 (1) 『필경사 바틀비』는 『모비딕』의 작가로 더 알려진 허먼 멜빌의 단편소설이다. 1851년 출간된 『모비딕』과 후속작들이 실패하고 설상가상으로 출판사에 화재가 나서 그의 모든 작품이 불타 버렸다. 멜빌은 절박한 마음으로 『필경사 바틀비』를 쓰기 시작한다. 시련은 자신이 서 있는 지반을 한 걸음 물러서서 보게 한다. 세상에 던져져 있지만 큰 벽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 『필경사 바틀비』는 그러한 단절감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19세기 중반의 월가(Wall Street)는 실제로 큰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한다. 원주민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세워진 이 벽이 월가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바틀비의 책상이 있는 창가도 오래된 벽.. 2015. 10. 21. '오래된 미래', 국가 없이 사는 법 '오래된 미래', 국가 없이 사는 법장주의 『장자』 제후들이 패권을 다투던 중국의 전국시대 중엽. 초나라 위왕이 한 사나이에게 재상을 약속하고 예물을 보냈다. 이 사나이는 위왕의 제의를 단번에 거절한다. "차라리 더러운 시궁창에서 즐겁게 살지언정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의 속박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내 맘대로 살겠습니다." 이 사나이, 그 유명한 장자다. 이름은 장주, 송나라 몽(蒙) 지역 출신으로, 노자와 더불어 도가사상의 양대 거목 중 하나로 청예되었던 '그' 장자. 장자는 짚신을 엮고, 목덜미는 비쩍 마르고, 얼굴이 누렇게 떴을 정도로 생계가 어려웠다. 곡식을 빌러 다니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온갖 호사를 하다 거룩하게 희생되는 '소'보다는 하찮지만 오래 사는 '돼지'가 낫고, .. 2014. 3. 11. 생명의 역사를 통해 배운 것, 『허리 세운 유인원』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허리 세운 유인원』, 에런 G. 필러, 김요한 옮김, 프로네시스 배 형성에서의 유전적 조절이 어느 정도 이해된 오늘날, 우리는 그것이 형성되는 배 조직을 가로지르는 화학신호의 경사도 생성에 크게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양한 유전자가 그들을 둘러싸는 인접 환경을 점검하고, 주변 경사도의 세기를 측정하고, 그렇게 하여 어떻게 작동할지 그리고 무슨 조직을 형성할지 지시를 내린다. 척추동물 계통의 기원에서 뒤집힘은 바로 이 등-배 방향 신체 축의 정보다. 머리는 신체의 유전자와는 전혀 다른 유전자 집합을 조절하여 형성되며, 따라서 똑같은 뒤집힘에 의해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등-배 방향 조직화에서의 이런 변화는 매우 간단한 유전적 변화에 의해 유전암호로 지정되는 것으.. 2014. 2. 11. 운석이 떨어져 인류가 멸망해도, 자연의 리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랜만에 만화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만화는 『7seeds』입니다. 현재 23권까지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이야기가 더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잠에서 깨어보니 바다 위의 보트 안에 있던 여고생 나츠! (그녀의 이름은 '여름'이라는 뜻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멘탈붕괴가 오지만, 급박한 상황인지라 옆에서 시키는 대로 하다보니 얼떨결에 육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도착한 후 전혀 낯선 사람들과 한 배를 탔다는 걸 알게 되지요.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자신이 배를 탄 기억도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혼란스러울 뿐이었죠. 이때 한 사람이 나서서 여기는 미래의 지구라고 설명해줍니다. 나츠가 살았던 시대의 지구인들은 곧 .. 2013. 12. 20. 이전 1 2 3 4 5 6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