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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43

뉴욕과 허먼 멜빌② 콘크리트 심해에 숨겨진 고래 찾기 콘크리트 심해, 그 신화를 찾아서 (2) : 뉴욕과 허먼 멜빌 ❙ 콘크리트 정글의 파(派) 뉴요커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뉴욕을 극도로 사랑하는 도시파, 뉴욕을 극도로 싫어하는 자연파. 도시파는 뉴욕의 돈이 만들어내는 자유를 좋아한다. 돈이 모이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욕망이 숨 쉴 틈새공간이 생긴다. 뉴욕처럼 다양한 인종, 직업, 성별, 취미에 개의치 않는 곳은 없다! 그러나 자연파는 뉴욕에서 화폐를 얻기 위해 치러야하는 대가를 끔찍하게 여긴다. 그들의 목표는 돈을 모아서 뉴욕을 탈출하는 것이다. 여유로운 자연(교외) 생활이 목표다. 나는 어느 쪽도 아니다. 굳이 말하면 내 일상이 곧 뉴욕이라고 믿는 ‘생존파’다. 완벽한 일상이란 없고, 일상의 뉴욕은 늘 이 양극 사이를 왔다 갔다 할.. 2016. 7. 29.
"군자가 중용을 행한다는 것은 시중하는 것이다" 시중이란 무엇인가?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시간의 공존, 시중(時中) 『중용』은 텍스트 전체가 자연의 질서에 인간의 질서를 어떻게 합치시킬 것인가에 바쳐져 있다. 자연의 질서에 인간의 질서가 연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고대 중국을 비롯한 전근대사회의 특징적인 사유패턴이다. 근대이전에는, 자연의 질서와 상관없이 인간이 만들고 개조하는 것이 사회라는 생각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로 전근대사회의 사회구조는 동양이든 서양이든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사회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자연의 질서가 바뀐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의 우주론은 중심과 주변이라는 정해진 자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고대의 신분제와 합치했다. 고대중국에서는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북극성은 황극으로서 천자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2016. 7. 14.
'콘크리트 정글'의 신화 - 뉴욕과 허먼 멜빌(1) 콘크리트 심해, 그 신화를 찾아서 : 뉴욕과 허먼 멜빌 미국 래퍼 제이지가 가수 엘리샤 키스와 함께 대박 친 뉴욕의 로고송은? 정답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다. 제목은 몰라도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팝송이다. (뉴~욕, 뉴~욕, 뉴~욕 하고 반복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떠올려보자.) 이 곡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뉴욕, 콘크리트 정글, 꿈이 만들어지는 곳. 여기서 당신이 못할 것은 없어요.” 떠오르지 않는다면 직접 들어보시라! 콘크리트 정글. 진짜 대박난 것은 노래보다 이 한 구절이다. 그 후로 뉴욕을 다룬 온갖 가이드북, 기사, 리뷰마다 “콘크리트 정글”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콘크리트’로 표상되는 모던, ‘정글’이 연상시키는 미개척.. 2016. 6. 24.
필경사 바틀비, 시스템에 균열의 씨앗을 심다 장치와 생명체, 그 균열과 연결의 이중주 (1) 『필경사 바틀비』는 『모비딕』의 작가로 더 알려진 허먼 멜빌의 단편소설이다. 1851년 출간된 『모비딕』과 후속작들이 실패하고 설상가상으로 출판사에 화재가 나서 그의 모든 작품이 불타 버렸다. 멜빌은 절박한 마음으로 『필경사 바틀비』를 쓰기 시작한다. 시련은 자신이 서 있는 지반을 한 걸음 물러서서 보게 한다. 세상에 던져져 있지만 큰 벽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 『필경사 바틀비』는 그러한 단절감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19세기 중반의 월가(Wall Street)는 실제로 큰 목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한다. 원주민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세워진 이 벽이 월가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바틀비의 책상이 있는 창가도 오래된 벽.. 2015.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