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간세종33 [우.세.소]인문공간 세종의 인류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인류학, 신체 체조 인문공간 세종의 인류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인류학, 신체 체조 강평 3단 콤보를 시작하기까지 3년 전 인류학 책을 읽으며 원시 사회를 접했다. 치우친 것의 균형을 맞추는 ‘야생의 사고’, 거친 풍랑을 가르며 목숨을 걸고 목걸이와 팔찌로 전하는 ‘증여’, 덜 생산하고 덜 먹으면서 누리는 ‘원초적 풍요’ 개념을 통해 삶에는 ‘다른 방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다른 방향’이 왠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세계는 구석기-신석기-산업혁명-과학혁명으로 일률적으로 진보한 것이 아니었다. 수만 년 전 고고학적 자료가 아니라 나와 동시대, 세계 곳곳에서 수렵 채집하는 구석기인의 자료를 접하고는 원시 부족이 가깝게 느껴졌다. 원시 부족을 신비화하며 영웅시하기도 했다. 내 외관은 ‘나 중심’과 ‘효율’의 세계에 붙잡혀.. 2024. 3. 11.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치히로 – 이름이 많은 모험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③ 캐릭터 치히로 – 이름이 많은 모험가 표정이 멋진 아이 미야자키 하야오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가장 공들인 것은 아마 치히로 표정의 변화일 것이다. 우리는 《붉은 돼지》의 썬글라스에서 시작해 《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애매한 얼굴들까지, 미야자키가 캐릭터의 얼굴 변화에 대단히 신경을 쓴다는 것을 보았다. 치히로 얼굴이 당당하고 침착하게 바뀌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표정이 풍부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된다. 크고 반짝이는 예쁜 눈이라든가 오똑한 코나 갸름한 볼살 같은 것, 그가 입고 두른 값나가는 것, 이보다 만들기 어려운 것이 바로 매력적인 표정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낯선 세계에 떨어져, 전에 없던 문제에 부딪혀 분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 2024. 2. 22.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그림자 노동 – 거식증과 폭식증 치유법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② 사건 그림자 노동 – 거식증과 폭식증 치유법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핵심 사건은 부모 구하기이다. 전세계의 신화에는 부모를 살해하는 이야기도 많지만 부모를 구한다는 이야기도 많다.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거인족 부모들을 살해하고 신들의 왕이 되는 그리스의 제우스 신이나 북유럽 신화의 오딘 신, 또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오이디푸스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는 우리 전래동화의 《바리데기》가 있고, 눈먼 아비에게 빛을 주기 위해 인당수에 빠지는 심청이가 있다. 인류의 신화는 부모의 입장에서 미션을 전개하지 않고, 자식의 입장에서 과연 부모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하는지에 관해 탐구했다. 이때 부모란 일차적으로 생물학적 부모라는 의미이지만 .. 2024. 2. 15.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어떻게 엄마를 구할 것인가? 어떻게 엄마를 구할 것인가? 네 머리의 피를 보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줄거리를 붙잡기가 난해하다고 하지만 중심 사건은 세 가지이다. 윗세계에서 마히토가 자신의 머리를 돌로 찧은 것, 두 번째는 아랫세계에 내려가 키리코와 함께 와라와라를 구한 것, 마지막은 그 밑의 산실에서 나츠코를 깨운 것이다. 이 세 가지 사건은 그 자체로는 개연성이 없다. 하지만 마히토의 모험 전체가 무엇을 위한 여행인지를 염두에 두면 이 사건들은 필연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마히토가 하굣길에 돌로 머리를 찧은 것은 이사를 온 그 다음날이다. 오프닝의 화재 씬이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 터지는 소년의 피여서 보는 관객은 누구라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소년의 머리에서 피가 꿀렁꿀렁 철철 흘러내리는 모습은 《원령.. 2023. 11. 16.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