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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공간세종33

요동을 부추기는 만남의 장_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2023년 10월 26일 북토크 후기 요동을 부추기는 만남의 장 _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2023년 10월 26일 북토크 후기 최수정(인문공간 세종) 평소 한적했던 정동길 양쪽으로 노란 천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가을을 맞아 작은 장이 섰다. 지하철역 입구부터 내가 가는 길을 따라 나란히 정렬한 노란 물결이 곧 있을 만남을 더욱 설레게 했다. 알록달록 물들기 시작하는 나뭇잎 아래 노란 천막과 인파가 어울려 허공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낙엽처럼 흔들려 보였다. 그들 사이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마음과 걸음이 서로를 부추기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달렸다. 북드라망 출판사의 세 권의 책 『청년, 연암을 만나다』,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청년, 천 개의 고원을 만나다』의 네 명의 청년 저자, 이윤하, 남다영, 성민호, .. 2023. 11. 3.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토토로, 공상의 미래에서 일상의 지금으로 토토로, 공상의 미래에서 일상의 지금으로 토토로는 낭만의 화신이 아니야 《토토로》의 인기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작품이 발표된 1988년은 우리도 88올림픽으로 한껏 들떴던 때이지만 일본 역시 고도성장기였다. 당시는 도로에 갑작스럽게 외제차가 많아지고 명품 구매가 과도해지는 등 도시 문화가 사치스럽게 변했다고 한다. 89년의 한 인터뷰에서 미야자키는 이런 속물적인 일본이 너무 싫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수잔 네이피어,『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둠과 빛, 미야자키 월드』, 196쪽). 그런 분위기 속에 발표된 1950년대 농촌의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은 버블 경제로 인한 정신적 공황감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논밭에서 평화롭게 곡식이 익어가고, 이웃집 할머니가 아이들을 아낌없이 돌봐주고, 푹신한.. 2023. 10. 26.
[공동체, 지금만나러갑니다] <인문공간 세종>: 끝도 없는 숙제의 길 위의 세 사람 : 끝도 없는 숙제의 길 위의 세 사람 어두운 밤하늘에 환하게 빛나는 보름달과 그 보름달에 닿기 위해 언덕길을 달려 오르는 호박마차. 인문공간 세종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그림이다. 호박마차는 야심한 밤 숙제를 싣고 떠난다. 그들을 비춰주는 달님은 인문공간 세종의 오선민 선생님이다. 학인들은 실제로 오선민 선생님을 ‘달님’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호박마차 학인들을 만나기 위해 세종시를 찾았다. 어느 작은 카페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순식간에 세 평 남짓한 공간이 시끌벅적해졌다. 네다섯 명의 손님이 들어와 앉을 자리를 찾는 중이었다. 안 쓰는 테이블을 내어드리니 일행 중 한 분이 머쓱해하며 감사하다는 말 뒤에 한마디를 더 보탰다. “우리 좀 많이 시끄러울 텐데^^” 그 말에 고개를 다시 들.. 2023. 10. 23.
『신화의 식탁 위로: 레비-스트로스와 함께하는 기호-요리학』 서평 (1)신화라는 요리의 맛 『신화의 식탁 위로: 레비-스트로스와 함께하는 기호-요리학』 서평 (1) 신화라는 요리의 맛 조혜영(인문공간 세종) 신화가 요리라고요? 한때 요리책을 즐겨 보았다. 먹음직스러운 사진 때문이었지만 요리하는 과정과 맛을 상상하기도 한다. 요리에 낯선 재료가 들어가면 어떤 맛을 낼지 궁금하다. 그것이 아주 뜻밖의 재료라면 더욱 그렇다. 『신화의 식탁 위로: 레비-스트로스와 함께하는 기호-요리학』은 신화를 재료로 한 요리 이야기다. 신화의 기호를 해석하여 요리로 읽어내는 기발함이라니! 저자 오선민 선생님은 “한 편의 신화는 맛보는 이마다 다른 양식을 얻어 가는 한 그릇의 요리”라고 말하며 독자들을 신화의 식탁으로 초대한다. 신화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뻔한 권선징악의 스토리, 우리와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라고 생.. 2023.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