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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52

치계미를 아십니까?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 음양을 안다는 것 뭥미(뭥米)는 알지만 치계미(雉鷄米)는 모르는 무지한 사람. 네, 바로 접니다. 흑; 아마 저처럼 치계미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 보고 갈께요~ 입동의 세시풍속 가운데에는 치계미(雉鷄米)를 나누는 풍속이 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꿩과 닭과 쌀이다. 원래는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의미하는 것인데, 입동에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풍속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이는 겨울을 맞아 마을 노인들을 융숭히 대접하는 것이다. 몸이 가장 음(陰)한 노인들에게 겨울철 추위를 잘 견디시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절기서당』, 217~218쪽 요즘도 날이 추워지면 어르신들을 위해 연탄, 쌀 등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풍속이라고.. 2013. 11. 13.
못된 심보가 화를 부른다! 마음의 병을 풀어주는 중충혈 구급하라! 중충 귀신(?) 보고 졸도하다 십 년 전 일인 것 같다. 여동생이 결혼하기 전이니까. 오랜만에 일본에서 친구가 와 집 근처에서 만났다. 주말 저녁이라 동생도 자리를 함께했다. 고기를 굽고, 맥주로 건배도 하고, 밀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참 떠들고 있는데 옆에 앉은 동생이 화장실에 갔다 온다면서 일어났다. ‘아니, 벌써 물 버리러 간다고? 식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테이블에는 이미 맥주병이 잔뜩 쌓여 있었다. 동생은 술을 빨리 마시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날은 술을 너무 빨리 마시는 거였다. 술병이 금세 비었다. “야, 좀 천천히 마셔. 누가 뺏어 먹냐?” 나는 친구와 얘기하는 간간이 동생에게 눈을 흘기면서 이렇게 핀잔을 줬다. 동생은 화장실에 갔다 와서 우.. 2013. 10. 24.
"깨달음은 출발을 뒤집는 것" -약선생이 만난 육조 혜능 부처의 출발은 ‘부처’다 - 선종의 종조, 육조혜능 한국 불교사는 기이한 이야기 하나를 전한다. 신라 의상대사 제자 중 한 사람인 삼법 스님은 당나라 혜능을 크게 흠모하였다. 그러던 중 그는 혜능이 입적했다는 소식을 듣고 생전에 참배하지 못한 것을 크게 애통해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육조단경』(이하 『단경』)에서 뜻밖의 내용을 발견한다. “내가 입적한 뒤 5~6년 후 내 머리를 베어 가는 놈이 있을 것”이라는 대목을 본 것이다. 그 순간 무릎을 치며 아주 엉뚱한 결심을 하고야 만다. 다른 사람이 가져가기 전에 내 힘으로 그걸 가져와야겠다! 삼법 스님의 실천력은 대단했다. 그 길로 당대 최고 권력자인 김유신의 부인에게 달려갔다. 부인은 삼법의 계획을 듣고 2만금이라는 큰돈을 선뜻 내놓는다. 이렇게 해.. 2013. 9. 4.
껍데기는 가라! 배우지 않고 배운다! 배우지 않고 배운다 지난 달 아이들과 부여에 갔다. 나에게도 애들에게도 백제는 낯선 나라다. 신라나 고구려보다 왠지 왜소하다는 통념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간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예상보다 훨씬 웅장하다. 층마다 하늘로 향한 지붕 끝이 중력을 거스르려는 듯 경쾌하다. 부소산성(옛 사비성)의 숲길은 한 순간에 번잡한 세계를 바지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낙화암에서 올라 탄 금강 뱃길은 한없이 흘러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귀 기울이면 금동대향로 첩첩 산길에서 울렸음직한 거문고 소리도 들릴 것 같다. 부여의 모든 것이 그야말로 고대적이다. 신동엽 생가도 여기에 있었다. 시험공부 때문에 제목 정도나 암기했던 그 시인이다.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 2013.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