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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20

노자에게 '정치'를 묻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 하늘의 시대, 노자와 황제 무위의 정치 흔히 정치라고 하면 어떤 국가 혹은 어떤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 또는 어떤 제도를 통해 자유나 평등이라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일종의 ‘작위’를 떠올리기 쉽지만, 작위 대신 ‘무위’를 강조한 사상가가 있다. 바로 노자다. 잘 알다시피 노자는 대략 기원전 5세기의 인물로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도가사상을 대표하는 노자의 철학은 그동안 도(道)라던가, 무(無)라던가 형이상학적 논의로 평가되어 온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의 자연철학을 실천적 영역을 배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다른 고대 철학과 마찬가지로 노자에게서 역시 자연과 인간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그가 자연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인간의 영역, .. 2013. 6. 19.
동양의 몸과 서양의 몸,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개의 관점 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라쇼몽,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서양 이야기는 이쯤에서 정리하기로 하고, 이번 회차부터는 동양에서 몸과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넘어가기로 하자.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주는 쉬는 시간으로 가볍게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라쇼몽 이야기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 속 『라쇼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미스테리에서 단 두 가지만 확실하다. 그것은 한 여인이 강도에게 겁탈당했고, 그녀의 남편은 칼에 찔려 죽은 채로 숲에 누워있다는 사실이다. 강도는 체포된 후 자신이 여인의 남편을 죽였으나 이는 여인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변명했다. 살인하려는 의도까지는 없었는데 여.. 2013. 6. 5.
해부의 대상이 된, '기계로서의 몸'의 출현 몸과 정치 9 탈세계화로서의 신체, 근대 기계론의 등장 이제 근대로 넘어가보자. 그러기에 앞서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신체에 관한 이미지는 하나인가, 여럿인가라는 문제이다. 여기 이집트인들이 그린 그림을 살펴보자. 무언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얼굴은 옆면을 향하고 있는데, 몸은 정면을 향하고 있고, 다시 발은 옆을 향하고 있다. 이것이 단지 그들이 아직 회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파라오 입상 같은 다른 조각상들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완벽하게 신체의 비례를 파악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다만 이 그림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그릴 줄 몰라서가 아니라 단지 그렇게 그리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대상의 완전한 상을 보여주려면 일시적인 것보다 대상의 본질을 보여줄 수 있도록 그려야 했고, .. 2013. 4. 10.
군주는 머리, 지식인은 갈비뼈?! -중세의 눈으로 본 몸과 정치 중세의 몸과 정치 국가-신체 유비의 세 전통 국가-신체의 유비에는 크게 세 가지 전통이 존재한다. 첫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보이는 그리스적 모델이다. 앞서 보았듯이 플라톤에게 철인 정치가는 단순히 지배-피지배의 도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기지배를 할 수 있는가의 테크네의 문제 속에서 국가라는 신체를 바라본다. 이를 통해 플라톤은 차이를 생산해내는 속에서 하나의 국가-신체를 상정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히포크라테스가 네 가지 체액들의 균형으로서 건강을 상정하듯이, 계층들의 조화와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폴리스의 건강과 평등을 이야기한다. 두 번째 전통은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배의 우화’라는 담론에 의해 형성되었다. 일은 안하고 먹기만 하는 배에 반대하여 눈, 귀, 손등 다른 신체들이 .. 2013.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