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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원한다면, 낭송하라! 호모 쿵푸스 - 낭송하라 우리 시대여! 낭송이 지니는 의미는 참으로 다양하다. 이미 언급했듯이, 그것은 소리를 통해 몸의 안과 밖이 연결된다는 점에서 근원적으로 집합적이다. 즉 혼자서 할 때조차 그것은 외부와의 소통을 전제로 한다. 소통에의 욕구가 없이는 낭송이 불가능하다. 사람들 앞에서 하거나 혹은 여러 사람과 더불어 할 때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큰 소리로 글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자기의 목소리만큼 낯선 것이 없다. - 고미숙,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102쪽 우리 사회는 급속한 근대화를 거치면서, ‘전통’의 대부분을 잃어버렸다. ‘낭송’도 그중 하나인데, 이걸 잃어버린 덕에 우리가 얻은 것은 ‘지루한 책읽기’라는 이미지와 ‘연약한 지식인’이라는 이미지이다. 소리를 내어서 책을 읽는 것은.. 2014. 10. 13.
논어 씨앗문장 - 예의 보다 '감사'하는 마음 '예'의 본체는 '감사' 林放이 問禮之本한대 子曰 大哉라 問이여 禮는 與其奢也론 寧儉이요 喪은 與其易也론 寧戚이니라임방이 문예지본한대 자왈 대재라 문이여 예는 여기사야론 영검이요 상은 여기이야론 영척이니라 임방이 예의 근본을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크도다. 물음이여! 예는 사치하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한 것이 낫고, 상을 잘 치르기 보다는 차라리 슬퍼하는 것이 낫다.” ─『논어』論語, 팔일(八佾)편 4장(『논어강설』 138쪽, 성균관대 출판부, 이기동 역) 예(禮)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대개, 예(禮)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는 ‘답답함’이다. 그러한 이미지가 생겨난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마음’을 ‘알맞게 표현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TV드라마만 보더라도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이 이.. 2014. 10. 10.
지혜와 생명의 출입구! 입의 양육법 '산뢰이' 입구가 출구다, 입의 양육법 – 산뢰이 먹는 것이 대세인 시대다. TV엔 먹방 천지고, 동네마다 먹자골목이 지천이다. 세상은 맛있는 걸 잔뜩 진열해 놓고 먹으라고 유혹한다. 그러니 사람들은 나의 입을 즐겁게 해줄 오늘의 먹거리를 찾아 몇 시간이고 줄을 서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기어코 먹고야 만다. 먹기가 쾌락적 아이템의 하나가 된 것이다. 먹기가 쾌락이 되어버리면 그 욕망은 채울 길이 없다. 더 강한 맛, 더 짜릿한 맛을 찾아 헤매게 된다. 그렇게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몸은 사막이 된다. 아무것도 길러낼 수 없는 메마른 대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무릇 입은 생명을 기르는 기(氣)가 들고나는 문이다. 음식을 먹음으로써 대지의 기운을 먹는다. 그것은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진액, 곧 몸이라는 대지를 적셔.. 2014. 10. 9.
터키 속담왕 에네스도 울고 갈 『임꺽정』 속 속담 대방출!! 속담,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너미룩내미룩', '가리산지리산', '뻑쓰다', '왕청 뜨게' 등 지금은 사라진 질펀한 구어들이 대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이 말들을 써 보고 싶어 혓바닥이 근질근질할 지경이었다.『청년백수를 위한 길 위의 인문학』 인트로, 15쪽 네, 저도 저 기분 압니다. 고미숙 선생님(이하 ‘곰샘’)이나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런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어떤 책을 읽고 거기에 나온 말이나 행동을 따라해 보고 싶어서 “혓바닥이 근질근질”하고 좀이 쑤셨던 것 말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특히 사투리와 육두문자(;;;)에 홀릭을 하였었는데, 특히 욕에 대해서는 한 단어, 한 단어 사전에서 찾아가며 그 뜻을 익힌(?) 덕분에, 아주 신중하게 써먹었답니다. 지금 제 입을 “마구 난 창구멍”(.. 2014.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