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3562

[인류학을 나눌레오] 선으로서의 배움 선으로서의 배움 진진(인문공간 세종) 두 명의 학생 우리 집에는 학생(學生)이 둘 있다. SKY이 인서울이니 좋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 공부하는 수험생과 인문공간세종에서 세미나를 하고 책을 읽고 숙제하고 답사를 가며 인류학을 공부하는 내가 그 주인공이다. 공부는 뭣보다 많이 아는 게 제일이기에 아이는 오늘도 책상에 머리를 파묻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중요한 개념들을 열심히 외운다. 그날그날을 허투로 보내지 않으려고 촘촘히 시간 계획을 짜고 실행 여부에 따라 ○, ×, △를 체크하며 모든 일과를 공부에 집중하고자 애쓴다. 외식 한 번 하자 해도 시간이 아깝다, 책을 추천해줘도 그럴 바엔 문제집을 풀겠다며, 대학 합격 전까지는 공부에 필요한 것 외에.. 2024. 9. 6.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관람 후기] 생명에 대한 경의 생명에 대한 경의 덕후(인문공간 세종) 복날이 다가오니 마트에서 삼계탕용 닭을 할인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복날이 있는 7월이면 1억 마리의 닭을 도축한다고 한다. 인구 5천만으로 단순 계산해도 한 달 동안 1인당 두 마리를 먹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털이 뽑히고 깨끗하게 손질된 채 판매되는 닭을 볼 뿐이고, 이 닭이 한때는 살아있는 생명이었음에 대해 대부분 무관심하다. 죽음에 이른 한 생명이라기보다는 음식의 재료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복날을 앞두고 무자비하게 도축될 닭들을 떠올리다가 생명에 대한 경의를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중인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의 유물 중에는 들소를 사냥하던 활과 가죽을 벗기는 도구가 있다. 활로 직접 들소를 사냥.. 2024. 9. 5.
[기린의 걷다보면] 기억을 잇는 걷기 기억을 잇는 걷기  세월호 10주기_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올해는 세월호 참사 10주기였다. 공동체 홈피에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린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4월 16일 오후 2시, 기억식에 참석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안산 화랑유원지에 갔다. 햇빛이 여지없이 쏟아지는 유원지 주차장이 식장이었다. 식순에 따라 기억식이 시작되었고, 희생자분들의 이름이 한 명 한 명 호명되는 순서가 되었다. 삼백 사명의 이름이 다 불리는 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지나갔다. 2014년에 마을 작업장 월든에서 단원고 교실 의자에 놓을 방석을 만들었던 일, 바느질을 하면서 읽었던 , 책의 구절을 읽으며 울먹이던 친구의 목소리. 10년이 지나는 동안 사고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유가족들의 요구에 정부의 대응은.. 2024. 9. 4.
[북-포토로그] 비교는 이제 그만 비교는 이제 그만 방구석 요가를 시작한지도 3년 쯤 되었다. 첫째를 출산하고 운동을 하고는 싶은데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시작한 선택이었다. 아이가 자는 틈을 타 방 한 켠에 매트를 깔고 유튜브를 보면서 20-30분씩 몸을 풀어냈다. 의외로 요가는 내게 잘 맞았다. 시간이 지나 둘째를 임신하고는 “임신부 요가”를 찾아보고, 또 아기를 순산하는 동작도 찾아보았다. 육아를 하면서 요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사는 셈이다! 그러다 얼마 전, 충동적으로 집 앞 복지관에 요가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다. 둘째가 어느 정도 크기도 했고, 이번에도 할 일이 꽤나 많은 일상을 버텨내려고 겨우 한자리 남은 화&목 10시 요가에 등록한 것이다. 방구석 요가와 복지관 요가는 아무래도 느낌이 달랐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니 아무래.. 2024.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