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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만나러 갑니다] 삶은 처분될 수 없다 삶은 처분될 수 없다   9월 26일 저녁, 활동가 S는 어느 동물권 단톡방에 이런 메세지를 남겼다.    "살처분 관련해서 뭔가를 하고 싶어요."   강원 화천군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다음 날이었다. 그날 언론에는 100건에 가까운 기사가 쏟아졌다.  '강원 화천서 야생맷돼지 ASF 발생…농장 주변 차단방역 총력'(데일리안) '강원 화천 양돈장서 ASF 발생…긴급 살처분 실시'(농민신문) '강원 화천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1500여마리 살처분'(news1). 언론에서 전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해당 정밀검사에선 하남면 원천리에 소재한 A 발생농장(사육규모 1569마리) 21마리의 검사 시료 중 4마리에서 양성 개체가 발견됐다...(농민신문). 중수본은 “ASF가 확산하지 .. 2024. 7. 9.
[한문이 예술] 한자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 한자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 “왜 이렇게 달라요?” 수업을 마무리 할 때마다 오늘 배운 한자를 써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들 대부분 한자를 쓰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네모난 칸 안에 몇 번 써보는 것 조차 어려워 하는데, 더구나 배운 한자랑 모양이 다르다고 투정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 수업에서는 갑골문으로 잔뜩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작 오늘날 사용하는 해서체는 수업에서 다룬 모습과 다르니 그럴만도 하다. 아이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이 뿐만이 아닐 것이다. 수업에서 한자가 가지고 있는 고대 사유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결국 아이들이 사용하고 만나게 될 한자는 오랜 시간 속에서 의미가 바뀌어온 오늘날의 그것일테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언어나 문자의 모양과 의미는 자연스럽게 변한다. 최근.. 2024. 7. 8.
[인류학을 나눌레오] 갇힌 눈 갇힌 눈 강평(인문공간 세종) 다르게 볼 수 있을까? 인문세에서 허남린 선생님과 함께 임진왜란(1592~1598)을 중심으로 한 를 공부했다. 이 중 김성일(1538~1593)의 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자기 생각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지, 그 결과는 멀리서 보면 얼마나 웃픈 것인지 보여준다. 이 글을 쓰면서 처음에는 김성일이라는 한 사람의 갇힘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 이 글을 완성할 무렵 뉴스에서 국민 영웅 골프 여제의 기자회견을 보게 되었다. 내막은 자세히 모르지만 요컨대 아버지 채무에 대한 끝나지 않을 대리 변제를 그만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인터뷰 중 내가 주목한 것은 ‘지금껏 해야 하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한 것들, 그간 나의 생각과 노력들 그 모든 게 착각이자 욕심.. 2024. 7. 5.
[불교가 좋다] 명상할 때의 마음 명상할 때의 마음 질문자1: 명상할 때의 마음 상태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세요.  정화스님: 마음이 마음을 보는 것하고, 마음이 자기가 경험하는 경험의 종자들을 가지고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심상을 만들어 내요. 그러면 내부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 마치 꿈처럼 보이는 겁니다. 꿈은 의도하지 않는 상황에서 보이는 상이고 명상은 의식된 상황이지만 의도하지 않은 것입니다. 안에 있는 심상을 만들어 내는 초점들, TV의 점들 같은 것이 모여서 내부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 점들이 마음입니다. 처음에는, 무의식에서는 점들과 알아차리는 마음이 한 통 속입니다. 그러다가 의식이 되면 점들은 이미지가 되고, 알아차리는 마음은 의식이 됩니다. 그래서 이미지와 의식이 갈라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같이 있어요. 무의.. 2024.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