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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드 - 인간의 적은 언제나 인간 워킹데드 - 인간의 적은 언제나 인간 인기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에서는 (여느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 그렇듯이) 인간이 인간의 적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사실 투쟁, 경쟁 요소에 '살인'이 더해진 스토리를 가진 여느 작품들에서도 인간의 적은 늘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킹데드』와 같은 작품들에서 '인간의 적이 된 인간'이라는 요소가 더욱 도드라지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바로 그점을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적으로 등장하는 다른 작품들과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을 결정적으로 가르는 요소는 다름 아닌 '문명'이다. 전자에서는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에 대한 욕심이 사건을 전개해가는 동력으로 작용하는데 비해서, 후자에서는 오로지 '생존' 그 자체에 모든 긴장이 걸려있다. 주인공 집단은 바이러스에 감.. 2018. 5. 16.
천재, 초인적으로 배우는 자들 천재, 초인적으로 배우는 자들 나는 천재가 아니니까 나는 호날두보다 메시가 좋다. 호날두가 초인적인 신체능력과 기술로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라면, 메시는 필드를 어슬렁어슬렁 다니면서도 경기 전체를 손바닥 안에 놓고 노는 느낌이다. 메시는 플레이메이커인 동시에 스트라이커이고, 가장 창의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이면서 골 결정력이 제일 높은 선수이기도 하다. 메시의 플레이를 보노라면, 그는 눈앞의 ‘적’들과 싸운다기보다는 효율적으로 공을 골대에 가져가기 위해서 동료와 적, 경기장을 모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메시의 골 영상을 한 번 찾아서 보라. (호날두와 달리) ‘우겨 넣는다’는 느낌이 드는 골은 하나도 없다. 메시는 다른 선수들과 같은 ‘축구’를 하고 있지 않다. 다른 선수들이 상대팀을 꺾으려고.. 2018. 5. 15.
미셸 푸코, "이전과 같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미셸 푸코, "이전과 같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여러번 다시 썼다. 그러다가 결국 처음 쓴 것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마치 인생의 클리셰처럼 자주 그런다. '글씨'만의 문제도 아니다. 글도 이것저것 쓰고 고치다가 처음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인생을 악보에 비유하자면, 거기에는 군데군데 도돌이표가 숨겨져 있어서 걸어온 길을 다시 되돌아 갔다가 온 다음에만 다음 소절로 넘겨주는 것 같다. '이전과 같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푸코는 어째서 이전과 다른 인간이 되려고 했던 것일까? 더군다나 푸코의 '이전'들이 딱히 남루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재미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수도 없이 OS를 깔았다 지우고 새로 까는 것을 반복하는 소프트웨어 매니아들처럼, 푸코는 '한계'를 돌파해가는 .. 2018. 5. 14.
끝이 있는 건 좋은 것이다―돌발진 이야기_엄마 끝이 있는 건 좋은 것이다―돌발진 이야기 아, 원래 이번 주 ‘아기가 왔다’는 지난주 다이어트에 대해 쓴 아빠의 글을 이어 받아 출산 후 1년을 맞는 엄마의 몸 상태에 대해 쓰자, 고 마음먹었더랬다. 마침 아기 돌잔치를 할 무렵이 되면서부터 엄마의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져서 마치 갓 출산한 후처럼 골반도 아프고, 머리카락이 엄청 빠지고, 몸 여기저기가 삐걱거리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출산할 때 이야기와 함께 요래조래 써볼까, 라고 머릿속으로 대략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사라고, 엄마의 몸 상태 따위는 전혀 느낄 새도 없는 (우리 집) 초유의 사태를, 지난 연휴를 앞둔 금요일에 맞이했다. 전조는 목요일 예방접종을 하러 갔을 때부터 있었다. 접종 전 체온 체크 때 미열이 나와서 .. 2018.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