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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리포트] 코로나를 ‘뻬스끼사’ 하라 (1) – 쿠바산 타가진단 앱 코로나를 ‘뻬스끼사’ 하라 (1) – 쿠바산 타가진단 앱 잠든 자들의 도시 조용하다. 뜨겁다. 아무 일도 없다. 요즘 내가 보는 쿠바의 모습이다. 전국 격리 조치가 실행된 지 벌써 두 달이 꽉 차게 흘렀다. 3월 말에 닫혔던 국경은 6월에도 닫힐 예정이고, 매연을 뿜는 올드카로 소란스러웠던 거리는 완벽하게 비워졌다. 살 태우는 햇볕 아래서 시간만 증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쿠바의 코로나 확진자는 2,000명을 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정말 선방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죽음의 전운이 감도는 고요는 아니고, 기약 없이 영영 잠들어버린 도시의 고요다. 이 집단 수면 상태에서 시간의 흐름을 유일하게 알려주는 것은 조금씩 늘어나는 확진자 통계와 날씨뿐이다. 올해 특히 변덕스러웠던 날씨는 몇 번 추위를 타더니 결국 완.. 2020. 6. 22.
레드 제플린 『The song remains the same』 -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레드 제플린 『The song remains the same』 -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답한다. 지미 페이지라고. '지난 번엔 지미 헨드릭스라고 그러지 않았나?'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가장 존경하는 기타리스트라고 답하겠다. '듀안 올맨도 그렇게 끝내준다며?'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최고죠'라고 답할 수밖에.(이 코너에서 언급한 적은 없지만 가장 자주 듣는 기타리스트는 에릭 클랩튼이다.) 뭐 어쨌든 내가 가장 '(아이~)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는 지미 페이지다.(물론 목록을 더 만들수도 있다.) 중학생 때였다. 여드름도 꽤 많이 났었고, 1년에 막 12센치미터씩 자랐던 시절이다. 당연히 온몸에 에너지가 끓어넘쳤다. 매일매일 농.. 2020. 6. 19.
[연암을만나다] 달관의 맛 달관의 맛 아마 이 글이 무사히 완성되어 올라간다면,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는 깨봉2층에서 연극공연을 올리고 있을 거다. 하하. 1년의 준비기간이 있었고 벌써 3번째로 극을 올리는 건데도, ‘이래도 되나’싶을 정도로 준비가 안 된 것 같은 마음은 이번이 제일 심한 것 같다. 이번 극 에 마음이 열리기까지가 오래 걸렸기 때문일거다. 뭐에 그리 거부감이 들었던 걸까. 이번 극은 연극 시간이 20분가량 되었던 작년과는 다르게 1시간 30분이라, 하루에 1막 이상 연습하기도 빠듯한데다가 대사 외우는 것도 더디고 막막하긴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내가 맡은 캐릭터를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내가 맡은 역은 불평불만 많은 할아버지 ‘소린’역인데, 내가 보기에 이 사람에게 본받을 점이라곤 1도 없어보였다. 이 사.. 2020. 6. 18.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비열한 거리(distance), 북경에서 귀주까지; ‘나 뿐’ 놈들 전성시대 1 비열한 거리(distance), 북경에서 귀주까지- ‘나 뿐’ 놈들 전성시대 1 千聖皆過影(천성개과영), 良知乃吾師(양지내오사)“뭇 성인들이란 모두 지나가는 그림자일 뿐/ 양지가 곧 나의 스승이다” 시대와 나, 혹은 역사와 개인? 2019년, 이 땅은 언제나처럼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제법 찬바람이 뚜렷한 지금, 11월 중순에도, 여전히 뜨겁습니다. 이 땅이 언제 안 뜨거웠던 적이 있었던가 싶긴 합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말 그대로 한국의 근대 100년은 격동의 근대사 100년입니다. 어느 시기를 떼어 놓고 봐도 뜨겁지 않았던 시절이 없습니다. 농담처럼,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찰’ 만 합니다. 최근 몇 년만 해도 그렇습니다. 저에게는 2016년과 2017년은 온통 .. 2020.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