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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린 선생님의 임진왜란 이야기] 전란의 기아와 권력 전란의 기아와 권력 허남린 선생님(캐나다 UBC 아시아학과 교수) 왜적이 쳐들어오자 하루 아침에 나라가 풍비박산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양쪽의 숫자만 보아도 뻔했다. 왜적의 군세는 10만을 훌쩍 넘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워야 하는 조선의 군세는 많아야 2~3만 명 정도였다. 그것도 모아 놓으면 먹을 것을 주지 않으니 흩어져 버리기 일쑤였다. 절대적 열세인데, 여기에 가지고 싸우는 무기는 활과 총의 대결이었다. 조선의 주무기는 활이었고, 왜적은 철포 혹은 조총이라 불린 총으로 무장되어 있었다. 그 총의 성능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원시적이지만 당시에는 최신예 병기로 무적이었다. 싸움은 밀고 밀리면서 전개되어야 정상인데, 들고 싸워야 할 무기가 이렇다 보니 조선의 군사는 속절없이 밀리고 말았다. .. 2025. 7. 28.
[지금, 이 노래]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소중합니다- 제이통 – Pinecone Rock (Feat. 로다운30)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소중합니다 - 제이통 – Pinecone Rock (Feat. 로다운30) 송우현(문탁네트워크) 나는 최근 힙합 공연을 거의 가지 않았다. 힙합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중학교 때부터 워낙 많이 다닌 탓에 ‘힙합 공연’이 전해주는 신선함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은 공연장에서 열리는 공연은 그 규모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연마다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제이통’이라는 래퍼의 ‘Vegetable Day 2’라는 공연에 관심이 갔다. 제이통은 내가 중학생 때부터 참 좋아하던 래퍼인 데다가, 공연의 주제가 ‘모두와 야채 스프를 끓여 먹는다’였기 때문이다. 오늘은 래퍼 ‘제이통’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대부분의 미국.. 2025. 7. 25.
『애프터 해러웨이』 포스트젠더 글쓰기 ― 페미니스트 SF의 글쓰기 양식 『애프터 해러웨이』 포스트젠더 글쓰기 ― 페미니스트 SF의 글쓰기 양식 김애령 선생님의 신작 『애프터 해러웨이』의 2부 ‘쓰기’ 편은 해러웨이의 개념들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하나의 실험으로서 개념의 ‘쓰기’[書]이자 ‘쓰기’[用]가 선보여지는 부입니다. 2부에는 사이보그, 겸손한 목격자, 포스트젠더, 자연문화라는 네 가지의 키워드로 네 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요, 이 가운데 ‘포스트젠더’를 키워드로 하는 글인 2부 3장 「변형의 시도―페미니스트 SF의 글쓰기 양식」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글은 SF라는 장르에 대한 해설로도 손색 없지만, “페미니스트 문학의 가장 낙관적이며, 가장 권장할 만한 장르”(조애너 러스)인 SF, 페미니스트 SF에서 “사이보그 정치학”이 어떻게 구현.. 2025. 7. 24.
[알리고 싶은 책들] 해러웨이의 책들 ― “어떤 이야기들이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는지가 중요하다” 해러웨이의 책들 ― “어떤 이야기들이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는지가 중요하다” 김애령 선생님의 신작 『애프터 해러웨이』에서 도나 해러웨이의 글이 난해하다거나 낯설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그녀의 글이 일반화를 경계하고 체계화를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해러웨이 텍스트의 매력은 그 글쓰기 양식과 수사적 표현들에 있고, 그 장치들이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풍부하게 읽어 내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해러웨이의 글은 강렬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종의 모험’에 초대받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해러웨이는 미국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자이자 과학사학자이다.” 이 소개는, 모든 짧은 소개들이 그런 것처럼,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많이 부족하다. 그녀는 1944.. 2025.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