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기린의 걷다보면]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2)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2) 4. 반야심경을 독송하다 순례 넷째 날은 마쓰야마에 위치한 53번 절 원명사에서 시작했다. 절의 산문을 들어서면 우선 미즈야(水屋)라는 곳에서 손과 입을 헹군다. 졸졸 흐르는 물이 넘치는 통(돌이나 나무로 만든)위에 자루가 긴 바가지가 걸쳐져 있다. 처음에는 식수인 줄 알고 마셨다가 나중에야 산문에 들어선 순례자가 입을 헹구고 손을 닦는 정화 의례를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종을 치는 찰소로 가서 종을 치면서 자신의 방문을 고한다. 이것도 순례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다. 본당 앞에 비치된 장소에 양초와 향을 올리고 참배를 한 후, 본당을 참배하고 불경을 낭송한다. 이어서 홍법대사를 모셔둔 대사당을 참배하고 나서, 납경소로 가서 납경을 받으면 절에.. 2025. 3. 13. [인류학을 나눌레오] 어쩌다 인류학인 어쩌다 인류학인이기헌(인문공간 세종) 나는 매주 진행된 인문세 글바다팀에서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같이 글을 써왔다. 매달 지정된 한 명이 글을 써오면 다른 멤버들은 각자 의견을 내고 토론하고 수정했다. 우리의 목적은 하나의 글을 같이 완성하는 것이었다. 모임 시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글을 인쇄해서 첨삭하고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글쓴이에게 보냈다. 4주에서 길게는 8주까지 이어진 그 시간을 보내면 어느새 마감날이 온다. 마감날 글을 보내면서는 좀 더 열심히 쓸 걸 하는 후회와 일단 끝냈다는 시원함이 교차한다. 그래도 글이 공개되는 날에는 보낼 때와 조금 다르게 작은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혼자 썼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라는 마음에 함께한 학인들에게 감사함도 느낀다. ‘함께’가 좋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2025. 3. 7. [나의 석기 시대] 환영의 깊이, 일상의 넓이 환영의 깊이, 일상의 넓이 1. 파라오의 저주 긴 겨울 방학이 끝나간다. 우리는 벼르고 별러,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기로 악명 높은 ‘랜드’에 가기로 했다. 새벽밥을 챙겨 먹고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 오늘 도착한 이곳은 바로 ‘롯데’다. 124층 높이로 솟아오른 롯데타워도 반가워라. 타워는 추위를 피해, 방학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자기 힘으로 다 긁어 모았노라 으스대는 것도 같았다. 삼십 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입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이 서 있었다. 시골에서 왔다지만 어디 기 죽을쏘냐! 기민하게 움직여 땡! 하는 소리에 우르르 맞춰 입장하여 롯데월드 1층에 딱 도착했다. 그런데 어구야! 쏟아지는 인파는 사방으로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향해 달려가는데 도대체 어디로 뛰어가야 할지 알 수가 .. 2025. 2. 27. [나의 석기 시대] 갈대집의 영성 갈대집의 영성 1. 입춘의 청소 새해맞이, 그리고 입춘이다. 아이들 학기 시작 전에 집을 좀 치우고 봄 준비를 하고 싶어 청소를 시작했다. 일단 냉장고에 지난 방학식 때부터 쌓이기 시작한 유통 기한 지난 음식들도 버려야 하고, 계절을 바뀔 터이니 이불이며 옷가지를 빨아 다시 정리해 넣을 궁리도 해야 한다. 키도 좀 컸는데 작년 가을의 환절기 바지는 맞을는지 모르겠다. 창문을 열자마자 날 때부터 붙어 지내온 쌍둥이가 다툰다. 문득 각자 자기 영역이 갖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는 자기 공간 갖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차라리 이사를 가는 것이 빠르다. 아이들은 커서 언젠가 집을 나갈 것이다. 세종시에 사는 우리가 언젠가는 다른 도시로 또 옮겨가 살 수도 있다. 사람이 크고, 물건이 드나들고, 결국 모.. 2025. 2. 20. 이전 1 2 3 4 5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