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네트워크81 [공동체지금만나러갑니다] 이동하는 신체를 가진 청년, 경덕 이동하는 신체를 가진 청년, 경덕 2023년 10월 26일, 북드라망에서 주최한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북토크 행사에는 세 명의 사회자가 있었다. 전체 흐름을 이끌며 청년과 장년 사이를 이어주었던 은실 쌤, 청년 저자들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졌던 나, 그리고 행사에 참여한 청년들의 뒤풀이 자리를 이끌었던 경덕. 경덕은 유별나다. 내가 길드다에서 진행했던 세미나에 처음 왔을 때부터 그랬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하다가 마지막에 오프라인으로 만났는데 그날 식사 자리에서 자기가 어떤 사람처럼 보이냐고 물었다. 여러 세미나를 진행하며 낯선 사람을 많이 만나봤지만, 스스로에 대한 인상평을 묻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나날 속에서 불안해하고 있었기 .. 2023. 11. 20. [돼지만나러갑니다] 아찔한 동거 아찔한 동거 어느 날 새벽이생추어리에서 정체불명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돌봄 일지에도 같은 소리를 들었다는 보듬이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울음소리는 한 두 명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아주 많은 인원들이 호롤ㄹㄹ- 호롤로ㄹㄹ- 하며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는 소리를 쉬지 않고 내고 있었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저쪽에서 무언가 폴짝 뛰는 움직임이 보였다. (헉..!)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천천히 다가갔다. 어둡고 축축해 보이는 무언가가 땅에 납짝 엎드려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저.. 저기요?) 손을 내밀어 꽁무니를 슬쩍 건드리니까, 폴짝! 새벽이생추어리에 개구리가 나타났다. 경칩이 지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시기였다. 올해 경칩은 3월 6.. 2023. 11. 14. [한문이 예술] 가랑비에 옷 젖듯 한자를, 雨 문탁 네트워크에서 공부하시는 이동은 샘의 [한문이 예술] 연재를 시작합니다! [한문이 예술]은 문탁넷의 고은샘과 동은샘께서 초등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셨던 한문 수업 이름인데요, 바로 그 동은샘께서 수업을 준비하면서 또 진행하면서 느끼셨던 내용들을 이렇게 글로 써주셨답니다.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가랑비에 옷 젖듯 한자를, 雨 연필을 부러뜨리고 머리를 쥐어 뜯게 만든 한자 17살 여름, 한자능력검정시험 4급을 땄다. 8급부터 4급까지 누적되는 시험 출제범위가 딱 1000자였에 나는 그 날부터 한자 1000자를 외운 사람이 되었다. 물론 국가공인으로 인정되는 급수는 아니었지만 1000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상당했다. 그 무게를 들어 올린 내가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지금까지 한자를 통해 겪었던 고.. 2023. 11. 13. [기린의 걷다보면] 923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다 923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다 준비 작년에 이어 올해는 9월 23일에 기후정의행진이 있다는 소식이 공동체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올해 행진에는 소창조각보로 플랭카드를 만들자는 제안도 함께였다. 토요일 오전에 세미나를 하고 시청역까지 가면 본집회는 참여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행진 2주전, 파지사유 벽면이 하얗게 칠해졌고, 푸른 빛깔로 물들인 커다란 천이 걸렸다. 그 위에 에코실험실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소창조각보에 메시지를 담아 한 장씩 붙여나갔다. 이번 행진의 슬로건인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라던가 문어, 고래, 녹아내리는 빙하도 보였다. 세미나를 하러 온 친구들을 불러다 소창조각을 내밀면 대부분 진지하게 뭔가를 그리거나 썼다. 내가 속해 있는 ‘양생프로젝트세미나’팀은 요즘 한창 읽고 있는 도나 해러.. 2023. 11. 7.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