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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184

피부가 건조한 계절, 회춘의 명약 - 경옥고 회춘의 명약, 경옥고 몇 년 전 제부(弟夫)가 80대인 장모님을 위한 보약이라며 경옥고를 사왔다. 보약이라는 말에 관심을 보이시던 어머니께서 인삼이 들어갔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손사래를 치시며 절대 드시지 않겠단다. 그렇지 않아도 몸에 열이 많아 고생인데 웬 인삼이냐고 하시면서. 그러고 보니 복날에도 어머니는 인삼을 뺀 삼계탕을 드신다. 그때마다 나는 '앙꼬 없는 찐빵을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하면 '너도 한번 나처럼 몸이 후끈후끈해 보면 알 것이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추위에는 매우 민감하지만 더위는 별로 타지 않는 편이라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다. 인삼을 달여 먹어도 몸에 별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나를 가리키며 어머니께서 “만날 추워하는 네가 먹어라.”고 말씀하시는 바람에 졸지에 경옥고를 먹게 되었.. 2013. 10. 4.
은밀하게, 위대하게 -C급 철학자 약선생의 변신 이야기 약선생의 철학관 시즌 2를 시작하며 나는 오랜 기간 건강하지 않았다. 직장은 온통 술꾼들로 우글거렸다. 식사는 끼니마다 푸짐해야 했다. 고기 없이 밥을 먹으면 좀 초라해 보였다. 식사 후엔 담배와 농담, 그리고 넋 나간 명상(?)으로 시간을 때웠다. 그리고 저녁엔 어김없이 술잔치로 직행. 룸살롱의 세계는 정말이지 나에겐 아주 익숙한 세상이다. 그리고 다음날 회사 화장실 구석 자리는 내 차지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어느 날 나에게 경천동지할 일이 생겼다. 술과 담배를 딱 끊었다. 육식도 끊었다. 달리기도 시작했다. 해마다 단식도 했다. 결연히(불끈!) 생활을 바꿨다. 당연히 건강해져야 했다. 물론 답답한 가슴, 지끈지끈한 머리는 많이 나아졌다. 숙취로 고생하던 아침이 상.. 2013. 9. 25.
이글거리는 눈동자!? 눈에 불을 꺼주는 대릉혈! 대릉, 집 나간 마음을 불러오자! 목적지향적인 남자 내가 연구실에 처음 왔을 때, 그 아이는 뻘건 눈을 하고 있었다. 막 공부방을 나선 그 아이는 먼 데를 바라보고 있었고, 난 그 아이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어젯밤에 술깨나 푸셨군. 공부하러 왔으면 공부나 할 것이지, 저렇게 눈이 뻘게질 때까지 술을 마셔? 이 동네도 술꾼들이 꽤나 있나봐.’ 그날 나는 그 아이를 술꾼으로 오해했다. 1학년 오리엔테이션에서 다시 만난 그 아이. 그때도 뻘건 눈을 하고 있었다. ‘뭐야, 원래 토끼눈이었어?’ 그랬다. 그 아이는 원래 토끼눈이었다. 오전에 반짝 괜찮았다, 오후가 되면 눈에서 노을이 지는 아이. 이름하야, 목적(目赤:빨간 눈) 지향적인 남자였던 것. 나 : 너, 눈이 시뻘게. 요즘 너무 무리한 거 아냐?.. 2013. 9. 12.
돈 많이 벌면 뭐하겠노? 기력 없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사시사철 몸에 좋은 보양식, 소고기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돈 많이 벌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한동안 유행했던 개그 멘트다. 그런데 “돈 많이 벌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닭고기(혹은 돼지고기) 사묵겠지”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고기에 비해 소고기를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을까? 농경사회에서 소는 염소나 돼지와 달리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농가의 많은 일을 담당하는 큰 일꾼이었다. 논밭에서 쟁기질을 하고 짐수레를 끄는 등 힘든 일을 도맡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소를 잡아 식용으로 쓰기도 했지만, 오직 잡아먹기 위한 소의 사육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소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등 사고로 죽었거나 병들었을 경우에 관청의 허가를 받아서 도축하.. 2013.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