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살았다 최종편] 오랜 고통과 불안을 '만나다, 철학하다'
‘경험’에서 ‘지성’으로 근대 이전, 학인들은 스승을 찾아 천하를 떠돌았다. 부처님을 따르던 무수한 제자들과 공자의 문도 3천 명을 위시하여, 주자의 강학원을 찾았던 2천 명의 학인들, 양명의 뜰에 모여든 개성 넘치는 문사들. 비단 이들 대가들만 그랬던 건 아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수많은 문사가 있었고, 그곳엔 가르침을 받기 위해 천 리를 마다않고 오는 학인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배움터란 기본적으로 ‘코뮌’이었다. 스승, 도반, 청정한 도량으로 이루어진 앎의 ‘코뮌’. 그럼 왜 그토록 스승을 찾아 헤매었던가? 그 ‘코뮌’에 접속해야만 지리멸렬했던 공부가 단번에 도약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생역전’이 가능한 것이다. ─고미숙, 『나비와 전사』, 휴머니스트, 2006,..
2013. 6. 14.
나는 왜 이 책에 끌렸을까? -2주간 읽은 책 이야기
어느 2주간 내가 떠들쳐 본 책들 한 사람이 책을 사는 데에는 일, 감정, 사람, 사물, 사건, 활동 등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인연이 중첩되어 있다. 어떤 책을 선택하고 구입하고 그리고 그것을 직접 손에 들고 읽기까지의 과정에 놓인 인연과 시간은, 가만 생각해 보면 꽤 여러 겹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당장의 분명한 목적, 이를테면 수업이나 세미나 교재 같은 그런 목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다. 어떤 사소한 일에든 얽혀 있는 사연을 좋아하는 나는, 그래서 2주마다 이곳에서, 내가 구입하거나 선물받았던 책들 가운데 그 기간에 떠들쳐 보기라도 한 책 중에서 몇 권을 골라 왜 그 책을 샀고, 읽게 되었는지(책 좀 사본 사람이라면 산 책과 읽은 책이 동일하지 않다는 걸 잘 알 것이다)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
2013.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