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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를 멸망시킬 폭풍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얼마 전 조용필(님)의 신곡을 듣게 되었습니다. 뉴스를 뜨겁게 달구던 '가왕의 귀환'이었기에 궁금한 마음이 컸죠. 'Hello'라는 곡을 들었는데, 문득 한 권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노래의 가사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랄까, 사랑에 빠지기 직전이랄까, 그런 순간을 포착하는 시점에서 쓰였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시절인연이란 서로 다른 길을 가던 두 사람이 어떤 강한 촉발에 의해 공통의 리듬을 구성하게 된 특정한 시간대를 뜻한다. 일종의 매트릭스 같은 것이다.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다. 어떤 대상을 만나느냐가 아니라, 내 안에 잠재하고 있던 욕망이 표면으로 솟구칠 때 사랑이라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 욕망이 솟아오르려면 시절을 타야 한다. 시절을 타게 되면 아주 작은 촉발만으로도 사랑에.. 2013. 4. 29.
잠깐 쉬어가기, 여행과 커피로 느긋하게~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행과 커피’라는 키워드로 만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에피소드 위주의 만화들이라 부담이 없고, 잔잔하면서도 소소한 웃음을 주는 책들입니다. 선정하다 보니 공통적인 키워드를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느긋하게'라는 단어! 한 템포 잠깐 숨을 돌리는, 그런 느낌의 만화들이랄까요? 여행과 커피의 조합이 처음엔 낯설었는데, 여유를 갖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 그럼 여행 만화부터 출발해 볼까요? 세상의 끝에서도 만화가 1 -쿠바편 야마자키 마리 지음 | 대원씨아이 작가가 대학생시절 쿠바에 자원봉사하러 갔을 때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쿠바는 어쩐지 사랑과 정열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춤과 음악을 일상에서 즐기는.. 2013. 4. 26.
생혈작용을 하는 약재, 내 피 같은 당귀! 붉은 피가 부족할 땐 당귀를 헌혈할 수 없는 신체들-피가 모자라 고3 무렵이던가? 학교에 헌혈차가 방문했었다. 적십자 버스 침대에서 초코파이를 먹으며 쉴 수 있다는 말에 아이들은 먼저 나가겠다고 서로 밀쳐대며 교실을 뛰쳐나갔다. 나는 피를 뺀다는 사실이 겁나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유야 어찌 되었거나 헌혈이 마치 구국의 결단이라도 되는 듯이 일장연설을 했던 적십자 직원의 말이 귀속을 맴돌아서 계속 교실에 앉아있기도 망설여졌다. 창밖을 내다보니 버스에 올랐다가 금방 내려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나는 왜 그런지 궁금해서 운동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 안으로 들어갔더니, 하얀 옷을 입은 아줌마가 한 손을 내밀었다. “왜, 학생도 헌혈하려고? 왼손 이리 줘봐요.” 엄청 따금했다. 손끝에 맺힌 붉은 피가 어.. 2013. 4. 25.
권력을 양도할 수 있을까? -리바이어던, 인공신체의 탄생 리바이어던의 탄생과 신체 소유로서의 권력개념 푸코 이야기로 시작하자. 푸코는 권력개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유로서의 권력개념, 즉 권력 혹은 권리를 양도할 수 있다는 관념이다. 푸코는 이를 권력이론의 ‘경제주의’라고 부른다. 권력의 고전적, 사법적 이론에서는 권력이 마치 재산처럼 누군가가 소유할 수 있고, 따라서 사법적 행위 또는 인도나 계약의 형식인 권리 개설의 행위에 의해 전체적, 혹은 부분적으로 남에게 이양하거나 양도할 수도 있는 하나의 권리로 간주되었다. 권력은 모든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어떤 구체적인 것인데, 그것을 전체적 혹은 부분적으로 양도하여 정치적 주권 또는 권력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미셸 푸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이러한 권력의 경제주의 사고 .. 2013.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