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생혈작용을 하는 약재, 내 피 같은 당귀!

붉은 피가 부족할 땐 당귀를



헌혈할 수 없는 신체들-피가 모자라




고3 무렵이던가? 학교에 헌혈차가 방문했었다. 적십자 버스 침대에서 초코파이를 먹으며 쉴 수 있다는 말에 아이들은 먼저 나가겠다고 서로 밀쳐대며 교실을 뛰쳐나갔다. 나는 피를 뺀다는 사실이 겁나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유야 어찌 되었거나 헌혈이 마치 구국의 결단이라도 되는 듯이 일장연설을 했던 적십자 직원의 말이 귀속을 맴돌아서 계속 교실에 앉아있기도 망설여졌다. 창밖을 내다보니 버스에 올랐다가 금방 내려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나는 왜 그런지 궁금해서 운동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버스 안으로 들어갔더니, 하얀 옷을 입은 아줌마가 한 손을 내밀었다. “왜, 학생도 헌혈하려고? 왼손 이리 줘봐요.” 엄청 따금했다. 손끝에 맺힌 붉은 피가 어딘가로 옮겨지더니, 잠시 후에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에구, 헌혈 못하겠네? 철분이 모자라요. 다음 학생~” 어쨌거나 나는 초코파이 하나를 얻어먹었다.


20~30대 여성 네 명 중에 한 명이 헌혈을 할 수 없는 신체라고 한다. 몸에 피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혈액의 양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혈액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혈병엔 사물탕이 기본


“女子以血爲本” 여자는 혈을 근본으로 한다는 말이다. 여자에게 혈이 가장 많이 소모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달거리를 떠올리게 된다. 아기집에 혈이 모여서 아기 만들 준비를 하다가 아기가 안생기면 대기하던 혈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 월경이다. 한의학에서는 자궁을 포(胞)라고 하여 배꼽 세 치 아래 단전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한다. 포는 혈실(血室)이라고 하여 영위의 기가 정지하는 곳이며 경맥이 흘러들어 모이는 곳이다.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은, 남자는 모여든 혈이 단전 부위에서 ‘운행’을 하고 여자는‘정지’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남자는 운행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쌓이는 것이 없는 반면에, 여자는 정지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혈이 쌓여서 차게 된다. 쌓였던 혈이 때맞추어 나오는 것을 월수(月水, 月經)라고 한다. 이렇듯이 많은 혈을 주기적으로 내보내는 여자들의 신체 구조상, 여성은 언제나 피에 목마른 상태인 것이다.  봄바람이 많이 부는 요즘, 여자의 계절이라는 봄을 맞이하여, 피에 갈증난 여성들의 신체를 헌혈할 수 있는 신체로 만들어 드리는 사물탕을 신춘특집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사물탕의 재료인 (왼쪽 위부터) 작약, 당귀, 숙지황(왼쪽 아래), 천궁 이다.


사물탕은 혈병(血病)에 두루 쓰이는 약이다. 그런데, !! 이게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혈에 대해서 아는대로 말해보시라고 하면 막상‘빨갛다’는 거 말고는 똑부러지게 할 이야기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좀 더 설명한다고 해봐야 피는 산소와 영양분을 신체 곳곳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정도이다. 그렇다면 빨간 물감이랑 혈은 무엇이 다른가? 물감이 먹을 수 없는 거라면 먹을 수 있는 빨간 케찹이랑 혈은 무엇이 다른가? 음, 근본적으로 다르다. 혈은 몸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가장 다르다. 혈은 몸이 생산해내는 물질이다. 그렇다고 혈이 다만 물질이기만 할까? 한의학에서는 혈을 진액과 기운(여러 기운 중에 정확하게는 영기로, 음식에서 얻은 정미로운 물질과 호흡에 의한 공기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기운 중에 몸 안쪽을 돌면서 관리하는 기운이 영기이다.)의 결합이라고 본다.


기운은 밀도에 따라 물질적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精氣神의 관계에 대해서는 물2- 생명의 물, 죽음의 물에서 간단하게 설명했다.) 몸이 얻은 진액과 영기의 작용으로 혈이 만들어지고 움직인다. 혈은 기의 도움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며, 기를 타야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음식물에서 얻어진 진액이 혈의 물질적 재료라고 한다면 영기는 물질과 정신 작용을 포괄할 수 있는 복합 기능을 한다. 그래서 혈이 부족해지면 정신 작용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혈이 단지 물질만은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두자!

사물탕은 혈병에 두루 쓰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혈병이란 무엇일까? 크게 나누면 혈이 부족하거나, 혈이 뭉쳐서 제 역할을 못할 때 생기는 증상들이 혈병이다. 그 중에서도 사물탕은 일단 혈이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에 먼저 쓰인다. 혈이 뭉쳐서 생기는 증상에는 사물탕 이외에도 추가로 필요한 약들이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가 더 있다. 피가 부족한 증상을 혈허(血虛)라고 하며, 구체적인 증상은 여러 가지다. 첫째로 안색이 불량하고 몸이 여윈다. 눈이 침침하고 떨리고, 손발이 자주 저리고, 잠도 안오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머리털도 많이 빠지고, 근육이 잘 뭉친다. 피가 뭉쳐서 생기는 어혈(瘀血)이랑 구분을 해보자. 어혈의 구체적인 증상은 잠을 몸자는 것은 혈허와 같지만, 정신이 불안정하다든지, 아랫배가 눌리는 듯한 통증이 있다든지 월경에 이상이 생기고 치질이 생기는 증상 등은 혈허와 구분된다. 얼굴의 발작성 홍조나 색소 침착, 기미, 다크써클처럼 피부가 거므스름하게 얼룩이 생기는 것도 혈이 뭉쳐서 생기는 증상들이다.



영성을 가진 혈, 막무가내로 풀지말고 대화로 해결하세요^^


혈이 뭉치는 증상에는 단지 혈을 보충하는 것보다는 혈을 잘 달래서 풀어지도록 하는 처방을 해야한다고 한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혈은 그냥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뭉친 것이라고 마구 풀어내거나 헤쳐버리려고 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어혈은 몸안의 물질인 진액이 뭉쳐서 생긴 담음과는 다르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들려주신 말씀에 의하면, 혈은 영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대화로 좋게 해결해야 한다. ^^; 몸과 나누는 대화가 부족해서 혈이 뭉치기도 하는 것이다. 어혈의 증상 중에 불면과 정신 불안정이 첫머리에 오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피가 부족하든지 피가 뭉쳤든지 피에 관계된 증상에는 사물탕이 기본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사물탕의 구성 약재 정도는 외워두는 것이 좋겠다. 사물탕에는 숙지황, 백작약, 천궁, 당귀가 들어간다. 많지도 않다, 딱 네 가지 약재다. 숙지황은 혈의 물질적 재료인 진액을 공급해주고, 백작약은 피가 열로 굳지 않도록 피를 서늘하게 식혀준다. 천궁은 만들어진 피가 잘 순환하도록 운동을 시켜주고, 당귀는 실질적으로 피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는 이 중에서 특히 당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왜냐? 피를 빨갛게 만들어 주는 적혈구는 당귀의 작용에 달려있다니까~.



I will be back!


당귀(當歸)의 이름을 살펴보자. 當歸! 마땅히 돌아오다! 당귀라는 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 제일 신빙성 있는 유래는 이렇다. 어느날 전쟁에 끌려나가게 된 어느 병사에게 그의 아내가 남편의 가슴에 약재 한 봉지를 넣어주며 이 약을 먹고 힘을 내어 반드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했다고 한다. 그 약이 당귀다. 당귀가 혈을 보한다고 하여 여성들의 성약으로 대접을 받지만, 피는 여자들만이 아니라 남자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또 하나의 유래담은 위의 여성과는 다른 상황에 처한 여성의 경우지만, 남편이 돌아오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어느 부인의 남편께서 바람이 나셨다. 이 부인이 내린 처방은 당귀 애용이었다. 당귀물로 씻고, 당귀 달여 마시고, 당귀 넣고 닭삶아 먹고... 그리하여 몸에 혈색이 팍팍 돌고 머릿결이 반지르르하니 어느 아가씨 못지 않은 젊음을 자랑하게 되었단다. 남편이 소문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셨다는 후문이 있다.

당귀의 이름이 이러듯 무사 귀환의 뜻을 지니고 있다보니, 저 유명한 <삼국지>에도 당귀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위촉오 삼국 중에 가장 비실비실했던 나라가 바로 유비가 세운 촉이다. 제갈량이 죽자 그 뒤를 이은 사람이 바로 강유라는 자인데, 역시 위나라의 힘에 눌려 촉나라를 내주고 자신은 거짓으로 투항하기에 이르렀다. 강유의 노모께서 아들을 꾸짖는 편지를 보내자 강유는 약재 두 꾸러미를 어머니께 보내는 것으로 자신의 뜻을 대신했다. 그 때 보낸 약재가 원지(遠志)와 당귀(當歸)였다. 자신의 뜻이 먼 곳에 있어 지금은 돌아갈 수 없지만, 반드시 돌아가겠다는 의미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뜻이 촉국의 재건에 있음을 알고 기다렸지만, 강유는 재건에 실패하여 살해당하고 말았다. 


재치있게 약재 두 꾸러미로 자신의 뜻을 전달한 강유! 字도 백약?!


최표(崔豹)의 저서 『고금주(古今注)』에 보면 “고인들은 이별 할 때 작약(芍藥)을 선물하고,  부를 때는 당귀를 보내고, 돌아가기를 거부할 때는 원지로 답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런식으로 약재의 이름을 이용하여 말로 전하기 힘든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하기도 했다니, 요즘에도 써먹고 싶다는 낭만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서로가 약의 이름과 뜻을 알아야 한다는 난점이 있기는 하다. 본초에 관심을 가지신 모든 분들은 한번쯤 서로 간의 본초 지식을 믿고 이런 약재 왕래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이건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고도의 지성이 전제되어야 하는 소통 방식인 것이다.^^



당귀는 피를 빨갛게 물들여요



“인체의 혈(血)은 위(胃)에서 흡수한 음식의 즙을 심화(心火)의 작용으로 붉게 변화시켜서 만든 것이다. 혈(血)로 변하면 맥을 따라 포궁(胞宮)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간(肝)이 주관한다.”


─『본초문답』,59쪽


위의 글은 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서술한 당종해의 설명이다.‘위에서 흡수한’의 작용에 해당하는 약재가 비위에 작용하는 백작약이고,‘음식의 즙’에 해당하는 약재가 진음이 허한 것을 생하게 해주는 숙지황의 작용이라면,‘심화의 작용으로 붉게 변화’시키는 약재가 바로 당귀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혈로 변하면 맥을 따라 포궁으로’들어가도록 하는 약재가 피를 잘 돌게 해주는 천궁의 역할이다. 그러면 사물탕의 모든 약재들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혈을‘간이 주관’하게 되는 것이다. 사물탕의 네 가지 약재는 모두 혈을 저장하는 간경으로 들어가서 작용한다.

당귀는 사물탕에서 주로 혈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진액과 영기가 만나서 혈을 만든다고 할 때 혈을 만드는 약재가 바로 당귀인 것이다. 당귀는 달고 맵고 쓴 맛에 따뜻한 성미를 지녔으며, 간경과 심경과 비경으로 들어간다. 간, 심, 비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혈에 관계한다. 간은 혈을 저장하면서 전신의 혈류량을 조절하고, 심은 혈맥을 주관하여 혈이 전신에 고루 작용하여 소통이 되도록하고, 음식에서 얻은 정미한 물질 없이는 기도 혈도 얻을 수 없으므로 비는 기혈을 화생하는 근본 장부에 해당한다. 이들 장부 모두에 작용하는 것이 당귀다. 과연 혈에 관한 모든 것이 당귀에 있다고 할 것이다.


혈을 만드는 지대한 역할을 하는 당귀!


당귀를 피부 미용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각오가 필요하다. 당귀는 기름기가 있어서 끓이면 냄비가 많이 지저분해진다. 당귀의 기름기는 피부를 윤택하게 할 수 있고, 숙지황처럼 즙을 만드는 작용도 하기에 혈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성미가 맵고 따뜻해서 심화(心火)의 작용을 돕기 때문에 생혈(生血)하는 효과가 강력하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당귀는 골수에서 적혈구 세포를 만드는데 작용한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붙이면 고개를 갸웃하던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언제쯤이면 이른바 과학적 설명이라는 방법에 기대지 않고도 명쾌한 설명을 할 수 있을런지... ^^;;



불면과 우울증 아래로 흐르는 피


당귀는 기혈이 혼란될 때 먹으면 안정을 시키므로 우울증 치료에도 쓰인다. 많은 의학서에서 당귀는 나쁜 피를 부수고 새 피를 생기게 하며, 다쳐서 생긴 어혈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목적에 따라 당귀의 쓰이는 부위가 조금 다르며, 지칭하는 이름도 다르다. 뭉친 피(어혈)를 부술 때는 당귀의 대가리 쪽을 사용하고, 출혈을 멈추려면 당귀미라고 하는 당귀의 잔뿌리를 쓴다. 그렇다면 두 가지를 함께 쓰면 어떻게 작용할까? 피를 고르게 한다. 피가 뭉치지도 굳지도 않고 고르게 흐르는 것을 혈액순환이 잘 되는 것이라고 하질 않나.

담음이 많으면 기혈이 움직이는 맥도를 가로막아서 정신 작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담음과 비슷한 어혈은 담음보다 더 많이 정신의 안정과 관계를 맺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혈은 단순한 영양물질이 아니라 영성을 지닌 물질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심(心)은 단순히 심장의 압축 운동에 의한 혈(血)의 흐름에만 관계하는 것이 아니다. 심(心)은 혈맥과 함께 신지(神志)를 주관하므로, 사람의 정신과 의식, 사유활동을 주관한다. 이는 대뇌의 생리 기능에 속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한의학은 오장을 중심으로 삼기 때문에 사람의 정신활동도 오장에 귀속시킨다. 오장 중에서도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으로 삼아, 심(心)이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기능과 이에 반응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한의학에서 우울증의 치료는 인체의 생리 치료를 첫째로 삼고, 심리 치료를 그 다음으로 삼는다. 정지(情志) 계통의 질병에는 무조건 정신과 의사부터 찾는 서양 의학과는 치료의 출발점이 다른 것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음식으로부터 얻는 기혈이 부족해지면 심신이 두루 불안하게 되고, 이것이 오래되면 심신의 질병이 된다. 고로 우울증의 첫번째 치료법은 잘 먹고, 먹은 것이 소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기운만 있어도 산다고 하지 않는가. 우울증도 먹어서 기운을 차리는 것부터 시작한다.몸에 생긴 기운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골고루 전해주는 혈의 작용이 왕성해지면 인체의 생리 기능에 관한 치료는 되는 셈이다. 심리 치료는 그 다음이다.

충분한 혈류량은 신체 중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뇌를 활성화시키고, 밤이면 숙면을 돕는다. 밤이 되면 간은 온종일 움직이느라 애쓴 혈을 알뜰하게 불러들여 노고를 다독이고, 다음날 다시 사용되도록 갈무리한다. 물론 밤이라고 모든 혈이 간에 집합하는 것은 아니고, 쉬는 동안에도 생리적 활동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혈 이외의 혈은 간으로 모이는 것이다. 간에 충분한 혈이 모여야 잠도 편안하게 잘 수 있는데, 혈이 부족하면 간에 모이는 혈도 부족하고 숙면도 불가능하게 된다. 혈이 부족하다는 말은 음(陰)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음이 부족하면 음양평형이 깨지면서 상대적으로 양(陽)이 남는 듯한 현상이 나타난다. 음허로 인해 화기운의 망동이 일어나면, 잠들어야 하는 밤시간에도 양기운이 머리쪽으로 치솟는 것을 음기운이 막지를 못하기 때문에 불면이 생긴다. 잠 못이루는 날들이 많아지면 당연히 몸이 마르는 등 혈허 증상이 하나 둘 늘어나게 마련이다.


피가 충분해야 숙면도 가능하죠.


잠과 정신 안정을 둘러싼 혈의 관계를 살펴보면, 충분한 양의 혈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정지(情志)의 불안정으로 드러나는 질병의 치료도 몸을 먼저 다스리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당귀는 주사(朱砂)나 우황 같은 약재들처럼 직접 혼백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지는 않는다. 당귀는 혈을 보해줌으로써 낮에는 심신을 활발하게, 밤에는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당귀는 힘든 일을 많이 해서 지치는 허로증을 치료하기도 하는 약이다. 간은 혈을 저장할 뿐 아니라 피로를 풀고 근육을 주관한다. 혈이 충분하다는 것은 근육 쓰는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쟁에 나가는 남편에게 아내가 당귀를 챙겨주는 일은 보혈보음(補血補陰)하는 당귀를 먹고 힘을 내어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눈으로 본다는 일은 간에서 저장한 혈을 사용하는 일이다. 책이나 모니터를 눈으로 보면서 판단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은 현대인들에게 혈을 보하는 것은 몸을 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혈색도 좋아지게 하고, 피부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당귀를 애용해보자. 당귀를 삼계탕에 넣으면 누린내도 잡고 국물에 풍미가 더해져서 맛도 좋다. 당귀 삶은 물에 얼굴도 씻고, 진하게 우려낸 당귀물을 화장솜에 적셔 기미 있는 부분에 붙여두고 톡톡 두드려보자. 얼굴빛이 환해진다. 올봄에는 사물탕 먹고 힘내고, 당귀 먹고 화사해지자~~.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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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훔라 2013.04.25 19:52 답글 | 수정/삭제 | ADDR

    가끔 삼계탕에서 보는 약재가 당귀였군요!!! 그 약재를 우린 물만 먹어야 하죠? 그 당귀를 먹으면 안.... 되겠죠?^^;; 사실 약재 사기도 어렵고 있어도 잘 다려먹기 힘들어서 말이죠 ㅎㅎㅎ
    피가 부족하면 정신작용에도 문제가 있다니... 요즘 피가 모자라나봅니다ㅡㅡ;;

    • 북드라망 2013.04.26 12:33 신고 수정/삭제

      당귀는 '사물탕'에 들어가는 약재 중 하나랍니다.
      여성들의 혈(血)을 보(補)하는 데 탁월한 것 같아요.
      약재를 끓인 경우에는 약재의 성분이 물에 우러나오기 때문에
      끓이고 난 약재를 먹으면 안 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굳이 먹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인터넷으로도 경동시장의 약재를 구입할 수가 있어서,
      약재 구입에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사이버 경동시장'을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