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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을만나다] 50대 공무원, 연암에게서 온 편지 50대 공무원, 연암에게서 온 편지 주변에 어쩌다보니 공무원 친구들이 많아졌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공무원 준비생들, 일명 ‘공시생’들이 많았다. 짧게는 1년, 길게는 8년을 준비해서, 그래도 결국 공무원이 되었다.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다! 그 중 8년의 준비 끝에 공무원이 된 친구는 주차딱지를 행정처리(?)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헌데 공무원이 된 후 그 친구의 상태는 준비할 때보다 더 나빠져 있었다. 발령 받은 지 한 달 만에 공황장애가 왔고, 우리와 만나던 날에도 위염과 장염이 동시에 와서 먹는 걸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왜 몸이 그 지경이 되었냐고 물으니, 민원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한다. 잠깐 차를 대놓은 거다, 한번만 봐 달라, 그런 적 없다 등등 민원들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지.. 2020. 3. 12.
30평 아파트, 그곳에선 무슨 일이? 30평 아파트, 그곳에선 무슨 일이? 어렸을 적,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번 전세와 월세를 옮겨 다녔다. 그래서 ‘내 집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가난과 불행의 언표였다. 항상 그랬듯이, 계약 기간이 만료되었고,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 나는 또 다시 셋방살이를 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집을 사겠다고 ‘선언!’했다. 강남 집값에 비하면 인천 집값은 굉장히 싸다. 그래도 30대 정규직이 집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연봉이다. 그래서 나는 은행에서 1억 3천만 원을 대출받기로 했다. 그것도 무려 30년 할부로! '빚'에 포획되다! 『천개의 고원』의 저자들이 인용한 챌린저 교수의 말에 따르면, 지구는 습곡작용(=주름)과 퇴적작용(=쌓임)을 반복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조직화를.. 2020. 3. 11.
[내인생의주역] ‘浚恒(준항)’의 함정 ‘浚恒(준항)’의 함정 ䷟雷風恒 恒, 亨, 无咎, 利貞, 利有攸往. 初六, 浚恒, 貞凶, 无攸利.九二, 悔亡. 九三, 不恒其德, 或承之羞, 貞吝. 九四, 田无禽. 六五, 恒其德, 貞, 婦人吉, 夫子凶. 上六, 振恒, 凶. 뇌풍항 괘는 오래도록 지속하는 도(道)를 이야기하는 괘이다. ‘항(恒)’이라고 하면 항상성, 항심, 지속하다, 꾸준하다, 변함없다 등등의 단어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렵다. 작심이 삼일에 그쳐서 좌절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마음을 단단히 먹지 못한 나를 탓하며 더 굳게 각오를 다진 것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항 괘의 초효에서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浚恒(준항), 貞凶(정흉), 无攸利(무유리). 정이천은 이렇게 풀이한다. 준(浚)이란 ‘깊게 하는 것’이.. 2020. 3. 10.
'오늘'을 살아가기 '오늘'을 살아가기 나의 의식은 결국 '기억'에 근거해 있게 마련이다. 모든 기억을 남김없이 지울 수 있다면, 의식도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그건 매순간 살아가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현재 일어나는 일과 기억은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두 항과 같은 것이다. 문제는 지금, 여기를 살지 않고 '기억'에 따라 그것들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 버리는 것이다. 해석하고는 곧장 기억장 안에 저장해 버린다. 지금, 여기, 오늘이 그렇게 사라지고 만다. 차라리 지금 여기의 사건을 토대로 기억를 재구성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라는 인간이 다시 태어나는 건 바로 그 매커니즘 속에서다. 오늘 겪은 그 일을 통해 거듭나는 매커니즘 말이다. 나와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을 .. 2020.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