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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설수설] 죽음과 삶, 그리고 글쓰기 죽음과 삶, 그리고 글쓰기 *이 글은 강의의 일부 내용입니다. 지상에 엮여있는 자아 힌두교의 목적은 뭘까요? 천신의 세계에 태어나는 거예요. 그러려면 신들에게 제사와 공양을 해야 돼요. 그런데 거기의 자아가 견고하잖아요. 나는 크샤트리아, 브라만. 이런 거요. 신에게 가까워졌을 뿐이잖아요. 그래서 이 구조는 중국의 도교하고 좀 닮았어요. 도교도 옥황상제가 있고 하늘나라라는 게 있잖아요. 하늘에 선녀들도 있고요. 근데 그들의 특징이 뭐냐 하면, 아주 가벼운 거예요. 너무나 가벼워서 하늘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땅으로 내려올수록 무거워지는 거예요. 무거움에 온갖 괴로움이 붙어있죠. 그리고 괴로움의 보상이 되는 쾌락적인 것도 몸 안에 다 들러붙어 있는 거예요. 이것을 고정시키는 게 무거움이에요. 몸은 죽.. 2023. 3. 22.
[불교가 좋다] 감정도 훈련을 해야 합니다 감정도 훈련을 해야 합니다 질문자1: 선생님이 무섭습니다. 제 요즘 고민은 ‘선생님이 무섭다’입니다. 제가 다년간 공부를 했기 때문에 단련이 이미 되긴 했는데, 최근 들어서 좀 약간 공포감을 느낄 정도가 되가지고, 쫄아가지고 뭘 못하겠는 상태가 있어요. 그게 감정적인 미움이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정화스님: 그것이 감정적인 미움이나 아니나 공포라고 하는 감정이 느껴지면 똑같은 거예요. 질문자1: 저도 선생님이 밉지는 않은데 자꾸 쫄리니까 뭘 못하겠어가지고, 안 쫄고 공부를 하고 싶은데… 정화스님: 못한 나를 마음 놓고 드러낼 수 있는 신체를 만들어야 돼요. 잘한 나를 들어내려고 지금 자기를 엄청 쪼인 거예요. 그 선생의 잘한 목록에 모든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요. 자기 자신도 자기 잘한 목록에 들어가지 .. 2023. 3. 21.
[나이듦 리뷰] 우두커니 살다가 제때 죽을 수 있을까? 우두커니 살다가 제때 죽을 수 있을까? 나는 죽어 솔개의 밥이 되리라 자기 죽음엔, 어쩌면, 수련을 좀 한다면, 초연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자기보다 앞서간 자식, 오랫동안 정을 나눈 연인 혹은 평생 불효만 저지른 부모의 죽음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을까? 후회가 밀려오고 슬픔이 가슴을 저미지 않을까? 하지만 이것은 사랑했던 대상의 상실에 대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이다. 프로이트처럼 말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깊이, 슬퍼하는 이 ‘애도mourning’ 작업을 통해야만 대상에게 투여된 리비도를 ‘잘’^^ 회수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이 애도에 대한 동서고금의 보편적 문화적 형식이 장례이다. 그리고 맹자는 그 기원을 문화인류학적으로 드라마틱하게 기술한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부모가 죽.. 2023. 3. 20.
[공동체, 지금 만나러갑니다]2023 <남산강학원> 오인방의 따로, 또 같이 살림-공부하기 2023 오인방의 따로, 또 같이 살림-공부하기 오랜만에 에 방문했다. 20대 초반이었을 때 와 의 청년 멤버들이 중국 운남성으로 여행을 떠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때 마침 내가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몇 달 동안 을 자주 드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한창 왔을 때, 그때도 아주 새 것은 아니었지만, 밝은 조명과 하얀 벽을 보며 ‘역시 서울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들른 은 꽤 많이 달라져 있었다. 색이 바랜 벽지, 온갖 흔적이 가득한 책상, 조금 어두워진 조명에서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 보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드나드는지, 그 많은 사람들을 위해 공간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쏟아지고 있는지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요즘 이곳을 꾸려가는 사람들은 누굴까? 내가.. 2023.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