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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 리뷰] 우두커니 살다가 제때 죽을 수 있을까? 우두커니 살다가 제때 죽을 수 있을까? 나는 죽어 솔개의 밥이 되리라 자기 죽음엔, 어쩌면, 수련을 좀 한다면, 초연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자기보다 앞서간 자식, 오랫동안 정을 나눈 연인 혹은 평생 불효만 저지른 부모의 죽음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을까? 후회가 밀려오고 슬픔이 가슴을 저미지 않을까? 하지만 이것은 사랑했던 대상의 상실에 대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이다. 프로이트처럼 말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깊이, 슬퍼하는 이 ‘애도mourning’ 작업을 통해야만 대상에게 투여된 리비도를 ‘잘’^^ 회수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이 애도에 대한 동서고금의 보편적 문화적 형식이 장례이다. 그리고 맹자는 그 기원을 문화인류학적으로 드라마틱하게 기술한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부모가 죽.. 2023. 3. 20.
[공동체, 지금 만나러갑니다]2023 <남산강학원> 오인방의 따로, 또 같이 살림-공부하기 2023 오인방의 따로, 또 같이 살림-공부하기 오랜만에 에 방문했다. 20대 초반이었을 때 와 의 청년 멤버들이 중국 운남성으로 여행을 떠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때 마침 내가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몇 달 동안 을 자주 드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한창 왔을 때, 그때도 아주 새 것은 아니었지만, 밝은 조명과 하얀 벽을 보며 ‘역시 서울은 다르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들른 은 꽤 많이 달라져 있었다. 색이 바랜 벽지, 온갖 흔적이 가득한 책상, 조금 어두워진 조명에서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 보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드나드는지, 그 많은 사람들을 위해 공간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쏟아지고 있는지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요즘 이곳을 꾸려가는 사람들은 누굴까? 내가.. 2023. 3. 17.
[청량리발영화이야기] 우연의 만남 우연의 만남 문라이트 Moonlight (2017) | 감독 베리 젠킨스 | 111분 | 지난 글 보기 :(1) 우연이라는 결과(링크) / (2)우연한 선택(링크) 우연이라는 결과(제너럴), 우연한 선택(페르세폴리스) 그리고 우연의 만남 변곡(變曲)점 엄마와 단둘이 사는 샤이론은 조용한 성격과 작은 체구로 리틀(알렉스 R. 히버트)이라 불린다. 리틀은 아이들의 끊임없는 괴롭힘에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그곳은 마약거래상인 후안(마허샬라 알리)의 비밀창고였다. 쿵쿵. 창문 합판을 뜯어낸 후안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리틀과 마주한다. 후안 : 여기서 뭐 하니, 꼬마야? 모르는 사람이랑 얘기 안 해? 리틀 : ... 후안 : 저기...뭐 좀 먹으러 갈 건데, 가고 싶으면 같이 가고. 리틀 : ... 후.. 2023. 3. 16.
[내인생의주역시즌2] 손오공의 구법의 길, 겸손의 길 손오공의 구법의 길, 겸손의 길 地山謙(지산겸)䷎ 謙, 亨, 君子有終. 겸괘는 형통하니 군자는 끝마침이 있다. 初六, 謙謙君子, 用涉大川, 吉. 초육효, 겸손하고 겸손한 군자이니 그를 등용해서 큰 강을 건너더라도 길하다. 六二, 鳴謙, 貞, 吉. 육이효, 겸손함이 드러나니, 올바르고 길하다. 九三, 勞謙, 君子有終, 吉 구삼효, 공로가 있는데도 겸손함이니, 군자는 끝마침이 있어 길하다. 六四, 无不利撝謙. 육사효, 겸손함을 발휘하는데 이롭지 않음이 없다. 六五, 不富以其隣, 利用侵伐, 无不利. 육오효, 부유하지 않아도 이웃을 얻으니 무력으로 치는 것이 이로우며 이롭지 않음이 없다. 上六, 鳴謙, 利用行師, 征邑國. 상육효, 겸손함을 드러내는 것이니 군사를 움직여 자신이 다스리는 곳을 단속함이 이롭다. 세.. 2023.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