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여덟인 것들 찾아보아요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명실상부 학부모가 되었다. 저학년 학부모라 하면 무엇보다 학교 과제물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 역할이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공립학교임에도 웬만한 대안학교는 저리갈 정도로 '발도로프' 교육을 기치로 하는 곳이라, 일반적인 숙제는 전혀 없다. 입학하고 두 달 정도는 아예 뭔가를 써 가거나 하는 것도 없다가(한글을 기역 니은부터 가르쳐 주셨으므로) 5월에 들어서자 집에서 뭔가 써오는 과제 같은 것이 하나 생겼다. 숫자를 배우면서 '세상에 하나인 것들 세 개 이상 찾아오기', '세상에 둘인 것들 세 개 이상 찾아오기' .... 였는데, '세상에 열인 것들'까지 쓰자 과제도 끝이 났다.^^;;
세상에 넷인 것들까지는 비교적 수월했는데, 세상에 다섯인 것들부터는 좀 고민이 필요했다. 엄마 아빠랑 같이 생각하면서 공책에 써갔는데....
'세상에 여덟인 것들'에서 팔괘(건, 곤, 감, 리, 손, 진, 간, 태)
'세상에 열인 것들'에서 천간(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를 써 간 친구는 1학년 전체에서 우리 딸뿐이리라. 후후.
무엇인지 모르고 써갈 수는 없을뿐더러 써간 것에 대해 선생님께서 가끔 질문을 하실 때도 있고 하여 아이가 모르는 것은 설명을 해주며 익히게 하는데, 팔괘는 비교적 설명하기가 쉬웠다. '주역페스티벌'에서 우리가 준비했던 '팔괘 타투'를 좋아해 열심히 붙이면서 봐놨던 것도 있고, 학교에서 1학년 1학기라 우리나라 상징물을 익히며 태극기를 배우는데, 건곤감리가 있으니 익숙하다면 익숙했달까.
천간 역시 아이가 주변에서 주로 많이 듣는 단어들이었다. 고미숙 선생님의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를 내면서 일상대화에서 사주 용어가 많이 나오다 보니... 아이도 대화 중에 큰 나무인 갑목, 태양 같은 병화, 큰 산인 무토, 날카로운 칼 같은 신금, 시냇물 계수.... 같은 표현에 익숙하다. 자신이 나무와 풀과 물과 바위를 다 품고 있는 큰 산이라는 것도 안다(무토 자부심이 크다 ㅋㅋ).
독자 여러 분들도 한번 주변에서 여덟인 것들, 아홉인 것들, 열인 것들 찾아보시고, 주변에 아이가 있다면 같이 이야기 나눠 보셔요. 팔괘와 천간도 알려주시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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