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약선생111

쾌(快)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하여ㅡ음릉천 안녕, 유쾌한 ‘소변’씨!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예부터 쾌식(快食), 쾌면(快眠), 쾌변(快便)해야 건강하다고 했다. 나는 평소 틈만 나면 나보다 잘 먹고, 나보다 잘 자고, 나보다 잘 싸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큰 소리 떵떵거리곤 한다.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나는 회사 회식자리나 일가친척 모임같이 더러 함께하는 자리라도 있을라치면 친지들에게 이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떠들어댄다. 특히 대·소변이 오줌통과 똥통에 적당량이 차면 그것을 시원하게 내보내는 것만큼 상쾌한 일이 어디 있느냐고 힘주어 말한다. 유쾌, 상쾌, 통쾌, 그것을 다른 말로하면 쾌식, 쾌면, 쾌변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데 모였다 하면 나도 바쁘다 너도 바쁘다 떠들어 대기만 할 뿐, 누구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바쁘다고 .. 2012. 9. 14.
진실은 말하기 어려운 법, 왜? 자기배려와 진실 오래전 일이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여러 곳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매일 모여서 토론하다 흩어지곤 했다. 그러나 문제들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참여자들 사이에 문제의 원인을 바라보는 입장부터가 워낙 차이가 컸다. 어떤 집단은 프로젝트 목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하고, 또 어떤 집단은 인력관리에 구멍이 난 거라고 했으며, 그리고 어떤 집단은 작업 프로세스와 관리방식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해결방안은 하나로 모이지 않았고, 설사 어렵게 방안을 만들어도 실현성이 없기 일쑤였다. 결국 문제의 원인을 둘러싸고 상이한 집단 간에 격렬한 토론이 오고 갔다. 원인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결책은 매우 상이하게 도출되고, 이를 따라서 예산, .. 2012. 9. 10.
우리가 TV를 켠다, TV가 우리를 켠다 기술과 존재 내 집엔 TV가 없다. 결혼 때 사들인 TV가 고장 나자 다시 사지 않았다. 이제는 굳이 TV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아주 가끔 인구에 회자되는 개그프로나 드라마를 보고 싶을 때가 있긴 하다. 그러나 그런 프로를 꼭 봐야만 할 것처럼 이야기되는 것은 확실히 이상하다. 더러 보고 싶기는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본방사수’라는 말이 가져다주는 강박은 수상쩍다. 방송사가 만들어놓은 시간표대로 움직여야 할 것처럼 여기게 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나도 올림픽이니, 월드컵이니 하는 것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이럴 때면 인터넷 생중계 화면을 이용해야한다. 투덜대는 아들 녀석과 컴퓨터 화면 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가끔 ‘버퍼링’님이 찾아오시면 아들의 불평은.. 2012. 9. 3.
미운오리, 날아 오르다 戊土 - 미운 오리 새끼의 흙 떠나기 회사 사람들과 행주산성으로 거하게 술을 마시러 갔다. 오리구이와 산채 나물들이 푸짐하게 나온다. 으레 그렇듯이 주고받는 술잔에 얼굴이 금세 발개진다. 부장이 오리 요리론으로 장광설이 길다. 아마도 친척 중에 오리 요리집을 하는 사람이 있는 가 보다. 그러더니 누군가는 일요일 집 앞 내천 산책 중에 애들과 본 오리 이야기를 과장 섞어 가며 한다. 부장 말에 조응하는 허접한 꼴이라니. 그 옆에 있던 사람, 짐짓 전문가 연(連)하며 예전에 부친이 시골에서 오리를 키우던 이야기를 펼친다. 허참, 행주산성까지 와서 무슨 오리 얘기를 이리도 많이 한단 말인가. 이들과 같이 있으면 이 세상이 오리로 가득한 듯하다. 술 취한 친오리파 바보들이다. 술도 취하고, 나에겐 별다른 오리론.. 2012.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