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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212

언젠가 먹고 말거야! - 제이와 포도 포도의 계절 제이랑 나랑 자주 다니는 길에 과일가게가 하나 있다.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려면 이 가게 앞을 지나야 한다. 가게 안에는 과일들이 박스로 쌓여 있다. 가게 바깥으로까지 수박, 참외, 복숭아, 토마토 등등이 쏟아져 나와 있다. 반짝이 달린 찢어진 티셔츠를 입고 이마에 빨간 스카프를 질끈 동여매고 소형 마이크를 입 앞에 단 아저씨가 땅바닥을 발로 쿵쿵 울리면서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몰라요! 꿀복숭아 다섯 개 삼천 원, 삼천 원!” 하면서 외친다. 어디? 정말? 지나가던 사람들이 고개를 쭉 빼고 가게 앞으로 모여든다. 이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휠체어 지나가기가 힘이 든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녹색등에서 빨간불로 바뀌려고 하는데, 바뀌기 전에 빨리 횡단보도를 건너.. 2012. 8. 28.
'졸음줄' 잡을 땐 여기, 대도혈 자야 산다 최정옥(감이당 대중지성) 너무 졸렸다. 시도 때도 없이 졸렸다. 운전을 하고 가는데 버스 뒤를 따라가고 있다. 아뿔사 버스 차로로 접어든 것이다. 왜? 깜빡 졸아 달리던 차선을 이탈한 거다. 이 정도면 거의 도로의 테러수준이다. 올 여름 정신줄을 완전히 놓아버린 내가 저지른 몇 가지 악행중 하나다. 천지의 도움이 있었는지, 무의식의 눈이 나를 깨웠는지는 알 수 없으나 위기의 순간 직전에 각성이 있었다. 그러나 더욱 아찔했던 것은 졸음이 몰려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미처 대처하기도 전에 이미 졸고 있었다는 것이다. 왜 그리 졸렸던 것일까? 너무 더워서? 원래 정신줄이 없어서? 오늘의 혈자리를 보면서 정신도 차려보자. 잠 좀 자자 Henry Meynell Rheam의 . 우리도 잠을 자야 미모를 유지.. 2012. 8. 24.
피가 모자랄 땐? 은백혈 흡혈귀(吸血歸), 은백(隱白)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피 없인 못 살아! 오늘은 피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많이들 보셨을 거다. 죽은 듯이 누운 사람에게 손가락을 째서 피를 먹이는 장면. 드라큘라가 미녀의 목을 물어서 피를 쪽쪽 빨아먹는 장면. 그때마다 참 궁금했다. 저들은 왜 피를 먹이고 피를 먹는지. 피가 뭐 맛있는 거라고! 그런데 피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갑자기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사슴의 목에서 빼낸 피 한 사발을 원샷으로 들이키던 아버지. 기르던 개를 잡던 날 생간을 참기름에 찍어 맛있게 먹던 나. 옆에서 눈에 좋다면 연신 생간을 입에 넣어주던 엄마. (참고로 간(肝)은 핏덩어리다.) 그렇다. 사람만 안 잡아먹었지 우리 가족, 드라큘라들이었음이 분명하다.^^ 헌데 우리 가족만 그랬던 건 아닌 모양.. 2012. 8. 17.
사주명리는 미신인가? 과학인가? 사주명리는 사주명리다! “북드라망에 느낌으로 글 하나 써 주실 수 있을까요. 보통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전환용 글이 필요한데” 얼마 전 받은 문자다. 어차피 2주에 한 번 북드라망에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별 고민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문을 보냈다. 아마도 이런 부탁이 들어온 이유는, 내가 과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다가 몇 차례 의역학 공부를 했었기 때문인 듯했다. 그러니까 내가 추측한 청탁자의 요구는 ‘사주는 미신이 아닙니다. 과학입니다’였다. 나는 이런 요구를 마음에 두고,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학이 가진 미신적 측면을 얘기하고, 과학과 미신의 불분명한 경계를 말할까.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을 사주명리적 차원에서 얘기해 볼까. 아님 서양 물리학의 상호작용으로.. 2012.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