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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385

한 해을 밝히는 첫 걸음, 입춘 立春, 봄을 세우다 송혜경 (감이당 대중지성)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도다 입춘은 봄의 시작이다. 그런데 막상 그날이 되면 기대에 충족할 만큼 봄이 약동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사실 하늘에 봄이 오는 것, 즉 태양이 지구를 따뜻하게 데우기 시작하는 때는 놀랍게도 한겨울 동지(冬至)부터이다.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은 이때를 기점으로 비로소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기 때문이다. 지구가 서서히 덥혀져 봄이 땅까지 도착하는 데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까 입춘은 이제 갓 도착한 봄의 시작인 것이다. 또 입춘은 그 당일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절기 즉 우수(雨水) 전까지의 기간을 모두 포함한다. 대개 한 절기는 15, 16일 정도 되는데, 입춘의 처음 5일은 동풍이.. 2012. 2. 4.
우리가 절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 절기, 태양을 따라가는 24걸음 ─새로운 스텝, 새로운 일상!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1년 12달 365일, 우리는 시간을 토막 내어 사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이렇게 구성된 달력을 기준으로 삶을 디자인한다. 우리의 머릿속엔 3, 4, 5월은 봄이고 6, 7, 8월은 여름이며 9, 10, 11월은 가을이고 12, 1, 2월은 겨울이다. 그런데 혹시! 이 인식에 균열이 있음을 느끼고 계시는지? 다들 한 번쯤은 계절에 맞춘 옷차림이 날씨와 맞지 않아 불편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작년만 해도 5월에는 제법 더워 반팔 옷을 꺼내 입어야 했고 9월은 가을이라기보다 여름에 가까웠으며 12월은 생각보다 그렇게 춥지 않았다. 매년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우리는 달력과 인식과 날씨의 엇박자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인생.. 2012. 2. 3.
공자 가라사대, 부자 말고 군자가 될 것! 즐거운 학문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아니하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논어』를 펼치면 처음 나오는 문장이다. 공부하는 게 괴롭기만 하고 친구를 만나면 지 자랑만 해서 아니꼽고 왜 사람들은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지 소주로 쓰린 속을 달래야 했던 우리가 반드시(!) 멀리해야 할 문장이다. 더구나 어떻게 공부하면 기쁜지 어떤 친구를 만나면 즐거운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언반구도 없는 아주 불친절.. 2012. 1. 16.
나도 말을 잘하고 싶다!! - 막말쟁이의 고민 논어로 만난 말의 달인, 공자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선생님! 전 언제쯤 천왕동이처럼 될 수 있을까요?”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이냐?” “있잖아요, ‘그거’.『임꺽정』에 보면 천왕동이가 ‘문자’를 막 쓰면서 말을 하잖아요. 백두산에서 굴러먹다가 내려와서는 사람들하고 말을 섞는데, 어휘가 딸려서 매번 말끝을 흐리잖아요.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왕후장상이 영유종호아’(王侯將相 寧有種乎: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가!)라는 문자를 쓰면서 말을 하잖아요. 저도 언제쯤이면 그렇게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 “으이그! 너는 그래서 안 돼! 문자 쓰는 게 말을 잘 하는 거냐? 맥락에 맞아야지. 만날 맥락하고는 상관없는 말만 하는 너랑 천왕동이가 비교가 돼? 제발 맥락을 좀 파악하고 말을 해라!” 『임꺽정, 길 .. 2012. 1. 9.